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델 파워볼트 MD1220 DAS 어레이

세상이 복잡해질 수록 컴퓨터가 처리해야 될 데이터의 양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늘어나는 데이터들을 처리하기 위해 컴퓨터 또한 계속 발전하고 있다. 이 발전 방향은 주로 프로세서와 메모리로 대표되는 '처리 용량'의 발전과, 스토리지의 용량으로 나타나는 '저장 용량'의 발전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두 가지 발전 방향은 서로 상호 의존적이며 보완적이다. 하나의 시스템은 연산 장치와 저장 장치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며,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인 이상 시스템의 성능은 '가장 낮은 성능을 가진 장치'의 성능과 사용 빈도에 따라 결정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이 부분에서 가장 발목을 잡는 것이 시스템에서 아직까지 기계적인 움직임을 가지고 있는 '스토리지'다.

하지만 스토리지를 무턱대고 강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비교적 폼팩터에 자유로운 타워형 서버나 데스크톱이라면 단순히 더 큰 케이스와 더 강력한 RAID 컨트롤러를 사용하면 되지만, 엄격한 규격이 있는 랙 타입 서버라면 엄연한 '공간의 한계' 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구되는 성능과 구성의 '한계' 를 양립하기 위한 고민은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들어 냈다.

델인터내셔널(http://www.dell.co.kr)가 선보인 Dell PowerVault MD1220(이하 MD1220) DAS 어레이는 이런 성능과 구성의 한계를 양립하기 위한 고민의 결과다. 이 제품은 별도의 랙 타입 어레이를 사용해 외부에서 시스템의 스토리지 문제를 해결하자는 개념의 제품으로, 2U 섀시에 24개의 2.5형 디스크를 사용하고 서버에 직접 접속해 사용하는, 성능과 확장성, 효율성을 모두 잡은 디스크 어레이다.

■ 스토리지를 구성하는 세 가지 방법

▲ 스토리지 시스템 구성의 개념

스토리지 시스템을 시스템과 연결하는 데 있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시스템과 바로 연결되는 DAS(Direct Attached Storage),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는 NAS(Network Attached Storage), SAN(Storage Array Network)이 그것이다. 이 세 가지 방법들은 모두 고유한 특징을 가지고, 분명한 각자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비슷해 보이는 DAS, NAS, SAN은 그 성격과 사용법이 모두 다르다. 그리고 이 셋을 가장 단순하게 나눈다면, '네트워크'의 유무로 DAS 와 NAS, SAN을 나눌 수 있다. DAS는 스토리지 구성에 네트워크의 존재가 없지만, NAS, SAN은 일련의 스토리지 구성 과정에서 네트워크라는 존재를 뺄 수 없다.

▲ DAS는 시스템의 스토리지 컨트롤러에 직접 연결되는 구성을 가진다.

DAS는 이름 그대로 시스템과의 '직접 연결'이다. 정확히 말하면 시스템에 연결된 스토리지 컨트롤러와 직접 연결되어, 로컬 시스템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스토리지가 DAS다. 대부분의 시스템에서 이런 형태의 스토리지를 사용하고 있는데, 당연하다면 당연할 것이 현재 사용하는 각종 PC나 서버들의 '하드 디스크'가 DAS의 가장 좋은 예이기 때문이다.

이 방법의 장점이라면 일단 확실한 속도를 가진 내부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적용 가능해,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스토리지와 서버가 별도의 호스트 버스 컨트롤러를 통해 직접 연결되며, 시스템과의 통합성도 가장 좋다. 또한 별도의 설정도 크게 필요하지 않아 사용이 편리하고, 호환성 문제를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외장형으로 구성되는 DAS의 경우, 시스템의 섀시가 가지는 공간의 제약을 해결하면서도 내장 스토리지 급, 혹은 그 이상의 성능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SAS 인터페이스의 경우 스토리지의 위치에 관계 없이 같은 신호 체계를 사용하며, 외부와의 연결에 사용되는 케이블에서의 신호 안정성만 보장된다면 내부 스토리지와 같은 성능을 공간 제약을 해결하면서 얻을 수 있다.

