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한글과컴퓨터 한컴오피스 2010 홈에디션

월드컵 대장정이 16강전에서 비록 멈춰졌지만, IT 업계에서는 아직 그 여진이 남아 있다. 특히, 지난 그리스전 2:0 승리와 함께 장안의 화제가 되었던 한글과컴퓨터(대표 김영익, 이하 한컴, http://www.hancom.co.kr)가 펼친 '이대영 오피스' 이벤트는 서버 폭주 등의 일로 한컴에 대한 국민적인 인기와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대영 이벤트'는 한국 국가대표팀이 글자 그대로 '2:0'으로 이기면 정가의 80% 할인가격으로 '한컴오피스 2010 홈에디션 스마트'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었다. 이벤트 제품인 '한컴오피스 2010 홈에디션 스마트' 제품은 '한컴오피스 2010 홈에디션'을 온라인 패키지로 구성한 것으로, 제품의 핵심 소프트웨어인, 한글/한셀/한쇼 3종이 한데 모인 제품이다.

'제2의 한글 815'란 평가까지 받은 이번 이벤트를 통해, 정식 발매 이후 다소 조용했던 개인용 소프트웨어 시장에 참신한 바람이 불고 있다. 다시금 국산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이 널리 퍼지면서, 새로운 한컴오피스에 대한 관심도 다시금 일어나고 있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아직 미약한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이 다시금 관심을 받고 실천되는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어, 업계에서는 고무적인 일로 평가하고 있다.

■ 화제의 중심 '한컴오피스 2010 홈에디션'

▲ 한컴오피스의 핵심은 세 가지 프로그램이 담당한다. (제공 : 한글과컴퓨터)

이대영 이벤트 대상 제품인 '한컴오피스 2010 홈에디션 스마트(이하 홈에디션)'는 별도의 패키지가 없을 뿐, 오프라인에서 구매가 가능한 '한컴오피스 2010 홈에디션'과 그 구성이 같다. 하나의 패키지로 최대 3대의 컴퓨터에 설치가 가능한 홈에디션은 제품 이름처럼 가정에서 쓰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일반적으로 가정에 데스크톱 1대, 노트북 1대, 홈씨어터 또는 공용 PC 1대 정도가 많이 쓰이는 것임을 감안한다면, 홈에디션의 라이센스 형태는 개인이 집에서 쓰기에는 합리적인 구성이다. 각 기기별로 라이센스를 취득하느랴 3개의 패키지를 따로 사는 것이 아니라 홈에디션 하나면 최대 3대까지 합법적인 사용과 사후지원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셈이다.

홈에디션은 윈도우 2000 SP4, 윈도우 XP, 윈도우 비스타, 윈도우 7 등 국내에서 널리 쓰이는 윈도우 운영체제용으로 나왔다. 여기에 한글 2010, 한셀 2010, 한쇼 2010 등 주요 소프트웨어와 한컴사전, 한컴타자연습, V3 Lite, 글꼴 및 클립아트 모음, 그리기 마당, 문서 마당, 한쇼 테마, 디자인 마당, 디자인 서식 등이 하나로 모여 있다. 개인이 쓸 거의 대부분의 소프트웨어가 한데 묶여 나왔다.

▲ MS오피스에서 검증된 네비게이션 메뉴 형태를 채택했다. (제공 : 한글과컴퓨터)

구성적인 측면과 별도로, 소프트웨어의 완성도 측면을 본다면 전작인 '한컴오피스 2007'에 비해 상당히 나아졌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3년여 동안 한컴오피스 2007을 써본 입장에서 봐도, 소프트웨어의 실행과 종료 단계에서의 반응 속도 자체가 다른 느낌을 준다. 2010 버전이 훨씬 빠르고 부드럽게 동작하며, 2007 버전에서 간간히 보이던 메모리 관련 에러 메시지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또 하나 달라진 부분이라면, 'MS오피스 2007'과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상당 부분 유사해졌다는 점이다. MS오피스 2007 발매 이후에 효율성 높은 인터페이스로 격찬을 받았던 바로 그 방식을 한컴오피스에서도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과거의 메뉴 선택 방식이 더 편한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최초 생성이나 초보자가 익히기에는 이번 2010 버전이 더 좋다.

한컴오피스 지원 파일들을 다루면서 보기에, 단순히 파일을 열어 열람하는 것이 더 가독성이 높아진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색조가 연해지면서 기존 버전보다 눈도 편해졌고, 24인치 이상 대형 디스플레이를 쓸 경우에는 화면에 펼쳐져 보이는 것도 2007 시절에 비해 더 많이 보이게 되었다. 제작, 편집하는 것과 별도로 단순히 보는 것도 더 상쾌해진 것이 이번 2010 버전의 특징이다.

