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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프라이즈 IT 인프라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그 요구 또한 늘어나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사용 수요가 늘어나고, 이에 따른 확장이 데이터센터를 계속 복잡하게 만들면서, 이제는 데이터센터가 당면한, 비용 부담으로 설명되는 각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토털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업체가 더 큰 경쟁력을 가지게 되는 건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이런 ‘환경’의 변화는 관련 업체들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제 관련 업체들은 최고 수준의 단일 장비를 공급하는 것에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기 위한 포트폴리오 확장에 힘쓰고 있으며, 이런 노력의 결과로 굵직한 인수합병들이 진행되고 있다. 작게는 토털 네트워크 포트폴리오를 확충하는 데서부터 시작해, 크게는 인프라 전반을 공급할 수 있는 솔루션 업체로의 변신도 심심찮게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네트워크 시장에서 큰 움직임을 꼽으라면 브로케이드(Brocade)가 파운더리네트웍스(Foundry Networks)를 인수한 것, 어바이어(Avaya)의 노텔(Nortel) 인수, 그리고 HP가 3COM의 인수를 진행한 것이 꼽힌다. 이들 업체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자신들이 가지고 있지 않던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전반적인 ‘토털 네트워킹’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자 한 바 있다.
▲ HP는 3COM의 인수를 통해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 퍼즐 조각을 완전히 맞춰냈다.
■ 제품 중심에서 ‘솔루션’ 중심으로
HP는 오랜 시간동안 네트워크 부분을 다루어 왔지만, 그 비중은 다른 업체들에 비해 크지 않았다. 또한 자사의 솔루션을 사용하기보다는 타 업체의 장비들과 결합해 솔루션을 구성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의 혁신을 위한 전반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가 필요했으며, 이런 의도는 3COM 인수 이후 조직 개편에서 엿볼 수 있다.
3COM 인수 이전까지 HP의 사업부는 '엔터프라이즈 서버 스토리지'와 네트워크 부분인 '프로커브' 사업부가 별개로 존재했다. 하지만 3COM을 인수하면서 이 두 조직을 합쳐 ESSN, '엔터프라이즈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부서로 재출범시킨 것은, 이제 엔터프라이즈 환경을 위한 서버나 스토리지, 네트워크 시장이 이 모두를 결합한 '솔루션' 형태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이런 글로벌 차원의 사업부 변화는 국내에도 영향을 주었다. 국내에서 별개로 영업활동을 펼치던 3COM과 HP 네트워크 부서의 통합 과정에서 3COM의 임직원은 개인 의사에 따라 새 조직에 합류가 진행되었고, 사무실도 서울 여의도 한국 HP 사옥으로 통합되었다. 이후 영업, 기술, 채널 부분에 인력 보강이 진행되었고, 2010년 11월, 2011 회계년도의 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 HP는 이제 시장을 ‘양강 구도’로 만들어 가고 있다.
HP의 3COM 인수는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크 관련 업계에 상당한 변화를 몰고 왔다. 지금까지 선두 '시스코' 뒤로 제대로 된 경쟁자가 보이지 않았던 상황에서 비교적 분명한 경쟁자가 나타난 셈이기 때문이다. 2009년 4분기를 기준으로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크 시장에서 시스코의 점유율은 시장의 절반에 다다르는데, HP와 3COM을 합치면 이에 어느 정도 맞설 수 있는 35% 정도의 점유율이 나온다.
또한 이 인수를 통해 얻은 것은 단순히 ‘규모’뿐만이 아니다. 기존 프로커브 포트폴리오는 엣지와 미디움 코어 레벨 중심의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3COM의 포트폴리오가 합쳐지면서 HP는 데이터센터를 위한 모든 네트워크 관련 솔루션을 가진 종합적인 ‘엔드 투 엔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시장에서의 평가도 호의적이다. 가트너가 발표한 2010년 엔터프라이즈 LAN 시장의 매직 쿼드런트에서 HP는 시스코와 함께 ‘리더 쿼드런트’ 에 위치해 있다. 또한 2009년 4분기 가트너 집계 스위치 선적대수에서는 HP가 2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 등, 네트워크 플랫폼이 HP의 기존 서버, 스토리지 등 엔터프라이즈 포트폴리오와 연계되어 시너지 효과를 얻기 시작했다.
▲ ‘컨버지드 인프라’ 전략도 이제 가속화될 기회
HP가 3COM 인수를 통해 네트워크 부분의 포트폴리오를 완성시킴에 따라, 이제 HP는 단일 브랜드만으로 데이터센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여기에 예전에는 프로커브 사업부와 ESS로 독립 운영되던 조직이 이제 ESSN으로 통합되어 움직임에 따라, 현재 업계 전반의 트렌드인 인프라 전반에 대한 제시가 가능하게 되었다.
