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운동권(?)이 본 동덕여대 사태8

2000년대 말 ~ 2010년 초에 서울지역 대학교 총학생회와 연합 활동을 했던 1인입니다.

이 시기가 무슨 운동권이 있냐라고 생각하시겠지만 비권vs운동권 학생회 내부 투쟁이 심했던 시기고 이때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운동권은 소멸하고 생활권이니 무슨 권이니 하다 학생자치 자체가 소멸하게 됐네요.

옛날처럼 통일, 자주 이런 어젠다가 있는건 아니었고 '반값등록금'이 주요 투쟁사안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명박 정권은 반값등록금이 공약이었고 제대로 이행하지 않다가 국가장학금 형식으로 약간 꼬아서 실행했었죠.

등록금 투쟁한다고 애기때 이후 처음으로 삭발도 해보고 광화문에 드러누워도 봤습니다. 유치장도 들어가봤고 부모님 우시는 모습도 그때 처음 봤었던...ㅜㅜ 불효자였네요.^^;; 

그래도 국가장학금도 확대되고 서울시립대는 정확하게 반값등록금되면서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학점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시력보다 약간 좋은 정도로 졸업했습니다.

이 시기 이후로 학생 자치가 붕괴되고 학생회 자체가 세워지지 않는 곳들이 많아졌더라구요.

아쉽기도 하지만 이게 시대 흐름이니 어쩔 수 없는거겠죠.

이때 같이 활동했던 대학들 중 정말 강하게 투쟁했던 곳들이 여대입니다.

이대는 사실 뭐 이때도 그다지 강성은 아니었고, 숙대/동덕여대/덕성여대 정도가 열심히 활동했던 기억이 있네요. 

특히 숙대 전투력은 어후;;;

저 머리 밀어줬던 동덕여대 친구는 지금 진보당에서 활동하는데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 지 궁금해서 연락해봤습니다.

문답형식으로 글좀 정리해볼게요.

1. 동덕여대 사태 알고 있냐?
- ㅇㅇ. 알고 있음. 매일 기사와 SNS로 상황 보고 있음

2. 진보당에선 어떤 움직임?
- 논평만 내고, 딱히 움직임 없음

3. 논평 논조는?

- 학원 자치, 학내 민주주의 훼손에 대해 본부 비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 당원들 중 불만 가진 사람도 많음.

4. 니 생각은?

- 양가적임. 투쟁이 당연하다고 느껴지면서도 저걸 저렇게 하는게 맞나. 그리고 학원의 생존이 걸린 문제기도 하고.. 복잡한 심정

5. 방법론의 문제다?
- 방법도 당연 문제지. 저건 누가봐도 분풀이임. 

우리 광화문 점거할 때 생각해봐라. 며칠 전에 가서 예행연습처럼 두명, 세명이서 시뮬레이션도 해보지 않았냐. 쟤들이 그거 했을까? 절대 안했다고 봄. 구심점도 없어보이고 외부에서 도움받은 것도 아님. 도움 받았으면 저정도로 암담한 퀄리티로 시위했겠냐.

서울대 본부 점거 투쟁도 사실 별거 없었는데 언론하고 학생들한테 뒤지게 쳐맞지 않았냐. 근데 저걸 저렇게 했다는건... 외부세력 개입이 없었다는거. 우리한테 부탁했음 컨설팅 제대로 해줬을텐데 (웃음)

6. 도와달라고 안하디?
- 쟤들 우리 싫어함. 정확히는 정당을 싫어함. '순수한 개인' 이미지 엄청 좋아함. 근데 저게 순수함?

투쟁은 명분이나 여론중 둘 중 하나는 무조건 챙겨야하는데 얘들은 그게 둘다 없음.

7.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거 같음?
- 지금 돈얘긴 하는데 사실 본부 입장에서도 학생들한테 돈물리긴 힘듬. 행정적으로 힘들다기 보단 마음적으로 그럴거임.

다만, 그럴려면 대표로 잘린 목정돈 필요 할듯. 학생회가 될지 아님 다른 존재가 될진 모르지만 무더기 제적은 피할 수 없을거임.

여러 잡소리들도 많이 했지만 이정도로만 요약해봅니다.

저도 이 친구와 비슷한 감정입니다. 아마 제가 진보적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겠죠.

학생 자치가 붕괴하면서 어떤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통일적으로 낼 곳이 없어서 이번 사태가 좀 이상하게 흘러갔다라고 생각이 들지만...

뭐 이건 제 의견이고...

아무쪼록 얼른 사태가 마무리되고 학교가 제대로 운영되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