하지만 DAS는 개별 시스템에 종속성이 강하며, 물리적인 거리 제약이 단점으로 있다.  일반적으로 서버에 사용하는 SCSI나 SAS 규격은 데이터의 안정성을 위해 수 미터 정도의 케이블 거리 제한이 있다. 물론 증폭기 등을 써서 거리를 늘릴 수도 있겠지만, 결국 아무리 해도 기껏 해봐야 서버 주변 몇 미터, 아무리 멀어도 같은 데이터센터를 벗어나기 힘들다. 이보다 멀어지면 네트워크 스토리지의 영역인 셈이다.

그리고, DAS는 시스템에 직접 연결되어 사용되는 만큼 다수의 사용자가 스토리지를 직접 공유해서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는 DAS가 시스템에 연결될 때 사용하는 규격의 문제이며, 덕분에 DAS 어레이의 경우 스토리지 자원 이용의 유연성 면에서 다소 불리한 면이 있다. 말 그대로 DAS는 '단일 시스템을 위한' 스토리지 구조다.

▲ NAS는 기본적으로 '서버 대 서버'로 접속된다.

NAS는 NFS나 SMB/CIFS 등의 파일 기반 프로토콜을 사용하여, 서버 대 서버 레벨로 접속하는 형태의 구성을 가진다. 일반 서버에 스토리지 공유를 걸어도 NAS와 유사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NAS는 '네트워크' 와 '스토리지'에 특화하여 네트워크 관리 기능이나 각종 RAID 구성 기능 등을 지원한다는 특징이 있다.

NAS의 장점은 스토리지 시스템과 데이터의 공유가 대단히 쉽다는 것이다. 적절한 권한을 가진 계정이 있다면 누구나 NAS에 접속할 수 있으며, 현재 사용되는 대부분의 운영체제들이 이를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용도 면에서는 제약이 있을 수 있는데, 만약 서버의 '스토리지', 특히 '메인 스토리지' 로 쓴다고 하면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솔루션들이 NAS 어레이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다.

SAN은 스토리지와 서버가 네트워크로 연결되지만, '시스템 대 컨트롤러' 개념으로 연결되며 디스크 할당은 가상화된 스토리지 공간이 물리적 드라이브처럼 할당된다. 쉽게 생각하면 가상화된 외장형 DAS 어레이의 SCSI 케이블이 파이버 채널이나 이더넷 연결로 바뀌었다고 생각해도 무리가 없다. 파일 시스템 또한 스토리지 쪽에서 해결하는 NAS와 달리, SAN은 연결된 서버 쪽의 파일 시스템을 따라간다.

SAN의 장점은 네트워크에 물려져 있는 스토리지를 '로컬 디스크' 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스토리지의 관리와 공유가 쉽고, 유연하게 스토리지 전체를 이동시킬 수도 있다. SAN 쪽에서 용량이 할당된 다음에도 사용자는 이를 파티셔닝하거나, 직접 서비스에 접속시키는 등 로컬 디스크를 사용하듯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SAN은 잘 사용하면 복수의 시스템에서 설치의 수고를 크게 줄일 수도 있다. 같은 기종의 시스템을 다수 사용하는 클러스터링 구성일 경우, SAN 내의 하나의 이미지를 가지고 여러 시스템에 연결시키거나, 복제된 디스크 이미지를 할당하는 방법을 통해 시스템 전체를 구성하는 시간을 크게 줄이는 등의 활용도 가능하다. 또한 이상이 생긴 서버를 복구하는 시간 또한 크게 줄일 수 있다.

하지만 NAS, SAN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는데, 바로 '네트워크' 를 거친다는 것이다.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기가비트 이더넷의 다중 경로 연결을 사용해서도, 여러 대의 시스템이 원하는 총 대역폭을 다 내어 주기란 쉽지 않다. 또한 네트워크 환경이라는 외부 요인이 가져오는 불안 요소 또한 분명 존재한다. SAN에서는 이런 성능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이버 채널을 사용하는 별도의 전용 네트워크를 구성하기도 하지만, 이 경우엔 인프라 구축의 비용 문제가 대두된다.

■ 다양한 부분에서 효율을 중시한 제품 디자인

▲ 정체성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디자인. 상태표시 LED 공간도 줄여 하드디스크 베이를 늘렸다.