■ 한글-한셀-한쇼가 이룬 삼위일체

▲ 워드에서 기본글꼴이 '함초롱바탕'으로 잡힌다. (제공 : 한글과컴퓨터)

오늘의 한컴을 있게 한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아래아 한글'이다. 수 많은 외산 워드프로세서와 한글을 이기겠다던 토종 소프트웨어 사이에서 꾸준히 살아남아 이제는 국내 PC 사용자라면 'HWP' 포맷만 봐도 하나의 소프트웨어를 연상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른 한컴의 대표 브랜드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2010 버전에서 가장 공 들인 게 보이는 소프트웨어이기도 하다.

한컴오피스 전체적으로 적용된 새로운 인터페이스와 한결 눈이 편안한 디자인과 별도로, 통상적으로 편집할 때 자주 쓰는 기능들이 큰 아이콘으로 잘 정돈된 것과 기존에 쓰던 단축키 패턴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점이 한글 사용자로써 편안하고도 편리하다. 게다가 시각적으로 문서 내용과 편집상황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어져 이 부분에서의 효율성 제고도 반가운 부분이다.

한글은 기본적인 완성도 측면에서 그간 높은 평가를 받아온 소프트웨어다. 다만 소프트웨어 구동시 발생하는 에러와 HWP 포맷의 비공개로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에 재빨리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를 보여왔다. 이중 전자는 2010년 버전으로 넘어오면서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후자가 문제로 남아 있는데, 이 부분은 조만간 한컴의 결단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 엑셀은 신구 조화가 이루어지는 형태로 가다듬어졌다. (제공 : 한글과컴퓨터)

한셀은 2007 버전에서 한컴오피스 유저들도 다소 사용빈도가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던 편이다. 이유는 아무래도 MS오피스 엑셀이 초강세인 국내 특유의 협업환경과 관련이 있는데, 이로 인해 로터스나 오픈 오피스와 같은 반MS 진영 소프트웨어 사용자들 외에는 그다지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은 편이었다.

2010 버전으로 오면서, 한셀은 아래아한글과 마찬가지로 프로그램 자체의 최적화와 인터페이스 튜닝에 공을 들인 모습을 보인다. 프로그램 응답성이나 인터페이스 패턴 측면에서 MS오피스 2007 버전을 상당히 따라와 리더 용도로 쓰기에는 안성맞춤이다. 편집작업을 시도해 볼 때에도, 개인적으로 자주 쓰는 그래프 짜는 기능이 워낙 직관적으로 잘 나와 이제 이것으로 써도 되겠다는 느낌이다.

한셀이 가진 고유의 문제라면, 소프트웨어 완성도 보다는 대외적인 인지도가 아닌가 싶다. 특히나 엑셀 파일은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보면 MS쪽 룰로 읽힐 때가 일상화되었고, 그로 인해 오픈소스와 B2B 마켓에 어지간히 관심이 있지 않다면 경쟁 소프트웨어가 무엇이 있는지 아는 사람도 적은 편이다. 이 부분은 '이대영 이벤트'와 같은 이벤트가 얼마나 효용을 발휘할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 '한쇼'에서는 PPT 파일 제작과 수정이 보다 손쉬워졌다. (제공 : 한글과컴퓨터)

프레젠테이션 파일 생성은 두 미국 회사가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영역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파워포인트와 애플의 키노트가 양대산맥으로 있는 가운데, 군소 소프트웨어 하우스에서 호환 소프트웨어를 내놓는 시장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한컴오피스는 기존의 한쇼를 2010 버전으로 내놓아 국내 시장에서 자사 목소리를 높이고자 하고 있다.

한컴오피스 2010 버전에 들어 있는 소프트웨어가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경쟁사 사례를 많이 수용한 느낌인데, 한쇼는 이 부분에 튜닝이 더해진 느낌이 가장 강한 편이다. PPT 파일은 리더로 보기보다는 파일 자체에 리더를 심거나 소프트웨어 그 자체로 열어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런 경우를 대입해 보면 빠른 반응속도와 간편한 편집툴은 깜짝 놀라게 만들 수준이다.

깊게 들어가자면 한도 끝도 없는 것이 프레젠테이션의 세계이긴 하나, 한 번에 일정 수준 이상의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뽑아내는 것은 순전히 소프트웨어 그 자체의 완성도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한쇼는 몇 번의 클릭과 타이핑으로 상당한 수준의 애니메이션과 비주얼을 뽐내는 파일을 만들어 준다. '파워포인트 2007'을 처음 접했을 때 처럼, 2010년에 그런 반가움을 다시 한번 만끽할 수 있었다.

