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컴퓨터 부품에서 사람 손이 타는 키보드 등 입력장치를 제외하고 느린 것을 꼽는다면 대개 '저장 장치'를 손꼽는다. 하지만 저장 장치가 마냥 제자리걸음만 한 것은 아니다. 하드디스크의 용량 밀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속도도 용량만큼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또한 같은 세대, 같은 기술에서도 더 빠른 동작 속도를 얻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고안되고, 적용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Western Digital, http://www.wdc.com) 벨로시랩터(VelociRaptor) 시리즈는 SATA 규격으로 쓸 수 있는 가장 빠른 하드디스크로 정평이 나 있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사용되는 10000rpm SAS 하드디스크와 거의 동일한 사양을 갖춘 벨로시랩터는 기존 7200rpm 하드디스크와 비교해서는 확실한 성능을, 그리고 SSD(Solid State Disk) 에 비해서는 뛰어난 가격대비 성능과 용량을 자랑한다.

▲ 제조사의 주장대로, '벨로시랩터'는 SATA 하드디스크 중에서 가장 빠르다.

■ 성능과 용량 모두를 충족시키는 '하드디스크'

'하드디스크'로 대표되는 스토리지 미디어의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을 꼽는다면 성능과 용량이다. 지금까지 데이터의 용량은 꾸준히 커져 왔고, 이를 계속 수용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용량의 증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이렇게 증가하는 데이터들과, 점점 처리 가능한 데이터의 양이 증가하고 있는 컴퓨터들과의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는 성능 또한 이에 맞추어 증가해야 한다.

현재 이 두 가지를 가장 균형 있게 만족시키는 저장 매체는 '하드디스크' 다. 하드디스크는 지금까지 오랜 기간 사용되어 안정화된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충분히 검증된 형태의 매체다. 또한 현재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SSD에 비해 높은 가격 대비 용량과, 실용적인 성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일반적으로 쓰는, 흔히 말하는 '하드디스크'로 통칭되는 '자기 디스크 드라이브' 는 현재 컴퓨터 안에서 몇 안되는 기계적 동작 특성을 가지는 부분이다. 원형의 자기 디스크를 고속으로 회전시키고, 그 위에서 헤드를 움직여 원하는 부분의 데이터를 읽어 내는 방식으로 동작하는 이 드라이브의 성능은, 디스크의 밀도와 회전 속도에 달려 있다.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플래터의 동작 특성은 성능과 직결된다. 플래터 위에 데이터는 원형의 트랙 형태로 기록되는 만큼, 회전으로 만들어지는 선속도와 디스크 밀도의 곱은 물리적으로 하드디스크가 읽을 수 있는 단위 시간당 최대한의 데이터 양이 된다. 또한 플래터의 회전 수와 디스크 헤드의 속도는 드라이브의 검색 속도에 직결된다.

이 정도까지만 들으면, 하드디스크의 속도를 증가시키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디스크의 밀도를 높이고 회전수를 증가시키면 된다. 또한 용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안에 들어 있는 플래터의 밀도를 높이거나, 다수의 플래터를 장착하면 된다. 이 외에 캐시를 늘리고 헤드의 동작 특성을 최적화하여 성능을 더 끌어올리는 방법이 있으며, 이는 최근의 하드디스크들이 공통적으로 채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는 원형의 플래터를 회전시키는 기계적인 부품이다.

하지만 이게 말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디스크의 밀도를 높이는 것은 헤드의 정밀도와, 제조 공정이라는 '물리적 장벽' 을 넘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한정된 공간에 더 많은 데이터를 기록하기 위해서는 그 밀도를 높여야 하며, 디스크의 데이터 기록 밀도와 더 정밀한 헤드, 그리고 데이터의 읽기와 쓰기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강력한 보정 방법이 동원되어야 한다.

또한 디스크 용량을 위해 플래터를 다수 장착하는 경우 가장 큰 문제로 물리적인 공간 문제가 있다. 표준으로 쓰이는 각종 폼팩터 제약에 묶이는 탓에, 다수의 플래터를 탑재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현재 드라이브들이 대부분 최대 4장 이내의 플래터를 사용하는 것은 이런 어려움 때문이다. 여기에 플래터의 불량률 문제와 함께 전략 소비 문제까지 있어 다수의 플래터 구성은 그리 좋은 방법이 되지 않는다.