HP가 제시하는 차세대 IT 인프라의 모델인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Converged Infrastructure)’도 이런 포트폴리오의 완성과 함께 힘을 얻게 되었다. 이미 서버와 스토리지를 가지고 있는 HP에 있어, 이를 묶을 수 있는 네트워크 부분의 보강은 이 ‘컨버지드 인프라’의 경쟁력을 크게 올려 주는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통합 솔루션’ 형태는 이제 시장의 주류가 되어 가고 있으며, 업계 또한 이런 움직임에 맞춰 가고 있다. HP가 3COM을 통해 솔루션 구성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춘 것과 마찬가지로, 경쟁 관계로 꼽히는 시스코 또한 독자적인 서버 라인업을 통해 인프라 레벨의 포트폴리오를 준비했으며, 이제 이들 제품을 어떻게 묶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 ‘엔드 투 엔드’ 포트폴리오의 구현
3COM 인수 후 HP의 포트폴리오는 이제 솔루션에서 제품, 서비스에 이르는 완전한 ‘엔드 투 엔드'를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네트워크 부분에서는 3COM의 인수를 통해 코어부터 엣지 레벨과 보안 장비에 이르기까지 ‘풀 라인업’ 을 갖추었으며, 서버와 스토리지, 관리 솔루션과 컨설팅을 묶어 전반적인 비즈니스 플랫폼 전체를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다.
HP는 3COM을 인수하면서, 3COM이 가진 대부분의 포트폴리오를 HP의 포트폴리오에 그대로 반영했다. 이는 기존 3COM이 가지고 있던 세 개의 브랜드가 집중하고 있던 영역이 기존 HP의 프로커브 제품군과 거의 겹치는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HP는 기존 3COM이 가진 조직, 채널사 등 전반적인 에코시스템까지 모두 인수하여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따른 공백도 최소화했다.
3COM 인수 이후 HP가 가진 제품 라인업은 3COM이 가지고 있던 H3C, 3COM, 티핑포인트와 HP의 프로커브 라인업까지 총 네 가지가 되었다. HP는 이들 제품 라인업을 HP 네트워킹의 이름 아래 새로운 제품군으로 분류해 배치했지만, 이를 다시 들여다보면 기존 브랜드와 제품 성격을 모두 반영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각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특징들이 R&D간 기술교류를 통해서 기술, 편의성, 안정성 등에서 더 뛰어난 시너지를 내는 이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셈이다.
▲ HP의 이름 아래 헤쳐 모인 것이 지금의 모습
HP는 3COM의 인수 완료와 조직 개편 이후 전체 라인업을 크게 네 개로 나누고, 기존 브랜드들이 가진 제품을 재배치했는데, 그 변동 폭은 브랜드의 일원화 정도로 봐도 될 정도로 크지 않았다. 이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HP의 예전 네트워크 포트폴리오가 3COM과 거의 겹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HP 네트워킹 제품들의 전반적인 라인업 구분 기준은 ‘주력 시장의 형태’다. A(Advanced) 시리즈 제품군은 대규모 또는 복잡한 배포 환경을 가진 대형 엔터프라이즈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3COM이 가지고 있던 H3C 브랜드의 스위치, 라우터, 무선, 네트워크 관리 제품들이 A 시리즈 제품군에 속해 있다.
E(Essential) 시리즈는 미들레인지 시장 정도에 놓이는 제품으로, 검증된 기술과 경제성, 사용의 편의성을 내세우는 제품군이다. 이 제품군에는 주로 기존 HP 프로커브 브랜드의 스위치, 보안, 네트워크 관리, 무선 제품과 함께, 3COM의 VCX 통합 통신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통합 통신 포트폴리오가 자리잡고 있다.
V(Value) 시리즈 제품군은 비용에 민감한 소규모 환경이나 엔트리급 엣지 단을 위한 신뢰성 있고 사용하기 쉬운 솔루션을 제공하는 위치에 있다. 이 제품군을 이루는 제품들은 주로 예전 3COM과 프로커브의 제품들이며, 웹 관리 이더넷 스위치나 미관리 이더넷 스위치, 무선 액세스 포인트와 라우터로 구성되어 있다.
▲ S-시리즈 포트폴리오는 더 특별하다.