MD1220의 성격을 간단히 정의하자면, '스토리지 확장을 위한 SAS 확장 인클로저' 쯤으로 볼 수 있다. 목적 자체가 대단히 분명한 만큼, MD1220의 시스템 디자인은 목적에 따른 효율을 중시하는 형태로 구현되었다. 여기에 델의 서버 라인업인 파워엣지(PowerEdge) 시리즈에서 보이던 '패밀리 룩' 디자인까지 적용되어 있다.

MD1220의 전면 모습은 대단히 단순하다. 총 24개의 2.5형 디스크 트레이와 몇 개의 LED를 찾을 수 있을 뿐이다. 전면에 손이 닿을 수 있는 면적에 최대한 효율을 살려 디스크를 배치한 덕분에, 디스크 이외의 다른 구성 요소가 차지하는 면적이 최소화된 결과가 지금의 모습이 만들어졌다. 이런 점은 목적과 효율을 살린 결과라고 볼 수 있으며, 소형 폼팩터 안에서 최대한의 가용성을 보여 준다.

상태 표시를 위한 LED는 전면에 세 개, 후면에는 각 부분 별로 몇 개 정도를 찾아볼 수 있다. 보통 후면의 LED는 그 부분에서의 상태를 나타내며, 전면의 LED는 전체적인 상태를 나타내어 관리자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각 디스크 별 상태 표시 LED를 통해 디스크 단위에서의 문제를 파악할 수 있게 제공한다.

또한 다른 델의 서버 제품군과 마찬가지로 전면의 디스크 트레이의 보호를 위한 전면 베젤이 제공된다. 이 베젤의 형태 또한 다른 11세대 파워엣지 제품군과 패밀리 룩 형태를 띠고 있어, 미관상으로나 디스크 트레이의 보호 목적 이외에도 한 눈에 이 스토리지 어레이의 관리를 위한 모델 정보를 어느 정도 짐작 가능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 24개의 핫 플러그 지원 SAS 드라이브를 장착할 수 있다.

▲ 디스크 트레이는 11세대 파워엣지 서버와 공유한다.

MD1220은 최대 24개의 2.5형 핫 플러그 지원 SAS 하드 드라이브 및 SAS SSD (Solid State Drive)를 지원한다. SAS SSD 로 스토리지 어레이를 구성할 경우 고성능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대규모의 RAID 환경을 통해 스토리지 어레이의 처리 능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으며, 용량이 필요한 경우에는 7200rpm 고용량 드라이브를 사용해 인클로저당 최대 12TB의 용량 구성이 가능하다.

또한 디스크 트레이에서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기존의 파워엣지 시리즈에서 사용하던 디스크 트레이와 같은 트레이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패밀리 룩 뿐이 아니라 실제로 몇몇 부품들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관리 측면에서의 번거로움을 줄여 주기도 한다. 11세대 파워엣지 서버와 함께 구성할 경우, 디스크 부분에서 별도로 부품을 구분할 필요 없이 통합적으로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 '80플러스 실버' 인증을 획득한 600W 파워를 이중화로 구성했다.

후면의 구성 또한 구성 면에서는 크게 특별할 게 없다. 완전하게 이중화 구성된 두 개의 핫 플러깅 지원 파워 서플라이와 인클로저 관리 모듈(EMM) 을 찾아볼 수 있을 뿐이다. 이중화 구성된 파워 서플라이는 전원 공급 면에서의 가용성을 크게 높여주며, 인클로저 관리 모듈은 이중화되면서 복수 경로 지원 뿐 아니라 다른 활용법의 여지까지도 남겨 두게 되었다.

MD1220에 사용된 파워 서플라이는 80플러스(PLUS) 실버(Silver) 인증을 받은 600W 모델이다. 80플러스 실버 인증의 효율은 약 85% 이상으로, 인증을 받지 못한 제품에 비해 같은 용량을 사용하더라도 소비 전력 면에서 더 적어 소유비용 면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 또한 변속 온도 조절 팬이 장착되어 있어 쿨링에 들어가는 에너지 효율까지 극대화했다.

여기에 소비 전력이 적은 2.5형 드라이브를 사용하는 덕분에 성능과 확장성 대비 전력 효율은 최고 수준이다. 2.5형 드라이브는 일반적으로 3.5형 드라이브와 비교해 전원 소비량은 절반, 공간 면에서는 30% 정도만을 사용한다. 그 덕분에 소형 폼팩터 구성에서도 24개의 디스크를 사용하면서 3.5형 디스크를 사용하는 MD1200과 같은 파워 서플라이를 공유하는 구성이 가능했다.