플래터의 회전 속도를 높일 경우 전반적인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회전수가 증가할 경우 플래터의 선속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같은 플래터를 사용하더라도 순차 전송에서 추가적인 성능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으며, 검색 속도 면에서도 이득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전제되어야 할 것은, 헤드와 디스크의 신호 처리 속도가 회전 속도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가정이다. 이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오히려 대폭 성능이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회전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플래터의 물리적 특성이 걸림돌이다. 플래터의 평활도에 문제가 있다면 회전 속도와 함께 진동과 소음, 발열이 증가하고 이는 디스크 드라이브의 신뢰성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고회전수 환경에서의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플래터가 필요하며, 당연히 플래터가 클 수록 제조 난이도가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3.5 형 하드디스크 드라이브가 7200rpm 수준에 머무르는 이유는 플래터의 '크기' 라는 제약 사항 덕분이다. 이 이상의 회전수를 가지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플래터가 필요하며, 가격적인 문제에 직결된다. 현재 대부분의 하드디스크 업체들이 10000rpm 이상의 하드디스크부터는 3.5형이 아닌 2.5형 디스크를 사용하고 있는 것도 이런 물리적인 문제 때문이다.

2.5형 디스크를 사용할 경우 디스크 끝 부분에서의 원심력 자체가 작아 고회전에 유리하며, 평활도 확보 면에서도 유리한 면을 가지고 있다. 물론 디스크의 선속도 면에서는 지름이 작은 만큼 3.5 형 드라이브에 비해 다소 밀리지만, 회전수를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어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2.5형 디스크를 사용할 경우 추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으로는 전체 디스크 검색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있다. 디스크 크기 자체가 작은 만큼 헤드가 움직이는 거리도 짧고, 디스크 전체에 이르는 랜덤 패턴에서 높은 회전수와 함께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플래터 외주와 내주에서의 속도 차이가 적다는 것도 작은 디스크를 사용하여 얻을 수 있는 장점이다.

▲ 궁극의 SATA 기반 하드디스크를 추구한 '벨로시랩터'

■ 접근하기 쉬운 '엔터프라이즈' 하드디스크

웨스턴디지털 벨로시랩터 시리즈는 위에서 고민했던 스토리지 디바이스에 관한 고민에 대한 색다른 해결책을 제시한다. 바로 10000rpm 회전수를 갖춘 엔터프라이즈급 드라이브의 기계적 성능과, SATA 인터페이스라는 보편적인 인터페이스를 접목한 것이다. 사실 이 드라이브는 SATA 인터페이스라는 것을 제외한다면, 엔터프라이즈급 SAS 드라이브 수준의 기계적 성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조합은 지금까지 고성능 스토리지가 가지던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해 준다. 먼저, 비교적 가격이 높고 사용이 까다로운 SCSI나 SAS 컨트롤러 없이, 기본적인 SATA 컨트롤러만을 탑재한 시스템으로도 훌륭한 성능을 보일 수 있어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같은 인터페이스에서 사용 가능한 SSD에 비해서는 비슷한 가격에 수 배의 용량을 얻을 수 있다.

벨로시랩터 시리즈는 태생이 엔터프라이즈용 디스크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10000rpm의 고회전 특성을 가지면서도 뛰어난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2.5형 폼팩터 기반의 디스크를 사용하는 만큼, 기존의 10000rpm 이상의 고성능 디스크들에 비해 적은 전력 소비를 가지면서 3.5형 폼팩터와의 호환을 제공한다는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 벨로시랩터는 독특하게 '패키지' 이면서 '패키지' 가 아니다.

벨로시랩터의 외관은 여타 하드디스크와는 사뭇 다른, 독특한 모습이다. 2.5형의 기본 폼팩터에 3.5형과의 호환성을 제공하기 위한 컨버터와, 발열 제어를 위한 히트싱크가 조합된 모습은 일반적인 하드디스크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이 히트싱크와 컨버터 솔루션은 별 형태의 나사로 체결되어 있으며, 분해가 가능하다.

