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2 8강전

온게임넷과 스포츠조선이 공동 주최하고 대한항공이 주관하는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 2의 8강 2회차 경기가 부산 해운대 특설 경기장에서 열렸다. 이번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 2의 8강 2회차 경기는 일반적인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이 아니라 부산 해운대의 특설 경기장에서 열려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번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 2 8강에는 이제동, 송병구, 윤용태, 이영호, 김성대, 염보성, 김명운, 신상운이 이름을 올렸으며, 이미 지난 주 1회차 경기를 치른 바 있다. 지난 주 경기에서는 이제동이 김성대를, 송병구가 염보성을, 윤용태가 김명운을, 이영호가 신상운을 잡고 1승을 가져갔으며, 2회차에서 이 선수들이 한 경기를 더 가져가면 세트스코어 합산을 통해 4강 진출을 확정짓게 되는 형태였다.

또한 지금까지는 대부분 결승전 등 상징성이 강한 경기만 서울을 벗어났던 데 반해, 이번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 2는 8강 수준에서 지방 경기, 야외 경기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이 날 특설 경기장에는 약 4,500명의 팬들이 모여 응원을 보냈다. 결승전 또한 지금까지의 스타리그에서는 전례가 없는 중국 상해에서의 해외 무대가 펼쳐지게 된다.

▲ 부산 해운대에 광안리에서의 열기가 고스란히 이어졌다.

경기 시작 전, 출전 선수들에 대한 간단한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화승 이제동은 이 자리에서 “이번 시즌은 최초 해외 결승전이라 해서 기대하고 있고, 욕심나는 시즌이다. 결승에 올라서 4회 우승과 해외 결승전을 치루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이스트로 김성대 선수는 “지난 경기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 지게 되더라도 가능성이나 자신감을 얻었고,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송병구 선수는 “아쉽게도 이 리그 하나만 남았는데 오히려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연습량에 대해서도 만족한다. 결승전 장소를 듣고 기대하고 있으며, 열심히 올라가도록 할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고 말했다. 이어 MBC게임 염보성 선수는 “오늘은 본래의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 고 밝혔다.

웅진 윤용태 선수는 이번 8강에서 펼쳐지는 같은 팀간 대전에 대해 “동생도 소중하지만 내가 더 중요하니까 봐주지 않겠다” 고 밝혔다. 이에 같은 웅진 소속 김명운 선수는 “지난 시즌까지는 8강 징크스 같은 게 있었는데 이제는 끊겠다. 자신도 믿고 있지만 상대도 믿고 있다. 이번엔 방심하지 않고 하겠다” 고 밝혔다.

KT 롤스터 이영호 선수는 “지난 시즌 아쉽게 졌고, 그 만큼 남다른 각오로 임하고 있다. 올 시즌 결승전은 멋진 장소에서 열리는 만큼 꼭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 고 밝혔다. 이영호 선수와 대결하는 하이트 신상문 선수는 “내 고향이 부산인데 내 세상에 온 거 같다. 첫 경기는 아쉽지만 역전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 고 의지를 다졌다.

▲ 여덟 명의 프로게이머 중에서 네 명만이 웃게될 8강전이 드디어 개막!

▲ 주최측 추산, 4500여명의 관람객이 이번 8강 예선전에 참여했다.

첫 경기는 화승 오즈 이제동과 이스트로 김성대가 격돌했다. 두 선수 모두 저그 플레이어로, 상대 전적 면이나 야외 경기 경험, 최근 10경기 승률 등 등 모든 전적에서 이제동이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제동은 저그전 승률 82.4%라는 높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8강 1세트에서도 이제동이 승리를 가져간 만큼 유리한 위치에 있다.