S(Security) 시리즈 제품군은 HP 네트워크의 네 가지 제품군 중에서도 특별한 위치에 있다. 분류 기준도 특별한 ‘목적성’을 가지고 있지만, 가장 큰 차이는 ‘브랜드 정책’ 이다.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른 제품군에 속한 제품들의 브랜드는 모두 HP로 단일화되었지만, 이 제품군은 기존의 ‘티핑포인트’ 브랜드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S 시리즈 제품군에 속한 기존 티핑포인트 제품들은 다른 제품들과 달리 ‘HP TippingPoint’ 라는 브랜드를 사용한다. 이는 기존 티핑포인트의 각종 보안 솔루션들이 가진 이미지를 그대로 활용하고자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보안 솔루션 포트폴리오에서 기존 HP가 가지고 있던 제품들과의 차별화로도 해석할 수 있다.
티핑포인트가 가지고 있던 DV(Digital Vaccine) 연구소 서비스 또한 HP의 S 시리즈 포트폴리오에 포함되어 있다. 이 서비스에는 어플리케이션 디지털 백신, 웹 어플리케이션 디지털 백신 서비스, 디지털 백신 보안 필터 서비스, 평판(Reputation)기반 디지털 백신 서비스, ThreatLinQ 등의 서비스가 포함된다.
▲ ‘서비스’를 통해 전체 포트폴리오가 완성된다.
이 ‘제품’들을 하나의 효과적인 ‘솔루션’으로 엮기 위한 것이 각종 컨설팅 등의 ‘서비스’다. 현재 기업들이 가진 문제점들인 복잡한 인프라에 따른 비용과 생산성 문제, 클라우드 컴퓨팅 및 가상화 등을 적용하는 경우의 보안 문제 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최적의 구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통적인 강점인 ‘컨설팅’을 투입했다.
HP의 컨설팅은 고객들의 니즈를 기술에 맞춰 정렬하고, 연결되도록 해 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연속성을 지니면서 변화를 가져갈 수 있도록 전체적인 솔루션을 구성하고 있다. 또한 설치 이전의 컨설팅과 함께 환경의 최적화, 설치 이후 유지 부분에 이르기까지 풀스케일 지원 서비스와 미션크리티컬 수준의 서비스 지원 등이 준비되어 있다.
이 때 HP는 단순한 네트워크 연결과 배치를 통한 추가와 확장이 아니라, 전반적인 인프라 디자인과 서비스의 변화를 제안하기도 한다. 이는 HP가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까지 엔터프라이즈 인프라를 구성하기 위한 모든 것을 갖추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네트워크와 서버, 스토리지가 유기적으로 접목된 ‘컨버지드 인프라’는 현재 HP가 가진 경쟁력을 잘 반영하고 있다.
■ 더 강력하고 편리한 인프라를 위한 움직임
현재 IT 환경은 큰 변화의 시점에 와 있다. 모바일과 소셜 네트워크로 대표되는 서비스 플랫폼의 변화와 함께, 인프라 레벨에서는 기존의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환경이 가진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가상화와 클라우드 컴퓨팅이 대두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향후 확장성에 대해서도 대비하고 있다.
이런 인프라 구조의 변화에 따라 네트워크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 네트워크가 가진 복잡한 계층화 구조가 가진 관리와 확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각종 기술들이 논의되고 있으며, 가상화와 클라우드 컴퓨팅이 가지는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쓰는’ 특징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수많은 조사에서 나온 공통적인 결과 중 하나로, 현재 IT 예산의 70%는 지나치게 복잡한 IT 인프라의 유지에 사용되고 있으며 약 30% 정도의 예산만 새로운 혁신을 위해 사용된다는 것이 있다. 이 결과가 기업에 있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환경의 변화를 따라가기에 전체 예산의 30%는 절대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 데이터센터의 미래를 위한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
앞으로의 데이터센터가 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더 단순하면서도 더 큰 처리 용량과 높은 효율을 가지는 인프라를 통해 향후의 수요에 대해 대비할 수 있으면서 현재와 미래에 지출될 비용에 대한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 가장 큰 문제로 귀결되는 ‘비용 효율’ 에 대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IT 업계 전반이 이런 방향성에 대해 동의하고 있으며, 같은 방향을 보고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최종 목적지’가 같다고 그 과정도 모두 같은 것은 아니며, 현재 이 목적지로 가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이 제시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방법론 중 어느 하나가 절대적 진리가 되는 것은 아니며, 현재 처한 상황과 향후 계획에 따라 가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고객이 해야 할 몫이다.
HP가 제시하는 ‘컨버지드 인프라’ 또한 최종 목적지로 가기 위한 하나의 경로다. 그리고 HP는 고객들이 이 길을 더욱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네트워크와 서버, 스토리지 모두를 하나의 청사진 아래에 최적화하여 ‘솔루션’ 형태로 제시하고, 더욱 편하고 빠르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으며, 네트워크 부분의 변화는 이 길을 더 넓고 편리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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