▲ 인클로저 관리 모듈은 MD1200 시리즈에 공통적으로 사용된다.

인클로저 관리 모듈 또한 이중화 구성되어 있다. 이 모듈은 MD1200 시리즈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며, 외부와의 인터페이스는 6Gb/s SAS 인터페이스를 사용하고 있다. 전 세대의 모델이 3Gb/s SAS 인터페이스를 사용한 데 비해 이 모델은 6Gb/s SAS 인터페이스를 사용한 덕분에 대역폭은 물론 최대 35% 수준의 IOPs 향상까지 얻을 수 있었다.

MD1220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이 모듈이 한 개 이상 있어야 하며 한 개의 모듈로도 24개의 디스크 전체를 구동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중화 구성을 해 두는 쪽이 리스크 관리나 기능성 면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인다. MD1220은 세 가지 방법으로 구성 가능하며, 이 중 반드시 두 개의 모듈이 필요한 것이 두 가지이기 때문이다.

MD1220의 인클로저 관리 모듈은 핫 플러그를 지원하여 중복 경로 연결이 되어 있을 경우 하나의 관리 모듈에 이상이 생기더라도 스토리지 어레이를 사용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디스크 접근에 문제가 생길 경우 나머지 하나의 관리 모듈과 동기화하여 요청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복 경로 구성의 경우 I/O 로드 밸런싱을 통해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다.

MD1220의 구성은 크게 세 가지다. 1)하나의 인클로저 관리 모듈을 하나의 호스트 컨트롤러와 연결해서 MD1220을 단일 시스템과 연결 구성하는 '단일 경로 통합 모드', 2)두 개의 인클로저 관리 모듈을 하나의 호스트 컨트롤러에 중복 경로 배선으로 연결하여 단일 시스템과 연결 구성하는 '중복 경로 통합 모드', 3)MD1220의 디스크 구성을 논리적으로 둘로 나누어 두 개의 인클로저 관리 모듈에 할당해 두 대의 시스템에 분할하는 '듀얼 인클로저 관리 모듈의 분리 모드' 등이 있다.

이 모듈 또한 체인 형태의 스토리지 확장이 가능하다. 호스트 컨트롤러의 포트 당 최대 4개의 인클로저 데이지 체인 구성이 가능하며, 단일 경로 통합 모드를 구성했을 때 가능한 최대 인클로저 확장은 기본 구성되는 PERC H800 카드 당 8대다. 이 때 연결은 인클로저 관리 모듈의 OUT 포트와 확장을 위한 인클로저 모듈의 IN 포트를 연결하는 것으로 작업이 완료된다.

체인 형태의 스토리지 확장 기능을 가진 덕분에 MD1220의 확장성은 대단히 유연한 모습을 보여준다. PERC H800을 사용할 경우 컨트롤러 포트 당 최대 96개, 컨트롤러 당 최대 192개의 드라이브를 지원하며 한 시스템에는 두 개까지의 컨트롤러를 장착할 수 있어 최대 384개의 드라이브를 구성할 수 있다. 이 정도면 확장성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수준이다.

▲ MD1220은 PERC H800을 통해 시스템과 연결된다.

▲ 카드와 스토리지 어레이를 간단히 연결해본 모습.

기본적으로 MD1220은 델의 SAS RAID 컨트롤러인 PERC H800과 함께 구성된다. PERC H800은 외장 스토리지 어레이를 위해 두 개의 6GB/s 외부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으며, 컨트롤러 캐시는 512MB를 탑재하고 있다. PCI 익스프레스(Express) 2.0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으며, RAID 구성은 0,1,5,6,50,60을 지원한다. 최대 지원 드라이브 수는 192개다. 또한 전통적으로 PERC 컨트롤러는 델 브랜드의 서버에서만 제대로 된 동작을 보증한다.

이 컨트롤러가 가진 두 개의 포트를 모두 연결할 경우 중복 경로 구성이 가능하며, 이 때 자동 I/O 로드 밸런싱 기능을 통해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다. PERC H800은 단일 경로가 포화되기 시작하는 시기를 감지한 후에 두 경로에서 트래픽을 조절해 인클로저 관리 모듈과 스토리지 어레이, 그리고 호스트 컨트롤러의 성능을 최적화한다.

