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토욜일날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중, 몇주 전 부터 홍보해 오던 떡볶이페스티벌이 오늘부터 일요일까지
양일간 열린다는 기억을 더듬어 양재동 AT센터로 친구들 식구들까지 초빙해 고고씽 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토요일날 밀리는 양재IC 부근에 떡볶이 행사로 인해 주차장 입구부터 차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어
근처까지 와서 주차하는데만 20분 이상 걸려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주차하면서의 기다림은 기나긴 서막에 불과했다는 걸 정문을 들어서기도 전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건물안을 빼곡히 수놓은 입장 줄은 밖에까지 이어졌으며 이런 장관은 짜증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얼마나 맛있고 괜찮으면 사람들이 이렇게나 몰렸을까 하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1시간을 입장줄 라인에서 기다리며 참 대책없고 사회성이 결여된 수많은 비양심적 새치기자들을 향한
각종 뒷담화와 오가는 고성을 들으며 지루함을 견뎌 드디어 입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입장하고 난 후, 경악을 금치 못할 수가 없었습니다.
각 떡볶이 부스마다 또 다시 이어진 끝이없는 줄의 행렬에 숨이 턱턱막혀오더군요.
그러나 떡볶이의 글로벌화를 외치며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행사에 참여하고자
간신히 줄에 꼬리를 찾아 투팀으로 나뉘어 줄을 서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또 40분을 꼬박 기다리니 점차 그 끝의 결말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그런데 여기서 제가 생각한 의도와는 다른 현상에 조금 기분이 묘해지더군요.
제가 공짜를 미치도록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사실.. 양잿물도.. 마실 수... 쿠.쿨럭)
찾아온 관람객들을 위해 각 유명한 떡볶이 가게들이 간단한 시식을 제공하는
그런 줄인줄 알았건만 ( 줄이 워낙 길고 사람들이 불평불만 없어하기에 )
결국 돈 내고 사먹는 줄이더군요.
저 말고도 오랜 기다림을 참아왔던 이들은 결말을 보고 당황하는 기색들이 역력했지만
기다림이 아쉬웠는지 사서들 먹더군요.
저또한 돌쟁이 아기를 2시간 안고 팔이랑 허리아파가면서 기다린 오기가 발동해 결국 사서 먹어봤습니다.
그 많은 줄에 대응하여 판매를 하려면 최소한 신속하고 대량 음식을 만들어야 할텐데,
동네 장사식으로 조그만 판에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보니 중간에 떡볶이가 떨어지면 다시 처음부터 만들어 팔고...
이러다보니 줄이 그렇게 꼼짝도 안았나봅니다.
맛이요? 답은 나와 있는거죠.
기다리는 줄에 부응하고자 덜익은 오뎅, 간이 덜밴 떡볶이 등 동네 떡볶이집 수준만도 못했던게 제 주관적 생각입니다.
그리고 사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이나 공간 등의 장소가 턱없이 부족한지라
초라하게 한구석에서 쪼그리고 앉아 먹었습니다.
진짜 2시간 넘게 기다려서 5분만에 떡볶이 좀 사먹고 쓸쓸히 돌아서게 되었습니다.
나오는 길에 시간당 2400원의 주차료가 저를 반겨주고 있더군요.
1시간까지는 도장찍으면 무료. 하지만 1시간으론 입장도 턱없다는거 뉴뉴
주차장에서 다시 나오는데만 또 20분이상 소비하고
우울하게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와서 들은 얘기지만 간혹 시식코너도 있긴하더군요. 한참 기다려서 떡 3개 있는 종이컵 반만하거...
그리고 특정시간 3시부터 3시 30분까지 한시적 무료시식 코너운영 등.....
그러나 전반적으로 홍보에 비해 기대에 못미쳤고
실망스러운 행사가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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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이번 정부는 뭘 하든 제대로 하는게 하나도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