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포츠 챔피언 (PS3)

실제 몸의 움직임을 게임 속에 투영했을 때 얻는 즐거움은 단순히 컨트롤러만 잡고 있을 때와는 사뭇 다르다. 방향 버튼과 동작 버튼의 기계적인 조합으로 보여지는 모습과 허공에서 헤엄치는 나의 모습이 캐릭터에 그대로 투영되는 것은 여러모로 그 느낌이 다르다. 때문에 캐릭터가 흘릴 땀을 대신 흘리며 하는 체험형 게임은 이제까지의 게임과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비록 동작 인식형 콘솔 게임의 시대를 학술적으로는 '아이토이'가 열었다고는 하나, 대중성과 인지도를 만들어낸 것은 닌텐도다. 그리고 그 닌텐도가 왜 동작 인식형 콘솔 게임이 중요한가를 실적으로 증명한 것이 바로 '스포츠' 장르니, 이 장르 게임이 '플레이스테이션 무브'의 성공적인 런칭에 중요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결론만 놓고 이야기한다면, '스포츠 챔피언'는 그 단순해 보이는 겉 모습과 달리 매우 충실한 게임 볼륨과 재미를 보장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주얼이 요즘 나오는 블록버스터 타이틀에 비교될지 모르나, '플레이스테이션 무브'가 지닌 가치와 재미를 끌어내는데에는 같이 나온 다른 타이틀들을 압도한다. 다양한 난이도에서, 다양한 장르에서 게이머를 플레이스테이션 무브에 익숙해지게 도와준다.

▲ 왜 무브 컨트롤러를 양손에 하나씩 쥐어야 하냐면... '검투사와의 결투' 때문.

새로운 플랫폼 보급을 위해 나오는 동시발매 타이틀들은 흔히 말하는 대작 타이틀들 처럼, 개발비가 무한히 들여도 되는 게임은 아니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새로운 기기에 얼마나 익숙해지고 친숙하게 만들어주느냐가 게임 본연의 미션이다. 이런 측면에서, '스포츠 챔피언'은 왕도를 제대로 걷는 게임이다.

'스포츠 챔피언'은 경쾌한, 그리고 디테일한 조작이 하나같이 '재미'라는 요소와 맞물린다. 특히 '검투사와의 결투'는 왜 게이머가 무브 컨트롤러를 하나 더 사서 양손에 들고서 해야 되는지에 대한 이유를 직접 게임을 하며 절감하게 만든다. 마음 같아서는 아예 이도류를 넘어 무브 하나 입에 물고 삼도류로 갔으면 할 정도로 딱딱 맞아 떨어지는 무기들의 향연은 절로 사람을 검투사의 격정으로 가득차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검투사의 결투'는 그 자체는 동인 게임같은 완성도라고는 할 수 있으나, 게임 자체의 목적을 완수한다는 측면에서는 100점 만점에 100점을 줘도 부족하지 않은 게임이다. 맞아주는 캐릭터들도 아찔아찔하게 15세 이용가 선을 지키면서, 진짜 뭔가를 휘둘러 사람 치는 느낌을 극대화시키는 것을 보면, 이 자체로도 독자적인 게임이 하나 멋지게 나와줬으면 하는 기대감이 생긴다.

▲ 모두 여섯 가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수는 적으나, 해보면 다들 볼륨감이 은근히 강하다.

'스포츠 챔피언'은 기본적으로 PS3 하드웨어 성능을 기반으로 깔고 있어서, HD 게이밍을 지원한다. 일단, 이 부분에서 닌텐도 위(Wii)와 상당한 차이를 만든다. 물론, 많은 종목과 연작을 거치면서 강화된 게임성은 분명 그 나름대로의 특장점으로 존재하지만, 텔레비전이 Full HD 지원 제품이라면 종목이 적어도 '스포츠 챔피언' 손을 들 수밖에 없다. 또 컨트롤러 정확성까지 더해지면 그 평가는 자명하달까?

개인적으로 마음이 가는 '검투사와의 결투' 외에도 여러 게임들이 게이머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디스크 골프, 궁술, 비치발리볼, 보체, 탁구 등이 더 있는데, 이들은 다들 정확성과 디테일한 움직임을 강조하는 것들이다. 그만큼, 플레이스테이션 무브 컨트롤러가 지닌 정확성을 몸으로 체험해 보는데에 으뜸인데, 그렇게 익숙해지다 보면 플레이스테이션 무브를 수족처럼 부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만약, 이 게임을 듀얼쇼크 3 컨트롤러로 가지고 노는 게임이었다면 중간 정도 수준의 평가를 받을 게임이다. 시스템은 단조롭고 비주얼은 번들게임같다. 그러나 이런 자잘한 문제점들은 '플레이스테이션 무브'라는 특별한 컨트롤러를 가지고 놀게 되면, 흥겹게 덩실덩실 텔레비전 앞에서 춤추고 있기 바빠 눈에 안 보인다. 참으로 컨트롤러와 가장 잘 융합한, '동시발매' 타이틀이다.

▲ '플레이스테이션 무브'가 있다면, 모셔둘만한 타이틀.

15세 이용가 / 점수 : 9점 (10점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