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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컴퓨터 그래픽스와 인터랙티브 기술을 소개하는 ‘시그래프 아시아 2010(SIGGRAPH ASIA 2010)’ 이 12월 15일부터 18일까지 4일동안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펼쳐진다. 시그래프 아시아 2010은 미국 컴퓨터 협회(ACM)의 주최로 1974년부터 시작된 미국 ‘시그래프’ 행사의 아시아권 행사로, 2008년 처음 시작해 올해 3회를 맞아 서울에서 개최된다.
시그래프 아시아 2010에서는 토이스토리 3와 스타크래프트 2, 아바타, 아이언맨 등 유명 작품의 제작사 및 게임 개발자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컴퓨터 그래픽스와 인터랙티브 기술 전문가들이 참가해 그들의 노하우와 최신 기술을 공유한다. 또한 다양한 최첨단 그래픽과 기술, 장비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 등 각종 행사가 진행된다.
이 중, 다양한 혁신적 아이디어가 오가는 토론장인 ‘테크니컬 스케치’는 현재 컴퓨터 그래픽, 인터랙티브 업계가 가진 고민과 그의 해결책을 논하기 위한 행사다. 특히 수많은 화제들을 고르기 쉽지 않다면 이런 주제들을 단 30초 정도에 짧게 소개하는 ‘패스트 포워드(요약 발표)’를 들어보는 것을 추천하는데, 이를 통해서 자신의 문제 해결 뿐 아니라 남들의 고민 또한 짚어볼 수 있다.
■ 크리에이터들이 가지고 있는 니즈는 결국...
크리에이터들의 요구는 어쩌면 참 단순하다. 더 쉽고 효과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을 만들고 보여 주는 것이 그것이다. 특히 속도가 생산성에 직결되는 만큼 더 빠르고 쉽게 그럴 듯 한 작품을 만들기 위한 각종 노력은 다양한 방면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런 요구에 맞춰 각종 최신 기술들도 함께 발전해 나가고 있다.
사실 이들 크리에이터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단순히 기술과 분야로 나누면 너무도 다양하게 나뉘는지라 찾아보고 고르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분야로 나누면 그 안에서도 다양하게 갈라지는지라 이런 프로그램이라도 없으면 직접 찾아서 들어가기에는 너무도 수고스러운 게 사실이다. 물론 이는 그 만큼 컴퓨터 그래픽에 관한 기술과 활용이 다양하게 바뀌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면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각종 세션을 좀 다른 기준으로 나누면 그나마 편하게(?) 볼 수 있는데, 연관 업체와 이어서 ‘이슈’를 기준으로 하면 이를 좀 더 보기 편하게 나누면서 업계의 흐름과 시대의 요구를 확인할 수 있다. 언제나 새로운 기술은 그냥 나오는 게 아니라, 무엇인가 불편한 점이 있기 때문에 나오는 것인 만큼, 이들의 요구는 앞으로의 흐름과도 연결되는 것이다.
이런 ‘요구’와 ‘이슈’를 기준으로 하면 몇 가지 눈에 띄는 주제들이 나타난다. 그래픽 디테일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나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방법, 이외에도 최근 주목받는 스테레오스코픽 3D 기술을 더 쉽게 구현하는 방법이나 카메라를 사용한 얼굴과 모션 인식은 최근 게임 업계 등에서 큰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들이다.
■ 지금 우리는, 과연 어디까지 와 있을까...?
컴퓨터 그래픽이 지향하는 방향은 극단적으로 보면 ‘현실만큼 현실적인 그래픽’과 ‘상상보다 허구적인 그래픽’ 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이들 방향을 뒷받침하는 것이 각종 광원 기술과 물리 분석 기술들이고, 이들은 적절한 색상과의 조합을 통해 보는 사람들에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기게 된다. 결국 위의 두 가지 방향은 ‘더 강렬한 시각적 경험’ 이라는 목표로 돌아오게 되는 셈이다.
