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실베이비에게, 투어란...??
하나, 탁 트인 경치
둘, 일반 도로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연속된 코너
그리고? ...
'맛있는 거'...♡
지하 주차장에 내팽개쳐 둔 바이크를 꺼내게 만드는 세 가지 기준이 아닐까요? 이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곳, 바로 북악 팔각정입니다. 서울에서 남산 다음 가는 라이더들의 성지죠. PCX 첫 투어의 목적지를 북악으로 잡은 까닭입니다.
"뭐야, 나는 매일 가는 북악인데 무슨 투어는 투어야?" 라고 하실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경기도민인 제게 북악 나들이는... 북악 여행기로 바꿔 불러도 손색 없을 정도랍니다. 총 주행거리가 편도로만 44.86km네요. 아, 벌써부터 피곤해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맛있는 거'...♡ 를 생각하며 PCX를 달래봅니다.
■ 전, 자랑스런 경기도민입니다. ㅠ_ㅠ
투어는 역시 함께 해야 제 맛! 바이크를 탈 때는 술을 못 마시기 때문에(다...당연한가!!) 맛있는 음식에 집착하게 되는 덩실베이비입니다. 맛있는 음식은 역시 함께 해야 제격이죠? 오늘 북악 나들이를 함께 할 야마하의 SR400입니다.
■ 두 녀석 다 참 예쁩니다. 흰색과 검정색이 묘하게 어울리네요~
오랜만에 학교에 들러 여기저기 인사를 하고, 이것저것 일처리를 하고 나니 6시. '내려오면서 가벼운 식사를 하면 될테니 시간도 딱이네~' 라는 어마어마한 착각을 했더랬죠.
■ 6시에 서울 한복판으로 향하다니... 고양이도 놀랍니다 ㅠ 제가 순진했던 걸까요?
겨우 지옥이라고? 퇴근길 뚫고 가기
출발한지 5분도 안 되어, 상도터널에서부터 시작된 체증을 겪으며 우리는, 퇴근길의 서울 시내를 고작 '지옥' 따위의 말로 묘사해도 될 것인지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거북이처럼 더딘 도로 흐름은 둘째 치고, 차체가 왜소한 이륜차다 보니 무시하고 끼어드는 차들이 적지 않아 서로를 놓친 적도 몇 번 있었습니다. (제... 제가 못 따라 가서인지도... -_-)
좁은 골목길로 접어들어 어느새 뜸해진 교통량을 보니 북악에 다다랐음을 실감합니다. 그리고 코너 시작입니다 +_+
■ 아무리 봐도 잘 찍었습니다. 이것은 무빙샷!!
진입금지 - 소장 백...?? x_ x
좌로 우로, 굽이 굽이 코너를 돌아 정상에 도착. 저기 계단 너머 팔각정이 보입니다. 택배 아저씨를 맞을 때처럼 신나게 뛰어 나가려는데!!
■ 응? 나한테 하는 말이니? 나 경기도에서 왔다고!!
새단장을 위해 8월 30일까지 공사를 진행한다고 하네요.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성지의 3대 조건, 코너에 이어 경치도 봐야지요! 그냥 돌아갈 순 없잖아요? '진입금지 팻말이 없는 곳은 진입금지가 아닐 거야' 라고 굳게 믿으며 살며시 올라가 봤습니다.
■ 대공사가 진행 중인 모양입니다. 폐허가 된 북악;;; -_-
본능에 충실한, 나는야 도시 남자
폐허를 넘어 남산타워라도 찍어볼 요량으로 살금살금 기어가는데 멀리서 관리인 아저씨가 소리칩니다. 군말없이 돌아서는 우리. ㅠ_ㅠ 경치를 놓친다면... 뭐가 남겠습니까? 오기가 생겼습니다. '맛있는 거'에서 대역전을 노리자! 삼청동에서 대충 먹고 말 생각이었으나 경치를 놓친지라 파괴적인 육식 본능이 눈을 뜹니다. 고기를 물어 뜯어 먹어야겠다는 본능. 본능에 몸을 맡기고 얼마나 지났을까? 이태원 3대 버거 집 중 하나로 유명한 썬더 버거가 눈 앞에 있습니다.
■ 잠시, 짐승이 되어도 좋습니다 +_+
치즈 버거를 냠냠 먹고 난 후의 기억이 제겐 없습니다. 남은 것은 무한한 포만감과 늘어난 적산 거리. 떠오르는 해와 인사하며 출발했던 아침이 무색하게, 늦은 밤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습니다. 뿌듯하네요. 묘한 쾌감을 느낍니다. 비교적 장거리 투어를 하고 나니 PCX에 관해 하고 싶은 이야기 거리가 넘쳐나네요. 다음 시간엔 PCX의 편의 기능에 초점을 맞춰 보겠습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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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천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