이 독특한 히트싱크 솔루션은 '아이스팩(ICEPACK) 마운팅 프레임' 이라 불리며, 하드디스크가 동작하면서 생기는 열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10000rpm 수준의 디스크가 내는 열은 아무리 폼팩터가 최적화되어 있더라도 만만치 않은 수준인데, 밸로시랩터는 아이스팩 마운팅 프레임을 사용해 비교적 손쉽게 하드디스크의 발열 문제와 폼팩터의 호환성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눈길을 끄는 것은 2.5형 폼팩터에서 3.5형 폼팩터의 커넥터 위치 변경을 위한 컨버터다. 벨로시랩터는 기계적인 측면에서 보면 2.5형 디스크를 3.5형 마운팅 프레임에 단순히 조합한 형태다. 그리고 마운팅 프레임과 함께 이 폼팩터의 차이를 메워 주는 것이 컨버터로, 이를 사용해 벨로시랩터는 기계적인 측면에서 2.5형과 3.5형 폼팩터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 실제로 2.5형 폼팩터 제품에서는 마운팅 프레임과 컨버터를 제거하여 출시하고 있어, 조합형 파츠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 개인도 쓰기에 좋지만, 엄연히 '엔터프라이즈 클래스' 제품

벨로시랩터의 라벨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이라면 용량을 들 수 있다. 리뷰에 사용된  WD6000HLHX 모델은 원시 용량 600GB를 제공하는 드라이브로, 기존 제품에 비해 용량이 두 배 가량 높아졌다. 전통적으로 소형 디스크를 사용해 온 랩터 시리즈에 비추어 볼 때 이는 플래터의 기록 밀도가 크게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플래터의 기록 밀도가 높아졌을 때의 장점은 앞에서 소개했던 바 있지만 용량과 속도 양 쪽 측면에서 모두 나타난다. 600GB 라는 용량은 이제 7200rpm 급 디스크들의 용량과 비교해서도 사용에 크게 모자람이 없는 수준에 다다랐다는 의미가 있다. 덕분에 이제 이런 고성능 드라이브 제품군도 '실용성' 측면을 내세울 수도 있게 되었다.

또한 라벨에서 확인 가능한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에 걸맞게 벨로시랩터는 신뢰성을 위한 기능들을 가지고 있다. 외부 진동에 감응해 작동과 성능을 최적화하는 RAFF(Rotary Acceleration Feed Forward) 기능이나, 기록 헤드가 디스크 매체와 접촉하지 않게 하는 'NoTouch' 램프 로드 기술 등을 통해, 엔터프라이즈 급 신뢰성인 140만 시간의 MTBF를 확보하고 있다.

▲ 'SATA 3' 규격은 하위 규격과 물리적 호환성이 유지되고 있다.

성능 면에서는, 플래터의 개선과 함께 캐시 메모리가 32MB로 늘어나고 6Gbps의 SATA 3 규격을 지원하여 이전 세대 대비 15% 정도의 성능 향상을 가져왔다. 물론 SATA 3 규격은 기존 규격들과 물리적, 신호적인 호환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벨로시랩터를 사용하기 위해 굳이 새로운 컨트롤러나 메인보드를 장만할 필요는 없다.

또한 SATA 규격을 사용하는 덕분에 비교적 고가의, 까다로운 호환성을 가진 SAS 컨트롤러를 갖추지 않고도 10000rpm의 고성능 드라이브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지금까지 10000rpm 이상의 하드디스크는 대부분 SCSI나 SAS 규격으로만 등장했던 만큼 이를 맛보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해야 했지만, 벨로시랩터는 보편적인 SATA 규격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현재의 SSD나 하드디스크들은 기계적인 성능을 볼 때, 3Gbps 수준의 SATA 2나 SAS 규격들로도 충분한 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 싱글 로드가 걸리는 상황에서 최근의 15,000rpm 수준의 드라이브가 최대 200MB/s 전후의 성능을 보이고 있으며, SSD의 경우에도 아직까지 단일 드라이브 단위에서 300MB/s 에 다다르기에는 여유가 있다.

하지만 드라이브가 대용량 캐시를 가지고, 이 캐시의 히트율이 높을 경우에는 인터페이스의 덕을 볼 수 있다. 기계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캐시 메모리에서 바로 나갈 경우에는 이론적인 인터페이스의 대역폭을 모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드디스크에서 캐시가 점점 커질 수록, 그리고 특정 패턴의 반복 작업 환경에서는 인터페이스가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나올 수 있다.

■ 한 차원 높은 수준의 '고성능' 돋보여

▲ '벨로시랩터' 하드디스크 제품 사양

▲ '벨로시랩터' 테스트 시스템 구성

벨로시랩터는 기본 사양부터 일반적인 데스크톱 시스템에 사용하는 드라이브에 비해 한 차원 높은 수준이다. 그 만큼 일반적인 7200rpm 수준의 하드디스크에 비해 높은 가격대를 가지고 있지만, SSD와 비교한다면 비용 대비 용량 부분에서 더 유리한 면이 있다. 또한 SSD에 비해 비교적 오랜 시간동안 검증된 기술이라는 신뢰성 부분의 장점도 있다.

