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프로야구 스피리츠 6 (PS3)

한국 사람들에게는 그렇게도 사연이 많을 'WBC(World Baseball Classic)'에서 두 번이나 우승을 한 일본은 결국 '최후의 승자'라서 더 그런건지 몰라도 WBC 분위기를 탄 야구게임으로 스포츠 외적으로도 큰 성공을 일궈 왔다. 이제 2회째인 신생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메이저 수준의 야구게임에 별도의 모드로 계속 올라오는 거 보면 일본은 아직 WBC의 흥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 싶다.

코나미에서 선보인 '프로야구 스피리츠 6'는 앞서 나온 '실황 파워풀 메이저리그' 처럼 WBC 모드를 탑재한 것을 제일 먼저 홍보할 정도로 이 부분에 방점을 찍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준우승의 아쉬움이 남는 입장에서 반갑기도 하면서 아쉬움은 더욱 깊어지는 측면이 사실 어쩔 수 없이 나온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게임 완성도가 높아 내 손으로 만큼은 한국을 우승시키고자 할 수 있다는 점 정도?

게임 홍보에서도 제일 강조하는 부분도 'WBC 2009를 게임에서 만큼은 한국으로 우승해 보자'인데, 그렇다면 '자막이라도 한글 좀...'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언가 게임 컨셉이랑 홍보 컨셉이랑 미묘하게 엇갈리는 측면이 좀 있는데, 게임 시스템이나 밸런스가 좋으니 게임 팬이라면 '내가 웃어도 웃는 게 아니라는 심정'으로 게임으로나마 WBC 월드 챔프를 노릴만 하다.

▲ 실력에 비해 너무나 박한 연봉(게다가 미필)로 동족의 가슴을 아리게 만드는 추신수 선수도 나온다.

게임의 진면목인 프로야구로 돌아와 보면, 일본의 2009년도 시즌 로스터를 기반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일본에 진출한 이승엽 선수와 임창용 선수를 만나볼 수 있음은 물론이다. 해외 뉴스로 이름을 들어 아는 일본의 슈퍼스타들도 즐비하게 나오지만, 아무래도 한국 야구계를 주름잡던 선수들이 객지 나가 있는 걸 보면 아무래도 그 쪽에 손이 더 가기 마련이다.

코나미에서는 기본적으로 일본 프로야구 12개 구단 선수의 정보를 모두 넣고, 여기에 온라인 업데이트로 선수 데이터가 진화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트레이드까지 대응되도록 만들어져 좋아했던 선수가 더 잘되면 더 좋은 것이고, 반대의 경우는 매우 속 쓰린 정도가 더 깊어지는 나름 재미있는 구석이 있다. 이로 인해 콘솔 게임이라고는 해도, 플랫폼의 한계를 뛰어 넘는 그런 즐거움이 숨겨져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스타덤' 모드는 새롭게 나만의 슈퍼스타를 키운다는 마음가짐으로 다룰 수 있는 게임 모드다. 축구가 팀 매니지먼트면 야구는 캐릭터 매니지먼트. 이 부분에 충실하기 때문에 단순히 경기만 이기고 지고 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마치 게임을 롤플레잉인듯, 또는 어드벤처인듯, 또는 스포츠 게임(!)인 듯 즐기며 게임 플레이 시간을 하염없이 늘릴 수도 있다.

▲ 비록 현실세계에서는 부진해도, 게임 속에서는 각 잡고 '아시아의 대포'로 부활시킬 수 있다.

게임 모드는 튜토리얼 모드라고 할 수 있는 '프로스피 입문'과 스포츠 게임 다운 '대전', 네트워크 플레이로 사람과 겨룰 수 있는 '온라인', 루키부터 슈퍼스타까지 가는 '스타덤', 개막부터 일본 시리즈까지 가는 '페넌트레이스', 육성 시뮬레이터(?) '스피리츠', 튜토리얼 이후에 실력을 다듬은 '트레이닝', 20연타석 홈런을 노리는 '홈런 경쟁', 게임 안에서 돈질(!)을 하는 'VP 샵', 서비스 기능인 '유틸리티' 등이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눈여겨 볼 부분은 아무래도 '패넌트레이스'가 아닌가 싶다. 감독 관점에서, 또 선수 입장에서 시리즈 우승을 향해 달리는 이 길고 긴 레이스는 그야말로 '프로야구의 스피리트'가 담긴 그 무엇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부분이 지닌 묘미는 보다 디테일한 작전으로 승패를 가늠하는 '감독 플레이'를 통해 더욱 가치 있게 승화된다.

아무리 야구가 선수 능력으로 한다고 해도, 팀 플레이와 필드 플레이가 승부를 가른다는 점은 WBC에서 본 바 그대로다. 온라인에서 대전할 때 너무 잦은 작전은 상대방을 짜증나게도 만들지만, 그런 요소 조차도 심리전의 일부로 다뤄지는 것이 바로 '야구'다. PS3의 강력한 하드웨어 성능을 바탕으로 한 비주얼과 자세한 구장 묘사도 볼꺼리지만, '프로야구 스피리츠 6'를 빛내는 건 게임 그 자체의 완벽함이다.

▲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수호신 '임창용'으로 경기를 마무리~ 야구팬이라면 꿈꿔볼 바로 그 일!

전체이용가 / 평점 : 9점(10점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