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녀 집에서 자고 아침밥 얻어먹고 왔습니다.71

집에 들어와서 샤워하고 이런 저런 생각 좀 하다가 친구랑 통화 좀 하다가

그리고 아직도 생생한 어젯밤 이야기를 찬찬히 좀 써내려가볼까 합니다. 

지인분께서 제 생일선물로 좋은 사람 있다며 소개를 해주셨습니다.

제 생일이 11월말인데 제 생일날 모처에서 선 비슷하게 소개팅을 했습니다. 

지인분께서 하도 소개할 여자분 자랑을 하시고 저에게 확신을 주셔서

내심 설렘과 기대감을 갖고 소개받는 자리에 나갔습니다.  

듣던대로 첫인상이 무척 밝고 예뻤습니다. 

속으로 '아 됐다 이제 나만 잘하면 돼'를 외쳤죠. 

소개팅 자리는 내내 걸림돌없이 잘 흘러갔습니다. 

첫 만남이라 서로 예의를 갖추고 조심해서 더 그랬겠지만 

이야기를 계속 나누면 나눌수록 서로 맞지 않는구나라는 부분을 

딱히 찾을 수 없을만큼 이야기도 잘 통했습니다.

소개자리란게 늘 그러하듯 만나보고 별로면 차만 마시고 헤어지고

맘에 들면 저녁먹고 뭐 그런 취지에서 저녁식사 한두시간 전에 

만나는게 국룰인데 난 이 여자와 같이 저녁을 맛있게 먹을 수 있을거같다 

생각했고 그래서 같이 저녁을 먹자고 했습니다.  

여자도 한치의 망설임 없이 흔쾌히 예스하길래 바로 

호텔 커피숍에서 나와 길 맞은편에 바로 보이는 고급 일식집으로 리드를 했죠. 

모듬사시미 먹으면서 사케를 곁들였는데 술이 들어가니

긴장도 조금 풀리고 서로 자연스럽게 무장해제하고 농담도 주고받으며

분위기가 더할나위 없이 좋았고 서로의 결혼관 자녀교육관 등등 해서 많은

얘길 나누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곧 크리스마스인데 뭐하냐 만날 사람 있냐 이런 얘기가 나왔고

크리스마스 이브에 만나자 하면서 미리 애프터 신청을 한 셈이 됐고 

서로 그래 그러자 약속을 하게 됐습니다. 

암튼 앞선 자초지종 소개글이 조금 길어졌는데 진짜 본론은 여기서부터인데요,

그날 이후로 대략 3주가 흘렀는데 그동안 연말에다 시국까지 뒤숭숭해지고 뭐하고 

서로 일로 바빠서 톡만 계속하고 그 사이에는 만날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약속했던대로 어제 크리스마스 이브에 만나기로 한거죠. 

제가 픽업하러 회사 앞으로 갔는데 3주만에 만나서 그런지 처음엔 좀 어색했지만

같이 저녁 먹으면서 다시 금새 편해졌습니다. 

2차로 술 마시는데 이번엔 좀 오래 마셨어요 분위기는 최고조였구요.

그러다 서로 좀 알딸딸해져서 마주 앉았다가 옆에 앉아서 제 어깨에 기대고 

저는 머리 쓰다듬어주고 볼 좀 어루만지는데 피부가 깐 삶은계란마냥 

하얗고 매끈한게 잡티 하나 없는데 너무 사랑스러웠죠.

암튼 그러다가 제가 먼저 키스를 했어요 혀도 넣었는데 다행히 잘 받아줬고

자기도 혀를 제 입 속에 넣더군요.  

성포도 아니고 야설이 아니니 암튼 그 얘기는 여기까지만 하도록 할께요.

그냥 어젯밤 분위기가 어땠는지만 전달하는 차원에서..

뭐 암튼 그러다가 얘가 화장실 한번 다녀왔나 둘 다 취기가 조금 있었지만 

화장실 가서 정신을 좀 차렸는지 자기 뺨을 두손으로 톡톡 치며

나 안취했어 오빠 헤헤 이러면서 웃더군요.  

시간이 꽤 늦어져서 자리를 정리하고 나와 제 차에 일단 탔습니다. 

사실 여기서부터 많은 생각이 들었죠. 

오늘 이 여자랑 꼭 자야겠다 이런거 보다는 이 여자가 너무 좋아서 같이 있는게

행복했고 집에 가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누굴 너무 좋아한다면 사실 당연한 감정이죠.