MD1220이 제공하는 기능은 PERC H800의 비중이 높다. MD1220 자체는 사실 디스크 수납과 구성을 위한 인터페이스 정도고, 실질적으로는 PERC H800이 메인 컨트롤러로써 기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현재 PERC H800은 MD1200/1220에서만 제공되고 있는 만큼, 실질적으로는 전용 컨트롤러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또한 PERC H800은 자체 암호화 드라이브(SED) 기능을 지원한다. 이는 스토리지에 사용되는 데이터에 드라이브 레벨 암호화를 사용하여, 보안 권한 없이 스토리지에 접근하려는 시도를 막을 수 있는 기능이다. 또한 드라이브의 용도를 변경하거나 폐기할 때 데이터를 영구히 제거하는 '즉시 안전하게 지우기(Instant Secure Erase)' 기능을 지원한다.

PERC H800은 MD1220 어레이 내의 스토리지에 대해 활성화된 디스크 수에 상관없이, 컨트롤러에 연결된 전체 어레이를 단일 장치로 인식하고 통합 RAID 구성을 지원한다. 컨트롤러 당 최대 192개의 드라이브를 한 번에 RAID 구성 관리할 수 있는 셈이다. RAID 구성은 PERC H800의 RAID 바이오스에서 설정하거나, 통합 서버 구성기(Unified Server Configurator)나 오픈매니지 스토리지 매니저(Openmanage Storage Manager)로 구성과 관리가 가능하다.

설치 면에서도, 시스템에 직접 연결되는 DAS의 구조 상, 설치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사용하고자 하는 서버에 PERC H800을 설치하는 것이 될 정도다. 물론 이 또한 단지 컨트롤러를 장착한 뒤 시스템을 켜고, RAID 구성을 한 뒤 운영 체제에서 장치 드라이버 정도를 잡으면 된다. 외부 스토리지지만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하드 디스크와 같은 셈이다. 이는 SCSI 인터페이스에서부터 볼 수 있던 특징 중 하나다.

■ 성능 집약적인 어플리케이션에서 확인되는 고성능

MD1220은 전 세대와 달리 6Gb/s SAS 인터페이스와 PERC H800을 사용해 IOPs는 최대 35% 정도까지 증가, 최대 전송속도는 기존 3Gb/s SAS 인터페이스의 두 배에 달한다. 이런 수치가 단일 드라이브에 제시되었다면 큰 의미가 없겠지만, MD1220처럼 아예 '수량' 단위로 RAID 구성될 경우에는 이 수치를 실질적인 성능 수치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이에 아크로팬에서는 실제로 MD1220를 구성해 성능을 테스트해 보았다. 사용된 서버는 델의 11세대 파워엣지 제품군 중 스토리지에 아쉬움이 남을 만한 모델인 1U 폼팩터의 파워엣지 R610을 사용했다. R610의 리뷰 당시 사용했던 서버는 스토리지 구성이 10,000rpm 300GB 2.5형 SAS 디스크 단일 구성이었던 만큼, 그 때 당시의 결과와 같은 서버에 MD1220을 연결한 결과를 비교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MD1220은 두 개의 인클로저 관리 모듈을 중복 경로 구성했으며, 24개의 2.5형 15,000rpm 146GB SAS 디스크 드라이브를 RAID 5 단일 어레이로 구성하고 운영 체제에서 파티셔닝해 테스트했다. RAID 어레이의 특성상 단일 디스크에서 볼 수 있는 위치에 따른 성능 기복을 찾아볼 수 없는 만큼, 파티션의 위치는 수치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운영 체제에서 사용 가능한 용량은 전체 3130.75GB 정도며, 각 파티션은 NTFS로 포맷했다.

테스트에 사용된 운영 체제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윈도우 서버(Windows Server) 2008 서비스 팩 2 버전이다. 테스트는 디스크의 자체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100GB 정도의 영역을 파티셔닝해 IOMeter 테스트, 1TB 정도의 영역에 마이크로소프트 SQL 서버 (SQL Server) 2005 서비스 팩 3를 구성하고 퀘스트소프트웨어(QuestSoftware) 벤치마크 팩토리(Benchmark Factory)를 사용해 표준 벤치마크 시나리오를 수행했다.

