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된 우리집 첫째. 꽃할매 바다가 오늘 새벽 세상을 떠났습니다.
애기때 데려와 울타리에 가둬놓으면, 그걸 어케어케 넘어 바닥으로 고꾸라져선 좋다고 뛰어오던 그 모습이 생생하네요.
둘째인 하늘이를 임신하고 진통에 소파를 다 찢어놨던 녀석.. 젖이 안돌아 사골을 우려먹이고 그랬었죠.
의젓해져서는 쬐깐한게... 절 돌보려하던 녀석이예요.
제가 넘어지면 푸하하하 가족들이 웃고 있는 와중에 바다는 막~ 달려와서 절 햝아주고,
힘들일이 있어 울고 있으면 곁에 와서 얼굴을 열심히 햝아주던 녀석..
나이들어 뒷다리 탈골이 진행되며 잘 걷질 못하고,
심장병이 생겨 매일 약을 챙겨먹어야 했어요.
그녀석 기침소리에, 안이 텅빈듯한 심장고동 소리에 마음이 참 아팠네요.
심장이 안좋아 자다가 죽을수도 있다길래, 그렇게 자다가 떠날줄 알았는데..
마지막 바다의 모습은 제 맘을 다 찢어놨습니다..
밤중에 뛰어간 응급실의 의사가 원망스러워요..
하룻밤 수십만원 병원비, 아깝지 않아요.
하지만,,,,,,, 검사결과가 안좋다 마음의 준비를 해라라고 할정도면, 살아날 확률이 어느정돈지 본인은 알았겠죠.
치료대신 진통제만 맞고 집으로 돌아가는 선택권도 있다고 말해줬어야 해요.
그럼 바다는 낯선 병원에서 혼자 쓸쓸하게 떠나지 않았을텐데..
차라리 진통제맞고 집에서 가족곁에서, 사랑받는걸 확인하고 그렇게 떠났으면 덜 무서웠을텐데.. 눈을 감았을텐데..!!
심장병으로 먹는 약이, 간과 신장을 다 망가뜨렸대요..
얼마전 간, 신장 검사를 하려고 하니 단골 의사쌤이 어차피 해봤자 안좋게 나올거라고,
약만 추가되면 바다가 못버틸거라해서 넘겼는데 이렇게까지 안좋았을줄 몰랐어요..
아침에 혼자 바다를 데려왔는데, 너무너무 미안합니다.
어제 낮에 왠일로 출입금지 구역인 제 방에 들어와선 의자밑에 누워있나 했는데, 제가 몰라줬어요.
의자 움직이다 바다가 다칠까봐 옆으로 옮겨놓기만 했어요.
바다는 제 곁에 있고 싶었던 건데...
바다는 내일 개인화장을 시키려고 해요.
죽었지만 냄새도 느낌도 살아있을 적의 바다 그대로라, 떠나보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남아있는 멍멍이 2마리, 냐옹이 4마리........ 요녀석들도 언젠가 늙고 병들겠죠.
그리고 다음에 이녀석들이 죽어갈때 병원에선 또 그러겠죠.
지금 치료안하면 몇시간을 못버틸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치료가 들어갈꺼고, 가격은 얼마입니다.
치료하시겠습니까?...
병원에서 치료하다 혼자 쓸쓸히 죽어갈걸 생각하면 집에서 가족품에서 보내주고 싶고,
치료안하고 진통제만 맞고 집에서 떠나보내면, 잘못된 선택으로 내가 죽인건 아닐까 자책하겠죠.
어떤게 정답인지 모르겠습니다.. | |
|
등록안내
등록안내
0
0
[* 비회원 *]
바다는 분명 좋은 곳으로 갔겠지요. 감사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