경기는 그랜드라인SE에서 진행되었다. 김성대는 1시, 이제동은 5시에서 시작했으며, 초반 12드론 앞마당 후 김성대는 레어를, 이제동은 저글링의 스피드 업을 선택했다. 그리고 스피드 업된 저글링을 난입시켜 드론을 잡으며 김성대를 흔들었다. 하지만 테크가 비슷했던 김성대는 저글링 숫자를 맞춰 난입한 저글링을 제거하고 스파이어를 올렸다.

하지만 이제동은 또 다시 상대 본진에 저글링을 난입시키면서 2가스를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저글링 압박과 함께 뮤탈리스크 숫자를 앞세워 승기를 잡았다. 이후 뮤탈리스크와 저글링의 조합으로 김성대의 앞마당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고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 2에서 가장 먼저 4강행을 확정했으며, 4회 우승 도전을 이어 나갔다.

▲ 이제동 선수의 승리 이후, 팬들의 메시지가 응원석 장내를 장식했다.

두 번째 경기로는 송병구와 염보성의 8강 두 번째 세트가 진행되었다. 두 선수의 상대 전적은 송병구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 주고 있으며, 지난 경기에서 송병구가 염보성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까지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염보성의 최근 기세가 좋은 만큼 결과를 섣불리 예상할 수 없는 상황. 맵은 폴라리스랩소디. 송병구는 11시, 염보성은 5시에서 시작했다.

시작과 함께 송병구는 염보성의 본진에 가스 러시와 함께 1 게이트 더블 넥서스를 선택했고, 이에 염보성은 1배럭 더블 커맨드로 응수했다. 이후 염보성은 2팩토리 이후 아카데미를 확보, 스캔과 메딕을 추가하면서 세 번째 멀티를 준비했고, 송병구는 옵저버에 이어 게이트를 확보하고 드라군 위주로 병력을 구성했다.

승부는 서로의 공격 병력이 엇갈리면서 드러났다. 염보성은 마린, 메딕 조합에 탱크를 동반해 송병구의 앞마당에 조이기 라인을 만들었지만, 송병구가 본진 생산 드라군으로 방어를 준비하며 모아둔 병력으로 테란의 앞마당을 공격한 것이다. 송병구는 앞마당 넥서스를 잃었지만, 염보성의 앞마당에서 탱크를 잡으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어 송병구는 셔틀과 질럿을 동원해 테란의 조이기 라인을 뚫어 냈고, 기세를 몰아 그대로 테란 앞마당까지 공격에 나섰고, 염보성은 6시 멀티를 바탕으로 수비에 나섰지만 기세를 뒤집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송병구가 세트 스코어 2:0으로 승리를 가져가면서, 5시즌 만에 스타리그 4강 복귀에 성공했다.

▲ 송병구 선수가 세트 스코어 2:0으로 4강 진출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웅진 윤용태와 김명운의 8강 두 번째 세트가 진행되었다. 첫 출전한 스타리그서 현재 전승 행진을 이어 가고 있는 로열로더 후보 윤용태와, 박카스 스타리그 2009부터 네 시즌 연속 8강 경기 전패를 기록하고 있는 김명운의 대결은, 같은 팀 선수들 간의 ‘팀킬’ 임과 함께, 두 선수들의 대조적인 분위기도 흥미로웠다.

맵은 비상, 윤용태는 3시 방향에서, 김명운은 6시 방향에서 시작했다. 김명운은 앞마당과 8시 추가 말티까지 3해처리, 윤용태는 포지 더블 넥서스로 출발했다. 이어 더블 넥서스를 가져간 윤용태는 커세어를 모으면서 김명운의 오버로드를 사냥했고, 템플러 테크트리 이후 다크템플러 드롭을 준비했고, 김명운은 히드라 위주의 병력 구성을 보였다.

