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로스트 플래닛 2 (PS3)

'로스트 플래닛'은 한국 게이머들에게 상당히 친숙한 브랜드다. 아무래도 첫 번째 작품에서 한류 스타 이병헌 씨의 랜더링 캐릭터가 등장해 게임분야를 넘어 연예계에서 큰 화제가 된 덕이 크다. 게다가 첫 작품에서 공상과학물(Sci-Fi) 성격을 견지하면서 캐릭터성과 드라마를 연계시켜 영화와 같은 게임을 만든 덕분에 하나의 웰메이드 영상물을 접한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2편에 들어오면서 이병헌 씨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지만, EDN-3rd의 풍광은 여전하다. 좀 달라진 점이 있다면 혹한의 필드가 열사의 사막이나 밀림 등으로 더 다양해졌다는 점 정도. 그리고 4인 분대전투에 포커스가 맞춰지면서 '영웅적인 플레이' 보다는 전략적인 플레이가 더 강조되었다는 점 정도가 큰 차이라 할 수 있다.

게임 컨셉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다. 무엇보다, 이 게임은 싱글플레이는 옴니버스 방식으로, 멀티플레이는 최대 16인이 결전을 펼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싱글플레이에서 만날 수 있는 적들이 행태가 다소 호오비가 갈릴 형편이 있어, 멀티플레이에서 '사람 대 사람'으로 싸워보는 것이 더 흥미진진한 재미를 줄 것으로 보인다.

▲ 게임에 대해 개괄적인 컨셉을 보여주는 30초 분량 TV CF

게임 발매 이전부터, '로스트 플래닛 2'는 캡콤의 오리지널 개발엔진인 'MT프레임워크 2.0'으로 만들어졌다고 홍보되었다. 대개 언리얼 등 유명 게임엔진을 라이센스해 게임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 한국 게이머 입장에서 보기에 자체 개발엔진을 고집한다는 것이 다소 독특하게 보일 일인데, 근본적으로 비주얼에 포커스를 맞춘 만큼 제 목적은 이룬 것으로 보인다.

전작의 설원이나 실내 맵은 비주얼 이펙트가 크게 두드러지기 어려운 편이었다. 아무래도 어두컴컴한 벙커와 순백의 설원 정도만 교차하다 보니, 게임을 즐기면서 만날 수 있는 장면은 다소 밋밋했다. 그러나 '로스트 플래닛 2'로 넘어오면서 상당히 다양한, 그리고 장대한 비주얼을 만나볼 수 있다. 특별히 적들과 조우하는 것만 아니라면 경치 구경하는 맛이 다 날 정도다.

적과의 전투에서 비주얼적인 효과가 강조된 것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부분이라면 보스 캐릭터와의 결전이라 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캐릭터에 비해 압도적인 크기의 몬스터들이 보스로 등장하기 때문에 화면에 꽉 차는 몬스터들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압도한다. 그런데 보스 몬스터가 너무 커서 그런 모양인지, 플레이 패턴에 의지해 클리어해야 되는 경향이 다소 강하다.

▲ 택티컬 배틀 성격이 있어 지능적인 슈팅이 필요하다.

콘솔의 특장점이라 할 수 있는 싱글플레이는 옴니버스 식 구성으로 '미션 투 미션'으로 이야기가 끊어지는 편이다. 아무래도 전작과 같이 한 눈에 알아볼 캐릭터가 드라마를 이끄는 것이 기억에 남는 사람이라면 좀 마음에 안들 수도 있을 부분이다. 게임성 위주로 게임 전체가 재편성됨에 따라, 전작에서의 스토리텔링을 기억하는 사람은 전혀 다른 게임을 만나는 듯한 느낌이다.

게다가 다운로드 캐릭터로 캡콤의 유명 게임인 '몬스터헌터'의 레우스 장비 캐릭터가 나와서 더 그런지는 몰라도, '총 든 몬헌'과 같은 느낌이 게임 중에 내내 든다. 칼과 창과 화살로 몬헌을 즐기다가 총이 그리웠던 사람이라면 안성맞춤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일단 게임 전체가 캡콤의 유명 게임들이 가진 요소가 혼재된 느낌이라 전작처럼 오리지널리티가 명확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게임 시스템 측면에서 실험이 멀티플레이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싱글플레이는 전작처럼 영상물을 본다는 관점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게임에 익숙해지기 위한 튜토리얼 모드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알맞다. 또 게임 시스템과 특성에 숙달되면 온라인에서 다른 게이머들과 더불어 서로의 기량을 겨뤄보는 것이 좋다.

▲ '이병헌'은 없지만, 특유의 세계관은 여전하다.

15세이용가 / 점수 : 7점 (10점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