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심즈 3 : 달콤살벌 커리어 확장팩 (PC)1

'심시티'로 게임업계의 거두로 부상했던 맥시스가 심즈를 선보인지도 벌써 10년이다. 2000년 발매 이래, 2000만 장 가량 판매되어 PC 패키지 게임 중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심즈 시리즈는 이제 단순히 게임 타이틀 하나로 보기에는 너무나 큰 족적을 역사에 남겼다. 특히 심즈 시리즈는 하염없는 확장팩 러시로도 유명한데, 지난 2009년 6월 2일에 발매되었던 '심즈 3'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 딱 발매 1주년이 지난 '심즈 3'가 두 번째 확장팩을 선보였다. 본래 제목인 'Ambitions'의 뜻을 바탕으로 '달콤살벌 커리어'라는 재기 넘치는 부제를 만들어 낸 한국 정식발매본에서는 본판과 마찬가지로 심즈들의 직업 세계를 탐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그냥 조용히 살자면 그리 살아지는 심즈의 세상이지만, 현실 세계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직업을 더욱 강화해 게임의 재미를 한층 더했다.

여기에 더해,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심즈들의 그 웅얼거리는 듯한 언어인 '심리쉬'로 자신들의 노래를 불러 게임에 삽입하기도 해 리듬을 찾아 노래의 정체를 짐작해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게이머는 심즈들을 이리저리 다루는 게임 그 자체의 재미에 음악을 듣고 알아채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재미 역시 함께 즐길 수 있다. 그래서 또냐 싶은 확장팩이지만, 손길이 안갈 수 없다.

▲ 심즈의 세계에서는 초자연적인 일도 엄연히 한 '직업'으로 대접받는다.

게이머는 확장팩으로 들어오면서 강화된 비주얼과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새로운 선택지를 받아들게 된다. 확장팩에서 강화된 직업군은 단순히 돈을 벌어 먹고 사는 그러한 차원을 넘어선, 괴이하기 짝이 없거나 위험천만한 직업들이어서 게임을 부제처럼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준다. 따로 돈 주고 사는 확장팩답게, 본판에 있는 직업은 시시하게 보이는 그러한 것들이 충만해 있다.

게이머는 심이 용감한 마을의 영웅이 될지, 또는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장난꾸러기가 될지, 재난을 극복하는 용감한 소방관이 될지, 마을을 바꾸는 수석 건축가나 세련된 문신 예술가가 될지, 억만장자 첨단기술 발명가가 될지, 시원찮은 미치광이 과학자가 될지 모두 다 자신의 컨트롤로 정할 수 있다. 또 인텔리전트한 탐정의 길과 폭력 탐정 중에서도 고민하게 된다. 그야말로 '모 아니면 도'다.

이처럼 직업 그 자체의 성격이 '익스트림'한 가운데, 심들이 일을 하는 동안에 그들의 행동과 상호작용을 손봐 게이머 의사대로 이끌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부분이다. 뭐든 작업을 시작하면 기존 성과를 다 날릴 각오로 캔슬하거나 게임 자체를 종료해야 되었던 기존 작품들을 추억해본다면 묘하게 사람 긴장하게 만드는 일이다. 실시간으로 세계가 움직이기 때문에 게임 속 변수가 왕창 늘어난 느낌이다.

▲ 독특하다 못해 사회 경계에 선 직업(?)도 하자면 할 수 있는 일이 된다.

심즈 시리즈가 10여년 동안 그 특유의 인기를 이어온 배경이라면 아무래도 살아간 길이 삶의 결과로 정직하게 투영된다는 점일 것이다. 열심히 정직하게 산 것과 사마외도를 걷는 것이 결과적으로 꼭 차이를 보이게 되어서, '사필귀정'이라는 사자성어 그대로의 삶을 디지털 세상에서도 드러난다는 점이 이 게임을 붙잡는 사람들이 심즈 시리즈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이번 작품에서 다소 독특한 컨셉의 직업이 제공되는 것이다. 직업군이 늘어나는 변화에 부합되는 각종 효과와 게임 완성도 부분, 기존 컨텐츠와의 융합 부분 등이 총체적으로 다듬어졌는데, 이런 디테일한 측면이 '심즈 3 달콤살벌 커리어'의 성격을 규정지운다. 본편에서 담지 못한 콘텐츠를 확장팩으로 보강해 나가는 전통적인 패키지 비즈니스 모델이 투영된 셈이다.

사실 이런 형태로 만들어진다면, '확장팩'은 무한증식이 가능하기도 하다. 비슷한 컨셉의 또 다른 확장팩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래도 심즈 매니아들은 자신이 소망하는 직업이나 모험이 더해진다면 기꺼이 EA에 배팅을 하지 않을까 싶다. 요즘에야 콘솔에서 DLC로 비슷한 패턴을 보여주지만, 이번에 나온 '심즈 3 달콤살벌 커리어'는 심즈 세계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주의깊게 봐야 된다.

▲ 또 다시 확장된 심즈의 세계. 그야말로 '네버엔딩'

15세이용가 / 점수 : 8점 (10점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