▲ IOMeter 64K 순차 읽기 (단위 : MB/s, 높을 수록 좋다)

▲ IOMeter 64K 순차 쓰기 (단위 : MB/s, 높을 수록 좋다)

IOMeter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64K 블럭 환경을 감안한 64K 순차 읽기, 쓰기 테스트와, 읽기/쓰기 비율이 2:1인 시나리오로 구성되는 랜덤 사용 성능을 테스트했다. 또한 4K, 16K 블럭 환경에서는 랜덤 사용 성능만을 테스트했다. 단위는 순차 읽기, 쓰기의 경우 초당 전송률(MB/s), 랜덤 시나리오에서는 초당 처리한 I/O 수다. 랜덤 시나리오의 대역폭은 결과치에 블럭 단위를 곱해서 구할 수 있다.

결과를 보면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부하가 어느 정도 걸려야 제 성능이 나온다는 것이다. 순차 읽기 테스트 결과에서는 Outstanding 수치를 여섯 가지로, 스레드 수는 5가지 단계로 테스트했는데, 제 성능이 나오는 구간은 Outstanding 64 혹은 32에서 8스레드 이상이 들어간 경우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때 나오는 최대 순차 읽기 성능은 최대 2GB/s를 넘어간다. 이는 24개 디스크의 RAID 구성과 함께 다중 경로로 구성된 SAS 6GB/s 인터페이스의 힘이다.

순차 쓰기의 경우 Outstanding 수치 64~128 정도에서 좋은 성능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디스크 최대 부하 상태로 정의되는 Outstanding 255에서는 스토리지의 처리 능력이 급격히 감소함을 볼 수 있다. 이는 어떤 스토리지든지 가지는 한계이기도 하며, 그 와중에서도 어느 정도의 대역폭을 보장한다는 것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을 만 하다. 또한 테스트 스토리지의 구성이 쓰기 성능이 약한 RAID 5라는 것을 생각하면 좋은 결과다.

▲ IOMeter 64K 랜덤 패턴 (단위 : IOPs, 높을 수록 좋다)

▲ IOMeter 4K 랜덤 패턴 (단위 : IOPs, 높을 수록 좋다)

▲ IOMeter 16K 랜덤 패턴 (단위 : IOPs, 높을 수록 좋다)

랜덤 패턴의 결과에서도 부하가 어느 정도 걸려야 제 성능이 나오는 추세는 그대로 보이고 있으며,  Outstanding 255 설정의 풀로드 상황에서 성능이 떨어지는 것 또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Outstanding 255 설정이 IOMeter에서 설정 가능한 이론적인 최대 디스크 로드라는 것을 생각할 때 이는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랜덤 패턴에서 각 패턴별 최대 성능은 주로 Outstanding 128 정도에서 볼 수 있다. 그 이전까지는 모든 스레드 패턴에서 모두 꾸준히 성능이 올라감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테스트 패턴의 처리량 정도는 충분히 받아줄 수 있을 정도의 처리 용량의 여유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처리량 자체도 4KB 랜덤 패턴에서 최대 6000 IOPS 이상을 보여 주는 등의 강력한 처리 능력을 잘 보여준다.

IOMeter 테스트 패턴의 결과로 보면, 이 스토리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은 단일 시스템에서 동작하면서 다중 스레드로 디스크의 입출력이 이루어지는 환경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이런 특성은 주로 대용량의 웹 서버, 데이터베이스, 메일 서버 등과 같은 성능 집약형 어플리케이션에서 사용할 경우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Benchmark Factory - Scalable Hardware (단위 : TPS, 높을 수록 좋다)

실제로 데이터베이스를 구동해서 성능을 측정할 수 있는 간편한 툴인 벤치마크 팩토리 테스트에서는 이 스토리지의 강력한 성능이 실제 서비스에서 어느 정도 시스템 성능에 영향을 주는지 간편히 확인할 수 있다. 이 테스트는 이전에 아크로팬에서 진행했던 파워엣지 R610의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와 비교해서 볼 경우 이 스토리지의 능력을 더 확실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테스트를 위한 시스템 구성은 윈도우 서버 2008 엔터프라이즈 에디션에 서비스 팩 2가 설치된 기본 환경이며, 데이터베이스 엔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SQL 서버 2005 서비스 팩 3를 사용해 기본 데이터베이스를 MD1220에 세팅해 진행했다. 스토리지 이외의 시스템 구성 차이나 소프트웨어의 구성 차이는 없는 상태다.