근데 결혼까지 고려하고 만나도 좋을만큼 아직 두번밖에 안본 사이지만

아직까지는 좋은 감정이고 얘도 나에게 호감이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많이 조심스러웠던거 같네요. 

만약 그게 아니었다면 대리 불러서 신라스테이나 언주로 호텔 골목으로 갔을수도. 

근데 어차피 어젯밤 강남쪽에 좀 괜찮은 호텔들은 빈방도 잘 없었을겁니다. 

대리를 먼저 불렀습니다. 어딜 가든 내가 운전할 상황은 못됐으니까요. 

일단 얘 집주소를 네비에 입력했어요. 대리기사가 근처에 있었는지 총알처럼 도착했습니다.

그렇게 제 차로 얘가 사는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까지 들어가게됐죠. 

대리기사 떠나고 앞자리로 옮겨탔습니다. 그리고 격렬한 키스 2라운드에 돌입. 

키스를 참 오래했던거 같네요 거의 한 30분은 족히 한거 같은데

시간을 재진 않아서 잘 모르�冒六�. 

키스를 30분 넘게 상당히 격렬하게 하는 동안 키스만 했냐고 물으실텐데 그건 아닙니다. 

하지만 여기는 성포가 아니니 그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얘는 지금 직장이 서울이고 부산 부모님집에서 나와 혼자 전세를 얻어 살고 있는데 

제가 (얘) 집에 가면 안되냐고 물었죠. 

넌 방에 들어가서 침대에서 자고 난 소파에서 잠만 자고 가겠다고. 

근데 혼자 사는 여자 집에 어딜 감히 이러면서 자기 집은 절대 안된다고 해요. 

그래서 알았어 그러고 또 키스. 

근데 키스를 왜 그렇게 오래 했냐구요?

제가 지금껏 키스해본 여자들 중에서 키스를 제일 잘했어요.

제가 키스할때 혀를 엄청 잘 쓰는 편인데 얘도 혀놀림이 아오... 혀 쓰는게 본투비 수준으로 장난 아님. 

암튼 그렇게 차 안에서 집에 가자, 안된다, 실랑이 아닌 실랑이? 사실 실랑이랄 것도 없는데

둘이 키스하고 막 그러다가 지쳐서 마침내 결국........

얘가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그럼 대신 들어와서 이상한 짓 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마라" 

네 이런 조건에 제 확답을 받고 결국 꿈에 그리던 그녀의 집으로 입성합니다. 

네 사실 꿈에 그렸던 적은 없었네요. 

아무튼.

집이 깨끗하고 여자가 사는 집답게 이쁘더군요.

어지럽혀져 있지않아 깔끔한 성격이구나 청소도 잘하고 부지런하구나 그런 생각도 잠깐 들었습니다.  

전 진짜로 소파에서 잘 생각을 하고 들어왔죠. 

오늘 무조건 얘랑 자야돼 이러진 않았습니다. 

얘가 나를 자기 집에 들어오게 허락했다는거 자체가 나름 의미있다고 생각을 했죠.

사실 이미 많이 늦은 시간이고 얘도 나도 직장인이라 

그 늦은 시간이 둘이 딱히 뭘 할건 없었어요. 뭘 또 먹기도 그렇고. 

그래서 집 좀 둘러보고 이야기 좀 하다가 얘가 씻는다길래 그러라하고

저는 그냥 소파에 누워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씻고 나와서 뭐 잠옷 비스무리한걸로 잘 준비 다 하고 나더니 

나 소파에 누워있는데 오빠 여기서 잘 수 있지? 이러더니 나는 그럼 진짜 잔다 이러고

방으로 들어가려고 하더군요. 

나도 옆에서 같이 자면 안돼? 이랬더니 또 절대 안된다고 버럭. ㅋㅋ

알았어~ 하고 나 여기서 잘 잘 수 있어 이러고 소파에 누워서 진짜로 잤습니다 ㄹㅇ.

솔직히 누워있으니깐 졸립고 피곤하기도 했어요 3시가 넘은 시각이라.  

진짜 세상 모르고 쿨쿨 잔듯.

그렇게 두시간 정도를 깊히 잔거 같아요. 그걸 어케 알았냐면......

그렇게 소파에서 세상모르게 자고 있었는데 누가 저를 흔들어 깨우는거에요. 

