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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좋은 주말 오전 근처 아파트 단지 쪽으로 산책을 갑니다. 산책 코스는 매번 똘똘이가 지 맘대로 정합니다.
오래된 주공 아파트. 낡았지만 나무가 크고 많아서 좋아요.
뭔가가 있어 자세히 보니 길냥이 급식소네요. 뒷베란다 쪽을 급식소로 내놓은 모양이예요. 그런데 바로 그 뒤편에 또 뭔가가 보입니다. 엇. 여기도 급식소! 아이고, 이 아파트 주민들은 길고양이 유치 경쟁이라도 하는 건가요? 아파트 라인마다 급식소가 하나씩 있어요. 오리젠 사료와 지위픽 사슴 정강이뼈를 돌 보듯이 쌩까고 며칠째 거의 굶던 저희 집 개가 이 사료에 달려들어 먹어댑니다. 이 놈이 보태 드리지는 못할 망정 축내다니ㅠㅠ 황급히 질질 끌고 돌아 나왔어요.
근데 이건 또 뭐지요? 옆동 화단으로 똘똘이가 갑자기 돌진~  뭐 이렇게 귀여운 놈이 있죠? 심심해 하다가 제가 다가가니 좋다고 얼른 달려나오네요. 아파트에서 단체로 양육하는 멍이인지, 주민이 개인적으로 키우는 멍이인지는 모르겠어요. 어쨌든 아파트에서 강아지를 맊에 내놓고 키우는 건 처음 봤어요. 누구든 싫다고 민원을 넣으면 바로 철거해야 할 불법 가설물인데도 이대로 두고 있는 걸 보면 아파트 분들이 서로서로 이해하고 항의없이 이렇게들 지내나봐요.
시골이라서 가능한 일 같기도 하고..^^ 깔끔하고 호화스런 단지에 비하면 추레해 보이겠지만 여기 사는 분들의 마음씀씀이는 어떤 고급 아파트보다 훈훈하고 넉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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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