테스트 시스템과 시나리오는 제품이 서버 또는 스토리지 외에도 하이엔드와 워크스테이션 레벨을 고루 해당된다는 점을 고려했다. 테스트에는 인텔 i7 920과 X58 칩셋을 사용한 메인보드를 사용했으며, 벨로시랩터는 ICH10R에 SATA2 AHCI 모드로 접속되었다. 사용한 운영체제는 윈도우 7 얼티밋(Ultimate) x64 를 사용했으며, Intel Rapid Storage Technology 드라이버를 사용해 성능을 최적화했다.

테스트 시나리오는, 최근의 운영 체제들은 하드디스크의 입출력 작업에 있어 꼭 단일 스레드 전송만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반영했다. 가장 기본적인 싱글 스레드 환경에서의 하드디스크의 반응 속도와 성능과 함께, IOMETER 를 사용한 다중 스레드에서의 총 전송률과, 랜덤 시나리오에서의 IOPS 를 확인했다. 모든 테스트는 단일 드라이브 상태로 수행되었다.

▲ HD Tune 3.50 테스트 결과, 전송률은 높을 수록, 검색 시간은 낮을 수록 좋다.

간단하게 싱글 스레드 환경에서의 성능을 알아볼 수 있는 HD Tune 3.50의 결과는 벨로시랩터의 기계적 성능과 특성을 한 눈에 보여 준다. 이 테스트는 단 하나의 데이터 스트림을 사용해 디스크 전체 영역에서의 순차 읽기 성능과 무작위 데이터 검색 시간을 측정하며, 가장 간단하고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형태의 툴인 만큼, 비교 데이터 또한 풍부하다.

벨로시랩터는 이 결과에서 7200rpm 급 하드디스크들과는 격이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순차 읽기 성능에서의 평균 읽기 성능에서부터 최근의 고용량 플래터를 사용하는 3.5형 7200rpm 하드디스크들에 비해 한 단계 높은 성능을 보여 주고 있으며, 특히 가장 속도가 나오지 않는 플래터 내주의 읽기 성능조차 90MB/s를 넘으며, 내-외주간의 차이도 비교적 크지 않은 모습을 보여 준다. 이는 앞에서도 언급한 작은 플래터 크기에서 오는 특성이다.

또한 작은 플래터와 고회전 등의 기계적 특성에서 오는 평균 검색 시간 수치는 도저히 7200rpm급 하드디스크가 넘보지 못할 위치에 있다. 일반적인 3.5형 7200rpm 하드디스크들이 지금까지 10~12ms 라는 기계적인 '한계' 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벨로시랩터가 가지는 7.2ms 라는 검색 시간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15,000rpm에서는 이보다 더 줄어서 5ms 대의 검색 시간 기록을 볼 수 있다.

이 '짧은 검색 시간' 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작은 파일의 무작위 입출력이 이루어질 때다. 일반적인 윈도우 사용 환경에서의 입출력이 이에 해당되는데, 이 때 고성능 하드디스크들은 단순한 순차 전송 속도 차이 이상의 큰 성능 격차를 유감 없이 보여준다. 이는 검색 시간의 단축으로 인한 단위 시간당 요청 처리량의 증가 덕분으로 볼 수 있다.

▲ IOMeter : 64K 순차 읽기, 단위는 MB/s, 수치는 높을 수록 좋다.

▲ IOMeter : 64K 순차 쓰기, 단위는 MB/s, 수치는 높을 수록 좋다.

IOMeter 순차 전송 테스트는 블럭 사이즈 64KB 설정 상태로 테스트했다. 샘플링은 5분간의 읽기, 쓰기 결과의 평균값이며, 최대 8스레드까지의 입출력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가정했다. 순차 입출력에서 멀티스레드가 접목된다면, 실제 하드디스크 안에서는 순차 작업보다는 무작위 작업에 가까운 결과가 나오게 된다.

단일 스레드 환경에서 벨로시랩터의 최대 입출력 성능은 HD Tune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던 147MB/s 수준에 근접하며, Outstanding 8 이후부터 거의 차이가 없는 전송률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최근의 하드디스크가 단 하나의 데이터 요청만을 처리하는 경우는 드물며, 백그라운드 요청 등 어떤 식으로든 다중 데이터 요청을 받아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반영하는 것이 멀티스레드 테스트다.