눈 떠보니 아까 그 잠옷 같은거 입고 있던 여자가 내 눈 앞에 서서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오빠 들어와서 자"

잘 떠지지도 않는 눈을 비비고 시계를 봤는데 그 ��가 5시 20분 정도인가 그랬어요. 

2시간 정도 세상 모르고 잔거죠.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깐 얘는 그동안 내가 신경쓰여서 한숨도 못잔거 같아요. 아마도?

여기서 자지 말고 들어와서 자래요. 

응 알았어 그러고 따라 들어갔죠.

바지는 벗고 (침대로) 올라오래요. 

뭘 하자고 바지를 벗으라는게 아니고 바지는 밖에서 입던거니까 더러울 수 있잖아요 그래서...

바지를 순순히 벗고 올라가 옆에 누웠습니다.

솔직히 그때까지도 잠이 반쯤은 덜 깨있는 상태라 다시 곧바로 잘 수 있는 상태였죠. 

하지만 어떻게 그래요. 

얘는 저에게 등을 보이고 반대쪽으로 돌아누워 있었어요.

그래서 뒤에서 백허그 자세로 확 껴안았죠. 

지금 생각해보니 여기서 제가 큰 실수를 합니다. 

확 껴안은 다음에 키스를 갈겼어야 됐는데 두시간 쿨쿨 자고 일어났는데 

양치도 안하고 키스를 하기가 좀 그렇더라구요. 

키스 먼저 했었어야 됐는데 그 뒤로 껴안은 상태에서 그냥 냅다

아래로 손이 간거에요. 

아 이거 다시 19금 넘길거 같으니 여기서 그만 자세한 묘사는 자제합니다... 이해하세요. 

암튼 손을 어쩌구저쩌구....... 근데 못하게 제 손을 찰싹 하고 탁 칩니다. 

어 뭐지 옆에서 자라고 해놓고 손길을 거부하네......

잠결에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냥 하루전 일이라 아직 생생하기에 느낀 감정 그대로 씁니다. 

'아 뭐야 옆에서 자래놓고 하지말란건가 뭐지 

그럼 그냥 진짜 소파에서 자는 내가 안돼보여서 침대에서 편하게 잠만 자라는 거였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제가 또 스르륵 잠에 들었습니다........

네 여기까지입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얘는 먼저 일어나서 좀 무표정에 가까운 얼굴로 잘 잤냐고 묻더군요.

그때까진 전혀 눈치를 못챘어요. 

아침밥 해놨다고 먹으래요. 

감자국도 끓이고 조촐한 아침밥상이었지만 나름 있는대로 정성껏 준비한 밥상이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 나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면서 개뿌듯..... (에라이)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밥 먹는 내내 사실 분위기는 냉냉했어요. 저 말고 걔만. 

저는 맛있게 밥을 먹었는데 얘가 차분하고 말이 없길래 아침이니까 그런가보다 하고 

전혀 이상하게 생각안하고 그냥 별 생각이 없었네요.  

얘가 밥을 먼저 다 먹고 제가 다 먹을 때까지 앞에 앉아서 기다려주더군요. 

그러다가 제가 밥을 다 먹고 나자

"오빠 우리 이제 그만 만나"

이랬습니다. 

뭐지? 뒤통수 한대 때려맞은 느낌이랄까? 그러고 있는데

"잠 참 잘~ 자더라"

이러면서 줘도 못먹냐 이런 말이 왜 나온건지 알겠다는둥 

허탈하게 웃으면서 ㅎㅎ

그제서야 뒤늦게 아......... 하고 모든 상황 파악이 완료가 됐죠.

왜 아침 내내 얘가 시무룩했는지.... 

어제 자고 있는데 중간에 깨워서 들어오게 한게 그럼 그게 그거 맞았구나.....

아 이런..... 

망했구나.....

그 뒤로 둘이 어색하고 뻘쭘해졌어요. 

걔가 농반진반으로 그렇게 저를 돌려까니 저도 민망했구요. 

쩝.......

네 그러고 지금 집에 와서 이 글 쓰네요.

우리 이대로 진짜 끝일까요?

화나서 화김에 그런거겠죠? 

제발 화 풀리면 다시 마음 돌려줬음 좋겠는데... 아ㅠㅠ

아 너무 길게 썼더니 머리가 아픕니다. 

일단은 저도 좀 쉬어야겠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