기본적인 시스템의 성능을 볼 수 있는 Scalable Hardware 테스트 항목에서는 시스템 성능에서 스토리지의 비중을 확인할 수 있다. R610의 기본 상태 벤치마크와 비교했을 경우와 비교해 디스크 성능의 비중이 큰 Insert 항목에서 기본 스토리지와 MD1220의 성능 차이는 수치 자체부터 수십 배 이상 차이가 난다. 덕분에 종합적인 성능을 볼 수 있는 Mixed Workload 항목 또한 처리량의 '단위'가 달라질 정도다.

▲ Benchmark Factory - TPC Test (단위 : TPS, 높을 수록 좋다)

표준 벤치마크 시나리오인 TPC 테스트의 경우에도 재미있는 결과를 볼 수 있다. 디스크 트랜잭션 테스트인 TPC-B와 E의 수행 결과에서 MD1220은 상당히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TPC-B에서는 12스레드에서 최대 성능을 나타낸 뒤, 그 이후는 약 3500TPS 정도에서 안정화되는 그래프를 확인할 수 있으며, TPC-E에서는 8~20 스레드 정도에서 피크 성능이, 그리고 이후 800TPS 이상의 성능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여기서 의미가 있는 결과는 TPC-E 테스트 결과다. 이 테스트가 사용하는 데이터베이스의 용량은 9GB에 가까우며, 일반 하드디스크나 작은 규모의 RAID 구성으로는 테스트용 데이터베이스를 생성하는 데만도 수십 시간이 걸리고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MD1220의 경우 9GB의 데이터베이스를 생성하고 테스트를 종료하는 데 걸린 시간이 겨우(?) 세 시간이 채 걸리지 않을 정도였다.

■ 고성능-고효율-편의성 삼박자를 모두 갖춰

▲ 다방면에서 우수한 모습을 보여주는 '델 파워볼트 MD1220 DAS 어레이'

MD1220 DAS 어레이는 여러 모로 재미있는 솔루션이다. 1U나 2U 급의 서버에 이 어레이를 추가함으로써 4U 서버 이상의 디스크 확장성과 성능을 얻을 수 있으며, 체인 형태의 확장을 통해 스토리지 집약적인 어플리케이션에도 대응될 수 있는 점, 또한 분할 모드를 통해 두 대의 서버에서 한 대의 스토리지로 마이그레이션이 가능한 점 등은 MD1220이 가진 독특한 기능들이다.

또한 2.5형 드라이브를 사용해 스토리지 밀도와 용량, 성능과 에너지 효율까지 잡았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점이다. 델의 11세대 파워엣지 서버나 MD1200 DAS 어레이와 각 부품을 공유하는 덕분에 관리에 일관성이 확보되며, 통합 서버 구성기나 델 오픈매니지 툴을 사용해 통합적 관리가 가능한 점 등, 관리 면에서도 배려를 빼 놓지 않았다.

지금까지 외장 스토리지를 선택하면서 하는 고민 중 하나가 '성능' 문제였다. 특히 많은 수의 디스크를 RAID 구성하면서, 이를 뒷받침해 줄 충분한 대역폭을 제공할 만한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게 문제였다. MD1220은 이 문제를 6GB/s SAS의 다중 경로 구성을 통해 파이버 채널 연결에 비해 성능과 비용 문제를 동시에 잡을 수 있었다.

내장 스토리지를 확충하기에는 섀시 규격이 문제고, 외장 스토리지를 쓰기에는 성능을 못 믿던 사용자들에게 MD1220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섀시 규격과 상관 없이 필요에 따라 쓸 수 있다는 외장형의 장점과, 시스템 내외부에서 모두 쓸 수 있는 6Gb/s SAS 규격을 통해 마치 시스템 내부의 스토리지와 같은 성능과 사용성을 확보해 스토리지에 대한 많은 고민들을 해결할 수 있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