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은 5월 1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의 XIV 스토리지 솔루션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IBM 펠로우로 있는 스토리지의 권위자 모쉐 야나이(Moshe Yanai) 가 방한해 스토리지 혁신에 대한 방향과, 자사 솔루션에 대한 소개를 진행했다.

모쉐 야나이는 1980년대 말 EMC에서 시메트릭스(Symmetrix) 스토리지 어레이를 개발하고 발전시켰으며, 2003년 XIV를 설립하고 확장 가능한 그리드 스토리지 시스템을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IBM은 2007년 12월 XIV와 그리드 시스템을 인수했으며, IBM의 이름으로 제품화되어 고객들에 소개되고 있다.

XIV 스토리지 시스템의 특징은 디스크, 메모리, 프로세서가 '모듈' 로 구성되는 형태의 그리드 아키텍처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컨트롤러 단위로 구성되는 스토리지 시스템에 비해 스토리지 시스템의 복잡성을 낮추고, 확장성과 성능을 보장하며, 가격 대비 용량이 뛰어난 구성 방법이다.

▲ 한국IBM 이상윤 스토리지 사업부장

이상윤 한국IBM 시스템 스토리지 사업부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 안에서의 XIV 비즈니스에 대해서 간략하게 언급했다. 그는 먼저 XIV 스토리지 시스템에 대해, 대단히 혁신적이며 차별화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자리에 참가한 모쉐 야나이가 힘든 일정을 소화할 수 있게 움직이는 '열정' 이라고도 소개했다.

이 부장은 XIV 시스템 성장 모멘텀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시스템이 워낙 새롭고 차별화되어, 고객들이 이에 대해 보고 싶어하며, 이에 한국 IBM은 가치를 보여 주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실체를 본 뒤로는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높았고, 판매 후 만족도도 대단히 높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결과 XIV 비즈니스는 매년 2배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드웨어 비즈니스의 성장 모멘텀은 하드웨어만의 판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보수와 증설까지 이어지는 '과정' 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를 이끌어내는 것은 도입한 고객의 '만족도' 다. IBM은 XIV가 시스템의 모든 부분에서 고객만족이라는 가치를 우선했으며, 이 덕분에 재구매율이 높고, 현재 매출의 상당수가 ‘재구매’로 창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부장은 국내에서의 XIV 비즈니스는 해외에 비해 다소 시작이 늦은 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외국에 비해 추가 구매를 빨리 결정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미 구매 레퍼런스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한 고객 만족 부분을 관리하면서 고객들의 추가 구매를 통한 시장 모멘텀 유지를 해 나갈 계획임을 소개했다.

▲ IBM 시스템 테크놀로지 그룹 펠로우 모쉐 야나이

이어 IBM 시스템 테크놀로지 그룹 펠로우 모쉐 야나이의 세션이 진행되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스토리지는 IT 안에서도 독특하고 고유한 성격을 가진 부분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데이터는 무한히 증가할 수 있지만, 미디어는 물리적으로 유한하며, 이를 극복할 파격적인 기술이 요구되는 시점에 왔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의 스토리지의 문제점으로는 '복잡성' 이 지적되었다. 최근 엔터프라이즈 환경의 스토리지 시스템에서 요구되는 것은 단순함이다. 하지만 현재의 아키텍처는 지나치게 복잡하고, 아키텍처의 변화 없이는 이를 만족시킬 수 없다. 그리고 XIV는 이런 부분에서 기존의 방법이 가진 한계를 극복 가능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솔루션이 갖춰야 할 특징으로는 다섯 가지가 제시되었다. 사용자의 실수까지 감안되는 신뢰성, 하드웨어 장애가 생기는 환경에서도 유지되는 일관적인 성능, 성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반드시 필요한 기능들의 지원, 사용하기 쉽고 관리하기 쉬울 것, 그리고 가격 효율이 높을 것이 그것이다.

XIV는 여기서 특히 '일관된 성능' 부분에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되었다. 실제 사례로, 하드웨어 장애를 감안한 시스템 절반의 비활성화 상태에서도 XIV는 성능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경쟁 제품 대비 3배 빠른 성능을 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이런 높은 성능이 저렴한 7,200rpm SATA 드라이브로도 구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기존의 스토리지 시스템과는 '개념' 이 다르다.

기존에 사용하던 스토리지 구조는 클러스터 아키텍처 기반이다. 이 구조는 여러 개의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캐시를 공유하며, 캐시의 중요성이 높다. 하지만 이 캐시가 병목 현상을 초래하기 시작했으며, 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이는 확장성과 성능, 그리고 사용률 측면에서도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기존 구조에서 고성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큰 비용 부담을 감수해야 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시된 것이 '스토리지 티어' 다. 이는 성능과 용량 중 어느 부분에 역점을 둘 지를 지정해, 그에 맞게 여러 계층의 스토리지를 구성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은 복잡성을 가중시키고, 티어 간 데이터 이동에 따른 성능 문제와 함께 낮은 사용률이 문제된다.

XIV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그리드 아키텍처' 를 사용했다. 이는 기존의 클러스터 아키텍처의 대부분을 '노드' 형태로 모듈화하고, 이를 스위치로 엮어 병렬 구성하는 형태다. 모든 데이터는 각 노드에 균등 분산되어 병렬 처리되기 때문에 노드의 수가 많을 수록 성능은 계속 올라가는 형태다. 기존 RAID에서의 모드 0, 스트라이핑과 유사하다.