스레드가 늘어날 경우, 각 스레드당 배분되는 대역폭은 작아지지만, 전체 대역폭에서는 오히려 특정 상황에서 단일 스레드 환경에 비해 더 높은 전송 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벨로시랩터 단일 드라이브가 최대 228MB/s의 읽기 성능과 192MB/s의 쓰기 성능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부하가 심해질 경우 다시 전송 속도는 줄어드는데, 이는 하드디스크 특유의 기계적인 특성이라고 볼 수 있겠다.

▲ IOMeter : 4K 무작위 읽기, 단위는 IOPs, 수치는 높을 수록 좋다.

▲ IOMeter : 4K 무작위 쓰기, 단위는 IOPs, 수치는 높을 수록 좋다.

▲ IOMeter : 4K 무작위 패턴 테스트, 단위는 IOPs, 수치는 높을 수록 좋다.

IOMeter 무작위 전송 테스트는 블럭 사이즈 4KB 설정으로 테스트했다. 5분간 샘플링한 결과를 사용했으며, 패턴은 무작위 100% 상태에서 읽기 100%, 쓰기 100%, 읽기와 쓰기의 비율 67:33 설정으로 진행했다. 단위는 초당 처리한 입출력 단위의 수, IOPS를 사용하고 있다. 이 테스트는 완전한 랜덤 패턴을 사용하기 때문에 하드디스크에서 볼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있다.

무작위 전송 테스트에서도 어느 정도 부하가 걸리는 상황에서 최대 처리량이 나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순차 전송과 다소 다른 점은, 이 경우에는 스레드가 늘어나고 부하가 늘어나는 상황이 와도 어차피 내부적으로는 디스크 로드의 증가로만 인식된다는 점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AHCI의 NCQ 기능이 도움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전반적인 결과는 읽기, 쓰기, 랜덤 패턴 모두 비슷한 수준의 결과를 보여 준다. 단일 스레드에서 약 300~320 IOPS 정도를 보이며, 또한 일정 수준의 부하에서 확인할 수 있는 최대 처리량 부분에서도 약 350 IOPS 수준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정도의 성능이면 다소 구형의 15,000 rpm 급 하드디스크에 버금갈 만한 수준으로, 7200rpm 급의 디스크와는 분명한 성능의 격차가 있다.

이런 성능 차이의 원인은 일단 향상된 용량에서 찾을 수 있다. 고정된 폼팩터에서 용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플래터의 기록 밀도가 개선될 필요가 있고, 개선된 플래터 기록 밀도가 전반적인 드라이브 성능 향상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온 셈이다. 2.5형 폼팩터를 사용하는 드라이브 중 최고 수준의 용량과 기록 밀도를 가지는 만큼, 일단 10000rpm 드라이브 중에서는 최상위의 성능을 가지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 서버에 적합한 고성능 대용량 스토리지

▲ SATA 인터페이스 하드디스크 중에서는 최고이자, 최선의 선택

웨스턴디지털 벨로시랩터 시리즈는 고성능과 대용량, 효율성 등을 두루 갖춰 균형이 잘 잡혀진 모델이다. 다만 다소 독특한 컨셉으로 인해 단순히 가격대비 용량만 따지는 리테일 영역에서 대중적 인기를 끌기에는 다소 불리하다. 그래서 개인 사용자가 쓸 경우에는 하이엔드, 워크스테이션, 하드코어 게이머 등 파워유저 사용자 정도로 그 영역이 한정될 수 있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는 'SATA'라는 인터페이스 규격이 제품 성격을 규정지우게 된다. 고성능 스토리지에서는 주로 SAS 규격을 메인으로 쓰고, SATA 규격을 백업이나 아카이빙 용도로 쓰게 되는데 이 때 높은 성능을 기업에 제공해줄 수 있다. 또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사업장에서 SATA 규격으로 서버, 스토리지를 구축할 때 컨트롤러 비용 등이 부담이 될 수 있는 SAS 대신 시스템을 꾸밀 수 있게 해준다.

벨로시랩터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고성능과 대용량을 동시에 요구하는 고객들에게 최적화된 제품이라 평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SAS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지 않은 PC나 워크스테이션 레벨에서 효율적으로 고성능 스토리지를 갖추고자 한다면 벨로시랩터만한 드라이브를 찾아볼 수 없다. 또 비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엔트리급 서버 시스템에서도 벨로시랩터는 전체 단가를 낮추면서 성능까지 확보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