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의미가 없을 때10

뽐뿌에 글을 써보는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저는 평범한 삶을 산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못 한 긴 시간을 보낸 사람입니다.

십여년이 넘는 기간 와이프와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저만의 생각이었고 이젠 어쩌면 다시는 볼 수 없는 헤어짐을 앞두고 있습니다.

제 잘못으로 인한 헤어짐이기에 이젠 더이상의 사과와 반성도 어려울 것 같구요.

와이프는 계속해서 헤어지길 원하기 때문에, 와이프가 바라는대로 해주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생각 중입니다.

지금은 1년째 떨어져서 지내는 중인데, 지난 1년간 평생 흘릴 눈물은 다 흘린 것 같습니다.

운전을 할 때도, 출근 할 때도, 갑자기 화장실에서도, 길을 걷다가도, 운동을 하다가도 눈물이 흐립니다.

그만큼 헤어짐은 생각하지 못 할 만큼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모순이게도 그 사람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고 함부로 대했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설득하고 부탁하고 용서를 구하는게 힘든 시간이 왔구요.

와이프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둘이 돈 잘 모아서 잘 살면 된다는 주의였습니다.

서로만 바라보고 오랜 시간을 지냈고, 비자발적 딩크이다보니 부족하지 않을 만큼 재산도 모았구요.

조금만 더 노력해서 평생을 이 사람과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살면 되겠다. 

와이프와 지방을 돌아다니며 1년살기도 해보고, 해외도 나가서 살아보고, 

남들 일하는 평일에 유유자적 놀러 다니고, 맛있는 음식 찾아서 먹으러 다니고, 그냥 그게 제 인생의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헤어지고 나면....

와이프는 그토록 원하던 헤어짐이니 원하는대로 되어 좋을테고,

전 혼자가 되는데, 삶에 어떤 의미를 두어야 할까요?

뭔가를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시간이면 이 생각 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난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 걸까?

회사를 가고, 저축을 하고, 밥을 먹고, 이게 다 무슨 소용일까?

와이프가 없이 혼자서 하는 이 모든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지금껏 돈 모으는 것에 열중하며 살아왔는데, 저 혼자 쓰는 돈도 다 부질이 없구요.

살아가야 하는 의미가 굳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너무 바보같은 생각인 줄은 알지만, 그렇게 생각을 하게 됩니다.

취미도 가져보고, 운동도 하고, 시간을 쏟아 열중 할 무언가를 찾아보라는 조언으로는 해결이 안되는 것 같구요.

무기력하게 있어보니 제 자신이 너무 힘들어서 미친듯이 운동을 하고 있거든요.

너무 많이해서 문제일만큼 하고 있는데. 

그런데 운동도 24시간 잠 안자고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운동 중에도 와이프 생각이 많이 나기도 하구요.

시간이...다 해결해 줄까요?

와이프와의 갈등도 시간이 해결해 줄거라 믿었지만, 결국은 아니었어요.

보통의 가장들은 내 가족을 위해, 내 와이프를 위해, 내 자식들을 위해 살아간다고 많이들 생각하실 것 같아요.

와이프도 없고, 자식도 없는 분들은 살아가는 의미를 어디에서 찾으시나요?

저는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