지상 1미터 높이의 철창, 그 철창 앞 메모판 095007” “095008” ......
연구소 관계자가 제일 순한 첫 번째 아이“ 095007”을 복도에 내려 놓습니다.
바닥이라곤 밟아 본적 없는 아이들....
배를 깔고 엎드려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
목줄을 매줍니다.
이동장 안으로 엉덩이를 밀어 넣으니 순순히 들어가 줍니다.
“너희들에게 고통만 준 사람들인데, 어떻게 반항 한번 안하는 거니?? ”
너무나도 온순한 탓에 태어나기 전부터 실험용을 선택된 이 아이들이 더 안타깝습니다.
카트에 아이들을 싣고 올라왔을 때 처럼 몇 개의 문과 긴 복도를 지나 다시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그리고 마지막 문....
죽어서는 나올수 없느 문
하지만 오늘은 생명의 문이리라....
살짝 열린 문틈으로 날카로운 햇살이 들어와 아이들의 동공을 날카롭게 파고듭니다.
생애 처음 으로 느끼는 자연의 빛입니다.
“먹을줄 모를꺼예요. 간식 같은건 먹어본적이 없어서...”
아침을 거른 아이들을 위해 육포를 건네자 연구소 담당자가 말을 건냅니다.
열 마리중 관심을 보이는 녀석은 단 한 마리 뿐...
한시라도 빨리 앞으로 살아갈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케이지에서 아이들을 꺼내 산책을 합니다.
케이지에서 밖의 세상이 너무 낯설고 두려워 선뜻 나오질 못합니다.
(끝끝내 산책을 못시킨 아이들도 있었어요.)
엉거주춤, 사뿐사뿐, 성큼성큼, 후다다닥,,,,
호기심과 두려움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딛은 아이들은 금새 달리기 시작합니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고 또 달립니다.
친구와도 눈을 맞추고 냄새를 맡고 인사를 나눕니다.
5년을 같이 지냈지만 처음 하는 눈인사입니다.
한차례 전쟁과도 같은 산책을 마치고 이제 연구소를 떠날 차비를 합니다.
연구소 담당자 들이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작별 인사를 합니다.
“잘가~ 가서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야 해~”
촉촉해진 눈가엔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 하며 느꼈을 인간으로서의 고통이 어려 있고
속삭이듯 내뱉은 인사엔 안도의 한숨도 섞여있습니다.
청담 이리온 동물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한번에 한 마리씩 목욕을 합니다.
태어나 처음 하는 목욕입니다.
땅을 밟아본 일이 없으니 발톱도 손질합니다.
혈액 검사를 하고, 귀청소를 하고
힘들법도 한데 정말 온순하게도 잘 참아줍니다.
목욕을 마치고 다시 철장 케이지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이전의 철장과 지금의 철장은 다릅니다.
그 철장 안에는 095007 대신 ‘까캄가, 095008 대신 ‘설악’이가 095009 대신 ‘금강’이가 지낼 공간입니다.
케이지 너머의 아이들과 눈을 마칩니다.
눈빛엔 두려움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아이들은 여전히 지금 상황이 낯설고 두렵고 이해 하기 힘든 모양입니다.
‘서울에서 고작 한시간 거리인데
너희들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구나....‘
2014년 한해 동물실험으로 폐사되거나 안락사된 아이들이 8,000마리,
매년 그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단지 비글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을 위해 희생한 5년입니다.
고통만 줬지만 인간에 대한 원망은 없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그 빚을 갚아야 합니다.
우리 인간이 그런 것 처럼 모든 생명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고, 자유로울 권리가 있으며
자연과 함께 할 때 제일 행복할 것입니다.
이젠 아이들에게 빚을 갚아야 할 시간입니다.
5년을 기다려온 아이들의 여정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17번째 희망이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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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나비야 사랑해 http://cafe.naver.com/kittenshel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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