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한 마음만 가득한 면접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요즘 교수는 비선호 직업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연봉때문이죠.

인서울 사립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경력없는

신임교수 연봉이 6천전후...

그래도 문과는 아직까지는 줄서있는거 같은데,

공대는 전혀 그렇지 않죠.

특히 CS분야는 인공지능으로 고액연봉이 쉬워서,

교수 지원자가 거의 전무합니다.

저는 cs분야.

작년에도 못뽑아서 올해 학과에 TO가 2명이 나왔습니다.

학과 교수들이 눈낮춰서 뽑자고 합심하였습니다.

불과 10년전에는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을 스펙의

지원자가 지금은 1순위입니다.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라서 그 1순위 지원자조차

모두 다른 대학에 뺏깁니다.

현실이 이러하니 웬만하면 뽑아야죠.

올해 2개의 분야로 2명을 뽑는데.......

와......

혹시 대학이 특정될지 몰라서 대략말하면

2명뽑는 2분야 합쳐서 지원자가 6명입니다.

참고로 10년전에는 1명뽑는데 40명 넘게 지원했었습니다.

과거에는 출신 학교로 필터링하고 논문질로 필터링하고

이런저런 잣대로 필터링해도 많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었는가만 봅니다.

그런데 6명중 4명이 별로입니다....

돌려서 표현하자면, 교수가 아니라 중견기업에서조차

뽑아줄지 의문인 스펙입니다.

면접을 봐야하는데,

면접은 6배수로 봐야합니다.

2명뽑으니 원래는 12명이 대상인겁니다만,

지원자는 6명.

룰때문에 모두 면접대상입니다.

더 문제는......

총장면접.

총장면접은 3배수입니다.

예외없습니다.

모두 총장면접 대상이 될거같습니다.

그런데 저희과 교수님 한분이 말씀하십니다.

박사받은 인력의 연봉이 중견기업보다 못한데, 

이런 현상은 당연한거라며.. 현실을 받아들이랍니다.

어짜피 지원자중 괜찮은 2명은 우리가 뽑으려고해고

인서울에서도 상위권 대학에 갈테니, 

우리는 4명중에 고르지 않으면 또 불발날거라고.

그래도 중견기업에 취업하기 힘든 스펙이니

뽑으면 어디로 이직할 걱정은 없지않겠냐며..

이 말씀 하는 이유는 힘들게 뽑아도 또 이직하거든요.

저희과에도 몇명 이직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수들은 4명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룰때문에 면접을 보는거죠.

이럴거면 힘들게 지원자를 오라가라할 필요가 없을텐데,

또 분명 엄청난 희망을 가지고...

엄청난 자료를 만들어서 발표 연습하고 또 연습하고..

그러고 올텐데, 미안한 마음만 듭니다.

반대로 저희는 관심도 없는 지원자의 발표를

4시간이나 들어야합니다.

학생이 줄어서 대학이 붕괴되는게 아니라..

교수를 못뽑아서 먼저 붕괴될 판입니다.

아니면 정말로 눈높이를 낮춰야 할지도...

아무리 능력이 떨어져도 학부생 과목 강의는 할테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