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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컴퓨터 그래픽스와 인터랙티브 기술을 소개하는 ‘시그래프 아시아 2010(SIGGRAPH ASIA 2010)’ 이 12월 15일부터 18일까지 4일동안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다. 시그래프 아시아 2010은 미국 컴퓨터 협회(ACM)의 주최로 1974년부터 시작된 미국 ‘시그래프’ 행사의 아시아권 행사로, 2008년 처음 시작해 올해 3회를 맞아 서울에서 개최된다.
이번 시그래프 아시아 2010의 트랙 프로그램에서는, CG 애니메이션 시대를 열면서 시리즈마다 큰 화제를 남겼던 ‘토이 스토리(Toy Story)’ 의 캐릭터와 조명에 관련된 세션이 진행되었다. 11년만에 돌아온 후속작 ‘토이 스토리 3’가 겪었던 다양한 어려움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캐릭터와 조명에 대한 다양한 연출, 기술적인 과제들, 변화를 어떤 방법으로 해결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이 소개되었다.
이번 세션은 각각 토이스토리 3의 캐릭터와 조명에 관련된 부분을 담당했던 브라이언 그린(Brian Green)과 조예원(Ye Won Cho)이 함께 진행했다. 이들은 11년 만에 등장하는 토이스토리 3에 사용되는 각종 그래픽 기술들이 2와는 큰 차이가 있으며, 이런 기술을 통해 영상의 풍부함과 깊이를 증가시키면서도 기존의 친숙한 인물들의 인상을 살리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다고 소개했다.
이런 변화에 대한 고민의 정점에 있는 캐릭터는 인간 캐릭터인 ‘앤디’다. 앤디는 이제 17세로, 대학을 간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으며, 제작 단계에서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은 어린 시절의 여린 모습을 남겨두면서 17세에 어울리는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다양한 연령대의 소년들의 변화를 연구했고, 안면 비율의 변화 등에 대한 분석과 함께 많은 스케치를 통해 현재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반면 크게 변하지 않는 캐릭터들은 기존의 이미지를 새로운 기술로 재구축하는 수준 정도로 해결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앤디의 어머니 같은 캐릭터는 시간이 지나도 외모가 극적으로 변하지 않으며, 동생의 경우는 전작에서 너무 어려서 크게 이미지를 고려할 필요가 없다. 또한 장난감의 경우에는 아예 변하지 않는 부분이므로 전작의 이미지를 재구축하는 정도로 충분했다.
연출에서 ‘색’ 에 대한 접근도 흥미롭다. 토이스토리 3는 전반적인 이야기의 전개에 따른 분위기에 따라 장면의 컬러 톤이 달라지는데, 파란 색은 ‘안정감’을, 붉은 색은 ‘위험함’을 상징한다. 그리고 이는 재미있게도 장난감들에 있어 주요 캐릭터들의 이미지와도 연결되는데, 앤디는 전반적으로 파란 색의 톤으로 처리되고 있으며, 악역 캐러인 곰인형 ‘랏소’의 테마 컬러는 붉은 색이다.
토이스토리 3는 작품 안의 색 조합과 조명도 이런 원칙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다. 노란 색 바닥을 사용하는 공간의 경우 안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무엇인가 ‘불편한 기분’을 주며, 이는 추후 작품의 복선으로 작용하게 된다. 또한 화면에 강한 대비를 주는 강한 조명도 이런 불편한 느낌과 갈등을 강하게 하는 도구로 사용된다. 연두색을 사용한 연출은 긴박한 상황에 대한 표현으로 사용되었다.
이런 색에 대한 접근을 가장 극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클라이맥스 부분인 ‘쓰레기장’ 이다. 입구는 갈등과 고조를 상징하는 녹색과 노란 색의 조명을 사용하다가, 캐릭터들에 있어 존재의 위기가 되는 소각로 부분은 강한 붉은 톤을 사용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그리고 이런 위기에서의 구원을 위한 부분은 푸른 빛과 함께 표현해 분위기의 반전을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 11년의 세월이 주는 과제를 떠안은 ‘토이스토리 3’
토이스토리 3는 전작에서 11년만에 나온 후속작이며, 그 동안 컴퓨터그래픽에 사용된 툴은 크게 향상되어 예전에는 상상만 했던 다양한 광원 관련 효과를 그래픽에 적용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제작에 있어 더 정교한 그래픽을 만들 수는 있었지만 기존 작품에서 연결되는 ‘친숙함’을 살리면서 현재의 새로운 기술들을 적용하는 데는 상당한 고민이 필요하다.
우디나 버즈의 경우에는 ‘장난감’ 인 만큼 전작과 유사한 ‘친숙함’과 새로운 그래픽을 통한 디테일의 향상을 모두 이루어내야 되었다. 디테일의 향상을 위해서는 옷의 장식이나 재질감, 그리고 캐릭터에 적용되는 조명이나 장식 등에서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더 높은 퀄리티와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했다. 또한 캐릭터의 세부 부분들을 조금씩 바꿔 가면서 새로운 쉐이딩 기법 등을 적용했다.
버즈의 경우에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놀란 표정’을 제거한 것이 주요 변화로 꼽혔다. 표정의 변화는 최소화하면서 주위의 비율 조절과 다양한 효과 적용을 통해 놀란 듯한 표정을 최대한 제거했으며, 더 부드러운 모델링과 조명 효과가 적용되어 자연스러운 인상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소개되었다.