그리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도구인 컴퓨터의 성능에 대한 요구는 지금도 수 년 전이나 수십 년 전과 마찬가지로 계속되고 있다. 컴퓨터의 성능이 무어의 법칙 이상의 속도로 향상되고 있지만 무엇인가를 만들고, 표현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능력의 요구치는 그 이상으로 빠르게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현실의 제약 속에서 크리에이터들은 표현의 자유를 찾기 위해 하고 있는 적극적인 시도들을 하고 있다. 이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물리 연산과 각종 그래픽 연산에서의 GPU의 적극적인 활용이다. 특히 물리 연산이나 광원의 연산에 있어 GPU의 활용 폭은 점점 넓어지고 있으며, 업계에서도 주위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GPU를 이용한 범용 연산 기술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최근 그래픽 카드들은 단순한 그래픽 처리 가속 파이프라인의 역할 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병렬 연산의 수행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이는 예전처럼 몇몇 쉐이딩 기술과 텍스쳐 처리 정도가 아니라 지오메트리 가속 수준부터 프로그래머블 쉐이더까지 장착하면서 점점 표현의 자유도가 높아진 덕이다. 여기에 GPGPU를 통한 물리 연산은 물체의 복잡한 움직임들을 표현하는 데 대한 고민을 줄여 주고 있다.
‘성능’에 대한 고민은 만드는 것 뿐 아니라 표현하는 부분에서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실시간으로 계산해 출력하는 게임의 경우에는 이런 고민이 더 깊어진다. 앞서 지적한 광원과 물리 연산의 경우 PC나 게임기가 이를 처리할 만한 충분한 능력이 없기 때문에 고민이 시작되며, 제작 환경에서의 성능 문제만큼이나 해결되지 않을 고민이다. 그리고 이런 고민은 이제 플랫폼의 확장에 따라 ‘모바일’에도 예외가 아니며,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 보다 쉬운 방법론은 더 많은 창작으로 이어져
또 한편으로 다른 크리에이터들의 고민이라면 ‘쉽게 만드는 법’ 이다. 사실 이제 어떤 식으로든 만드는 것 자체에 대한 가능과 불가능을 따질 필요는 없다. 현재 있는 방법을 온갖 편법을 동원해서 시도하면 어떤 식으로든 결과는 나오기 마련이다. 문제는 이 창작 작업에 ‘생산성’ 이라는 잣대를 들이댈 때 발생하는데, 시간이라는 기준이 있는 만큼 좀 더 ‘쉽게’, ‘빠르게’, ‘편하게’ 접근할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이런 주제로의 접근은 그래픽과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도되고 있다. 그래픽의 경우에는 표현이 힘든 곡면이나 머리카락 같은 대상을 쉽고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에서 시작해, 2D로 만들어진 사진을 가지고 3D 공간을 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도구나, 한 장의 사진을 가지고 3D 모델링이나 아예 스테레오스코픽 3D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까지,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얻어내기 위한 신기하고도 눈물겨운(?)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쉽게 만들기 위한 ‘툴’ 에 대한 고민도 있다. 각종 페인트 툴이나 시뮬레이션 툴들부터 시작해서, 게임에 이르러서는 게임 디자인을 쉽게 할 수 있는 자동화된 툴에 이르기까지 현재의 작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이들의 노력은 다양한 방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노력들은 궁극적으로 크리에이터들의 작업 효율을 높여 그들이 어느 정도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최근 동작 인식 기술의 접목에 대한 것도 주목 받고 있다. 카메라를 통해 미묘한 움직임들을 어떤 식으로 감지하고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최근 카메라를 내세운 게임 솔루션들이 등장하면서 피할 수 없게 되어 가고 있다. 또한 자연스러운 연출을 위한 ‘립싱크’ 기술이나 게임의 ‘어시스트’ 기술, 게이머들이 매력을 느끼는 부분을 찾는 기술 등도 좀 더 ‘쉽게’ 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 시그래프의 본질은 "도구를 쓰는 인간"
시그래프 행사의 본질은 이런 다양한 고민에 대한 새로운 대안과 기술, 방법을 찾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창작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아이디어에 대한 ‘창의성’ 이지만, 이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한 도구와 방법 또한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만화를 읽고, 그 중 상당수가 스토리를 쓸 수도 있겠지만 그림을 그리기까지 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은 도구와 방법에 대한 비중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볼 수 있겠다.
인간이 가진 아이디어의 표현 기술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기술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은 생각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이다. 누군가 말한 것처럼 과학의 발전을 인간의 ‘귀찮음’이 이끌었다면, 그래픽 기술의 발전 또한 이와 비슷하게 무엇인가를 표현하고자 하는 ‘필요성’ 이 이끌고 있다. 그리고 이 기술의 발전의 끝은 인간의 상상력이 바닥나기를 바라는 것만큼이나 멀리에 있다.
▲ 상상력의 요소들이 한 자리에 모인 '시그래프 아시아 2010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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