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전 일입니다.
평소처럼 고냥님은 창문가에 앉아있었습니다. 처마가 있어 비가 들지 않는 구조라서 창가에 눕도록 냅뒀습니다.
커튼을 반쯤 쳐두었다가 자나? 싶어서 가까이 갔는데 고양이 몸에 빨간 레이저가 쏘여 있었습니다.
순간 동네 애들이 장난치나 싶었지만 여긴 2층이고 레이저 불빛이 일반 레이저포인터라기엔 너무 컸습니다.
너무 놀라서 커튼을 젖혔는데 레이저가 흔들려서 저한테도 스치더라고요. 그렇게 큰 레이저 불빛은 처음 봤습니다.
이러다가 눈뽕이라도 맞으면 고양이나 사람이나 위험하겠다 싶어서 얼른 고양이를 창에서 억지로 떼어냈습니다.
그리고 보니,, 저희집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둔 건너편 집 창에서 왠 남자가 커다란 무언가를 들고 레이저를 쏘고 있었습니다.
어이가 없고 대체 무슨 의도로 그런 것인진 모르지만 고냥님은 놀래서 사료를 토하고 켁켁 거리고 ...
애가 놀라서 굳었길래 겨우 안아서 두드리고 물 먹였습니다.
저는 심장이 다 벌렁거렸습니다. 아 ... 세상에 미친놈이 고양이를 실명시키려고 하는건가? 라는 생각에 기절하겠더라고요.
고양이 뿐 아니라 사람까지 맞추고요?
다음달 한국을 떠날 때까지 절대 고양이를 창가에 내놓지 않을 겁니다.
대체 세상에 어떤 미친 사람이 남의 집을 레이저로 쏜답니까? 거의 30m는 떨어진 길 건너편 집에서요?
지금까지 밖에서 부르고 손흔드는 사람들은 많았어도 레이저는 살다살다 처음입니다.
저도 토할 거 같아요 진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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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회원 *]
진짜 세상은 넓고 미친놈도 많다더니..
심지어 길과 길 사이에 놀이터가 있어서 나무도 잔뜩 있는데 ...나무사이로 그 남자가 정확히 보이더라고요.
세상에 어떤 사람이 그런 가방만한 걸 들고 레이저로 다른 사람 집을 비추죠?
저는 순간 카메라처럼 보일 정도였어요...
아...근데 사실 그 집 앞에 있는 통에서 어제 고양이 비명소리가 계속 나서 미화원 아저씨가 통 툭툭 치는거 봤는데..... 진짜 미친놈이 사는건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