이 시스템은 I/O 요청에 모든 노드가 동시에 반응하고, 분산 처리를 수행하게 되어 자연적으로 로드 밸런싱이 가능한 구조다. 이는 각 노드를 묶음과 함께 전체를 하나의 풀 형태로 가상화함으로써 가능해진 것이다. 여기에 성능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프리패치와 스마트 캐시 알고리즘이 시스템 성능을 최적으로 유지한다.

이런 구조 덕분에 XIV는 기존 스토리지 시스템이 가지던 문제점인 '핫 스팟' 이 원천적으로 사라지고, 다양의 입출력 요청에도 성능의 급격한 저하가 없다. 내부 처리량이 외부 인터페이스에 비해 대단히 커서, 실질적으로 사용자는 대용량 로드 환경이나 일부 노드의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성능의 저하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 XIV는 스토리지를 위한 그리드 네트워크를 랙 안에서 구현한 형태

XIV는 다수의 모듈이 병렬 분산 구조로 구성된다. 각 모듈에는 디스크와 컨트롤러, 프로세서와 메모리 등 컴퓨팅 능력이 할당되며, 이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가상화를 통해 하나로 묶은 형태다. 덕분에 기본적으로 모듈을 확장함에 따라 용량과 성능이 선형 비례로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새로운 용량 증설이나 모듈 장애가 일어나도 자동적으로 평형 상태를 유지 가능하다.

XIV 시스템의 하드웨어는 6개 모듈로 구성되는 부분 랙 구성과 15개 모듈의 풀 랙 구성이 있다. 부분 랙 구성에는 3개의 데이터 모듈과 3개의 인터페이스 모듈이 있으며, 72개의 1TB SATA 드라이브를 사용해 총 27TB의 사용 가능한 공간을 얻을 수 있다. 풀 랙 구성에서는 180개의 2TB SATA 드라이브가 사용되어 161TB의 공간 구성이 이루어진다.

백업을 위해서는 씬 프로비저닝과 스냅샷 기능을 사용하며, 전반적인 스토리지 활용률이 경쟁 솔루션 대비 대단히 높다는 것이 장점으로 제시되었다. 그리고 디스크 장애나 모듈 장애 시에도 자가치료를 통한 리던던시 확보가 가능하며, 자가 치료를 위해 별도의 스페어 하드웨어가 아닌, 스토리지에 마련된 여분의 용량을 활용한다고 소개되었다.

또한 비교적 저전력, 고용량의 SATA 드라이브를 사용하므로 비슷한 용량 대비 상면 면적과 소비 전력 등 '경제성' 에서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이 소개되었다. 그리고 7,200rpm 급의 디스크를 사용하면서도 경쟁 솔루션들이 사용하는 15,000rpm 급 하드 디스크나 SSD에 비해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규모 디스크의 완전 병렬 처리가 만들어 낸 힘이다.

XIV는 도입에 있어, 시스템을 정지하지 않고도 기존 시스템에서의 마이그레이션을 성능 저하 없이 백그라운드로 수행 가능하며, 이는 도입 부담을 줄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도입 이후 지속적인 비용 발생 요인이 되는 씬 프로비저닝, 가상화, 복제, 관리 툴 등의 소프트웨어가 무료로 제공되고, 스토리지 관리도 대단히 간편해 비용과 관리 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되었다.

▲ 시종일관 토로의 대상은 전 직장이자 경쟁사인 'EMC'

Q1 : EMC가 계층화, 가상화 스토리지를 계속 소개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1 : EMC의 경우 현재 스토리지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 못하다. 이는 아키텍처의 한계 때문이다. 예를 들어 VMAX 엔진을 볼 경우 독립적인 단위 구성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것들이 버추얼 매트릭스로 연결되는 클러스터링 기술이며, 중앙에 캐시를 놓고 공유하는 방식이다.

클러스터 구조의 제약 때문에 힘든 면이 있다. 이 덕분에 고객들이 XIV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중이다. 현재 XIV의 성장세는 분기별로 2배에 다다르고 있다. 우리의 신규 고객의 56%가 기존 EMC 고객들이다. 이는 기존 기술들의 제약점을 느꼈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아키텍처가 바뀌어야 하나, EMC는 이를 해내지 못했다.

Q2 : 앞으로 XIV가 주력 스토리지가 될 것인가? 기존 하이엔드 제품이 있는데 이들과의 조율은?

A2 : 주력으로 가져갈 예정이다. XIV는 오픈 시스템 형태에서 27TB 이상의 용량이 필요한 시장에 소개할 것이다. 이보다 적은 용량의 메인프레임 부분 등에서는 기존 스토리지 시스템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하지만 스토리지의 경우 성장 조건을 본다면 현재 필요량보다 크게 도입할 필요가 있다.

Q3 : SSD를 도입할 예정이 있는가?

A3 : 예정이 없다. SSD는 용량 대비 너무 비용이 높다. XIV는 경쟁사의 SSD 사용 스토리지 정도 이상의 성능을 이미 7,200rpm 디스크로 내고 있으며, 더 높은 용량과 비용 효율을 제공한다. 성능 문제로 SSD를 도입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

Q4 : 왜 굳이 EMC를 나와서 XIV를 만들었나?

A4 : EMC는 대기업이고, 혁신적인 제품이 기존 제품과 상충되는 면이 있어 개발에 적극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공한 회사에서는 파격적인 기술 개발이 어렵다. EMC를 떠나지 않았다면 이 제품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이 기술은 EMC의 기존 제품과 충돌되기 때문이다. XIV는 현재 시점에서 혁신적으로 널리 확산되겠지만, 또 20년 뒤에는 새로운 혁신적인 기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