윤용태는 승부수였던 다크템플러 드롭으로 경기를 가져왔다. 커세어로 오버로드를 잡아내며 다크템플러 두 기로 김명운의 본진을 흔들었고, 5시 섬 멀티까지 가져가며 승기를 잡았다. 김명운은 퀸의 인스네어로 커세어를 묶으면서 5시 멀티에 드롭 등을 시도했지만, 윤용태의 강력한 한방 병력을 당해내지 못하면서 경기를 내 줬다. 이로써 윤용태는 첫 출전한 스타리그에서 9전 전승으로 4강에 진출했으며, 김명운은 ‘8강의 저주’를 계속 이어갔다.

▲ '팀킬'이라는 부담감을 극복한 윤용태 선수가 4강 진출!

마지막 매치는 KT 이영호와 하이트 신상문이 장식했다. 현재 이영호의 기세나 경기력은 ‘최종병기’ 라는 수식어에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막강하며, 이미 지난 1주차에서도 이영호가 먼저 1승을 가져간 상태에서 2세트가 진행되었다. 맵은 ‘태풍의눈’, 이영호는 1시, 신상문은 11시 스타팅 포인트 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두 선수는 초반부터 SCV를 내보냈다가 중앙에서 마주치고, 정찰 이후 노 배럭 더블 커맨드의 같은 빌드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영호가 상대의 SCV를 잡고, 엔지니어링 베이로 멀티 타이밍을 늦추며 주도권을 잡는 모습을 보였다. 신상문은 벌처와 마린, 벙커를 동원해 상대 입구를 압박했지만, 이영호가 탱크로 벙커를 걷어내면서 기세를 이어 갔다.

이어 신상문은 마인을 매설하면서 탱크를 추가하고, 스타포트를 준비했지만, 이영호는 탱크 이후 골리앗, 벌처를 추가해 진출에 나서면서 신상문의 드롭쉽까지 깔끔하게 막아내면서 승기를 잡아 나갔다. 이영호는 벌처 드롭을 막아낸 뒤 3시 멀티를 가져가며 격차를 벌렸지만, 신상문은 드롭쉽으로 3시 멀티 견제와 9시 멀티를 가져가면서 따라 갔다.

경기는 확장 싸움에서 기울었다. 이영호는 신상문의 드롭쉽에 5시 멀티를 저지당했지만 신상문의 7, 8시 멀티를 저지했고, 9시 멀티까지 저지하며 격차를 벌렸다. 신상문이 8시 멀티를 활성화하고 6시 멀티까지 확보하며 반격했지만, 이영호는 5시와 7시 멀티를 확보하며 8시 멀티를 밀어 내고 경기를 가져 갔다. 이로써 이영호는 스타리그 3시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했다.

▲ 이영호 선수는 4강전에서 윤용태 선수와 맞붙게 된다.

마지막으로 승자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전반적으로 이번 8강전은 모든 경기가 2:0 스코어로, 역전 이변을 연출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으며, 4강과 결승 대전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아졌다. 4강전은 A조에서 이제동과 송병구가 맞붙고, B조에서 윤용태와 이영호의 대결로 진행되며, 경기는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진행된다.

화승 이제동은 이 자리에서, “송병구와 4강에서 맞붙게 되는데, 기대하고 있다” 고 기대감을 밝혔다. 4강에서 이제동과 맞붙게 되는 삼성전자 송병구는 “2년 정도 만에 4강에 복귀했다. 꼭 이겨서 중국에서 펼쳐지는 결승전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 고 소감을 말했다.

웅진 윤용태는 “꿈 같은 무대를 밟아 기분이 좋았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어 좋다. 징크스가 많은 거 같은데, 이영호와 나 중 하나는 전승이 깨질 것이다. 저번엔 졌지만 이번엔 분발하겠다” 고 각오를 밝혔다. KT 이영호는 “이번 경기는 같은 빌드에서 상황 대처가 좋아서,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열심히 준비하겠다. 꼭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 전승 우승은 상대들이 워낙 강해서 힘들지 않나 싶다” 고 말했다.

▲ 오는 9월 1일과 3일, 상하이에 진출하는 두 명의 프로게이머가 가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