또 다른 도전은 투입된 캐릭터의 ‘수’다. 여기서는 단일 모델의 ‘변형’을 통해 다양한 변화를 만들어 냈는데, 많은 아이들이 등장할 때는 레퍼런스 모델을 만들고 이를 변형해서 만들어 내기도 했으며, 장난감 또한 기본 모델의 변형 혹은 다양한 코스튬의 적용을 통해 캐릭터의 수로 인한 지루함 문제를 해결해 내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 에 대한 고민도 흥미롭다. 더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위해 제작진은 실제의 액션 경험을 중시하고 있으며, 실제로 스튜디오 안에서 이를 재현해 보고 작품에 반영하고 있다고 소개되었다. 이를 위해 쓰레기장의 물체의 움직임을 위해서 실제 스튜디오 안에서 비슷한 상황을 재현하거나, 풍선이 떠오르는 등의 움직임을 위해 실제 기구를 띄우는 등의 시도도 이루어졌다고 덧붙였다.
또한 각종 움직임에 반영되는 ‘중력’과 주위 개체들에 미치는 각종 물리적 효과를 반영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친다. 충돌, 절차적 동작 등의 제작을 위해 픽사는 자체 툴인 Ned를 사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시뮬레이션 모델을 적용해 사실적인 움직임을 재현하고 있다. 복잡한 구조물의 시뮬레이션 또한 단순한 단일 개체의 프레임에서 시작해 구성 요소를 추가해 가며 구조물을 구축해 나갈 수 있다.
연기와 불꽃 등의 효과는 기존의 유체 시뮬레이션에 비해 더 자세한 디테일을 넣어 줄 수 있는 파티클 볼륨 기반의 쉐이더를 사용했다고 소개되었다. 이는 구름의 형태를 배경으로 한 클라우드 쉐이딩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으며, 내부의 빛을 잘 이용하면 기존의 유체 시뮬레이션에 비해 더 드라마틱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토이스토리 3 홈페이지, 눈에 띄는 것은 ‘랏소’의 디테일
조명 연출의 테마는 ‘최대한 전작과 유사한 분위기’ 였으며,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더 정교한 연출이 가능했다고 소개되었다. 예를 들어 앤디의 방은 각종 조명과 반사 효과들이 더 적극적으로 사용되었다. 또한 캐릭터의 변화에 맞춰 그래픽에도 변화가 있었는데, 방 전체의 색 대비가 높아지고 톤이 낮아진 것이 그것이다. 이는 그래픽 효과의 발전에 힘입어, 작품에서 장난감의 ‘황금기’가 끝났다는 것을 상징하는 도구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적극적인 조명 효과의 활용으로는 ‘쓰레기장’ 이 있다. 앞서 소개되었듯이 쓰레기장에서의 전반적인 조명 진행은 작품의 긴장도에 따라 점점 붉은 톤으로 변화하며, 이는 캐릭터들의 내면 변화와도 관계가 있다. 그리고 전반적인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위험’으로 가져가면서도 영상적으로 아름답게, 그리고 캐릭터가 잘 보이게 할 필요가 있었다.
이런 변화를 잘 볼 수 있는 부분이 ‘컨베이어’이며, 다양한 기술이 집약되어 있다. 이를 통해 시시각각 바뀌는 조명을 활용해 장면에서의 긴장감 등 ‘에너지’를 더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여기서는 메인 라이트 이외에도 다양한 간접 조명을 활용해 인상적인 연출을 시도하고 있으며, 진행에 따라 조명의 색조를 자연스럽게 바꾸고 있다. 반사광 효과는 ‘블레이드’ 등에서 조명이 산란되면서 만드는 위협적인 분위기를 이용하기 위해 쓰였다.
한편, 새로운 캐릭터로 등장한 ‘랏소’도 몇 가지 재미있는 점을 가지고 있다. 이 곰인형의 모델링과 움직임에는 실제 봉제 곰인형의 움직임을 실감나게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적용되었다. 특히 골격이 없어 유연하며, 무릎 움직임의 표현과 착지시의 인형의 움직임에 대해 표현이 어려운 점을 해결하기 위한 고민이 이루어졌다.
결국 제작진이 선택한 것은 실제로 인형을 만들어서 움직여 보고, 이를 그래픽에 적용하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착지시 인형의 다리 부분이 어떤 식으로 움직이게 되는지를 확인하고, 작품에 반영했다. 또한 팔을 내릴 때의 몸통의 압축 효과나 주위와의 충돌 시 움직임, 인형이 가진 ‘털’의 표현을 위해 다양한 고민이 이루어졌다고 소개되었다.
이 캐릭터의 등장을 위한 장면에서도 다양한 연출적 효과가 있다. 주인에게 버려지고 성격이 변한다는 설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플래시백’ 효과가 연출되며, 이 연출 안에서의 색조도 점점 차갑게 변하고 카메라 구도도 고립된 느낌을 강조하는 형태로 바뀌어 간다. 또한 장난감들의 낡고 더러운 질감을 통해 ‘나이가 든다’와 ‘시간의 흐름’을 강조한다.
색상과 조명의 처리에서는 세피아톤에서 노란색으로 변하는데 이는 데이지라는 캐릭터의 상징적인 색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 랏소를 강조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작진은 ‘색상’을 선택했는데, 붉은 계통의 색상을 통해 배경에서 랏소를 주위와 분리해 강조할 수 있었다. 또한 조명의 경우 비네팅이나 포스트 라이트 틴트 효과 등을 사용해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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