■ 통합 미디어 환경을 '저렴하고 손쉽게'

▲ 한컴은 2010버전으로 모두 다섯 가지 패키지를 시중에서 내놓았다. (제공 : 한글과컴퓨터)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한컴의 2010년식 소프트웨어는 모두 여섯 가지다. 일반 가정, 개인사용자를 대상으로 나온 오프라인 패키지 제품인 '홈에디션'과 온라인 다운로드 상품인 '홈에디션 스마트'가 있다. 그리고 기업용으로 나온 '한컴오피스 2010 '이 따로 있다. 이 둘의 차이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이 바로 '가격'인데, 가정용이 기업용 10분의 1 수준이다.

한글, 한셀, 한쇼 모두 개별 패키지로 구입한다면 개당 10만원을 호가하는 소프트웨어들이다. 이런 고급 소프트웨어들을 개인이 정품으로 구매하고자 마음 먹는다면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사실 해외에서 이 정도 기능을 담은 소프트웨어라면 개인이나 기업이나 별 차이 없이 기업용 가격에 판매되는데, 아무래도 불법복제가 만연한 국내에서는 제작사에서 리스크를 감당하는 상황이다.

이런저런 사연을 떠나, 개인 입장에서 저렴하게(이대영 이벤트까지 참여했다면 돈 만원도 안 들이고) 고급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때문에, 이렇게 소프트웨어를 구입해 정품유저가 된다면 그 때부터는 소프트웨어는 물론 한컴에서 제공하는 엣셋을 이용해 고급문서를 꾸며 자신의 역량을 내보일 수 있게 된다.

▲ 노하우가 늘어날수록, 다양한 형태로 디자인이 가능하다. (제공 : 한글과컴퓨터)

과거에는 웹 페이지 디자인과 같은 인터랙티브하거나 비주얼 중심의 문서 편집을 매우 고차원적인 영역의 업무로 간주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게 틀린 말이 아닌게, 예전에 나왔던 툴들은 지금 보면 어떻게 썼나 싶을 정도로 인터페이스가 지금 기준으로는 '꼬여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단축키 스킬이 중시된 것이고, 경력이 중요했던 것인데, 이제는 꼭 그렇지 않다.

기본적인 디자인 센스라거나 경험에서 우러난 노하우는 분명 그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다. 이런 경우는 하이엔드 영역에서 '무중생유'하는 경지에서 진행되는 비즈니스에서 빛을 발한다. 그러나 그만큼 실력이 못되는 사람들도, 손쉬운 인터페이스와 제공되는 클립아트, 이미지 편집 기능 등을 이용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볼 만한 작품을 만들게 해준다.

한컴오피스 2010 패키지에 담긴 글꼴 및 클립아트 모음, 그리기 마당, 문서 마당, 한쇼 테마, 디자인 마당, 디자인 서식 등이 존재하는 게 이런 배경에서다. 개별 소프트웨어 패키지에도 해당되는 보너스 파일과 소프트웨어가 더 들어가는데, 이런 지원책이 사용자의 작품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 사용하는 스킬은 쉽다. 그 다음은 결국 사용자의 감각 소관이다. 한컴오피스는 이 부분에서 할만큼 한 제품이다.

▲ 기업 내에서 활용하기 좋은 직관적인 디자인이 쉽다. (제공 : 한글과컴퓨터)

■ 가정에서도 '오피스' 효율성 맛본다

자동차처럼, 소프트웨어도 버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2010년식이 2007, 2008년식보다 좋은 건 당연한 것인데, 얼마나 어떻게 좋냐가 이야기꺼리가 된다. 한컴오피스는 2007버전이 그러했듯, 앞서 나온 버전을 능가하며, 사용자에게 더 많은 가능성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다. 전체적인 포트폴리오에서 짜임새 있는 면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홈에디션은 가정 한정이긴 하나, 경제성 측면에서 우월하다.

예전과는 달리, 개인이 미디어 파일을 만들어 활용하는 것이 일상사가 된 2010년 현재 기준으로 보면 저렴하고 손쉽게 오피스의 효율성을 가정에서도 누릴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홈에디션과 같은 사용자 친화적인 소프트웨어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이제 예전보다 더 많은 작품들이 온라인에서 속속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한컴이 가야될 길이라면, '아웃룩'과 같은 개인 일정 및 메일 자원을 다루는 소프트웨어의 개발로 보인다. 이 부분까지 한컴오피스 내에서 한 축을 담당한다면 개인 사용자들은 환호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HWP 포맷을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웹 기반으로 열람하는 길이 열린다면 한컴오피스는 물론, 아래아한글도 또한 로컬전용이라는 족쇄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 키노트 스킬을 연마하기에도 좋은 한컴오피스 2010 (제공 : 한글과컴퓨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