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드 포 스피드 프랜차이즈에서 색다른 방향성을 제시한 게임이 다시 돌아왔다. 지난 해 ‘핫 퍼슈트’의 귀환에도, 그 게임보다 더 많은 관심을 끌었던 것은 ‘시프트 2 4월 컴백!’ 이란 메시지였을 정도로 많은 기대를 모았던 ‘니드 포 스피드 : 시프트 2 언리쉬드’ 가 그 주인공이다. 이것으로 니드 포 스피드 프랜차이즈에서 ‘시프트’ 란 부제도 나름 ‘족보’를 내세울 수 있게 되었다.

적당히 즐길 수 있는 나름 리얼계 레이싱 시뮬레이션을 목표로 하는 이 ‘시프트’ 계보의 최신작인 ‘시프트 2’는 최신 콘솔의 파워풀한 성능에 힘입어 화려한 그래픽으로 중무장했다. 전작 ‘시프트’와 마찬가지로 ‘리얼계’를 추구하다 보니 트랙 또한 적당한 상상 속의 창작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닌, 실존하는 유명 트랙들이 대거 등장하며, 차량 또한 넓은 선택폭을 보여 준다.

하지만 전작과 비교해서 단순히 차량과 코스만 최신 데이터로 업그레이드 된 건 아니다. 새로운 카메라 시점이나 난이도를 더욱 올려서 게이머의 인내심을 확인하게 해 줄 ‘야간 주행’, 자신의 손발이 얼마나 정밀하게 움직일 수 있나를 시험하게 해 줄 ‘엘리트 핸들링 모델’ 등이 추가되었고, 게임 외적으로는 ‘소셜’의 흐름에 발맞추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 최초로 공개되었던 트레일러를 통해, 리얼계 시뮬레이터의 면모를 살짝 엿보인 바 있다.

이 게임의 목적은 밑바닥 스트리트 레이서에서 출발해서 능력치와 경험을 쌓아 FIA GT1 월드 챔피언십을 정복하는 것이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는 말처럼 열심히 달리다 보면 차량과, 돈, 배지를 얻어 가면서 점점 높은 클래스의 레이스에 출전하는 형식으로 ‘꿈’을 이루어 가게 되는데, 플레이어 또한 게임에 익숙해져 가면서 게임 안에서는 프로 드라이버에 가까운 능력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FIA GT1과 스트리트 레이싱 사이에는 너무나 큰 현실적 거리감이 있다. 이 거리감을 메꾸고 긴 여정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 ‘차량’ 이며, 이 게임에서의 차량 수록 리스트는 고전부터 슈퍼카 클래스까지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다. 아직도 그 전설의 신도가 있는 토요타 AE86과, ‘핫 퍼슈트’에서 게이머를 괴롭게 하던 ‘쾨닉세그 CCX’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게임의 폭을 잘 말해 준다.

레이싱을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튜닝’이다. 이번 시리즈도 차량의 모든 부분에 걸쳐 충실한 튜닝 옵션을 갖추고 있어, 차량을 자기 입맛에 맞게 바꿀 수 있다. 차량에는 퍼포먼스 포인트와 클래스가 있는데, 튜닝에 따라 이 수치가 바뀌면서 차량이 ‘신분 상승’ 하기도 한다. 또한 튜닝의 궁극점은 ‘엔진 스왑’ 인데, 이를 통해 ‘양의 탈을 쓴 몬스터’를 직접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물론 이걸 제대로 다룰 수 있을 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말이다.

▲ 프로모션을 진행함에도 실제 레이서를 초빙하는 등 예전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레이싱 게임의 난이도에서 궁극의 지향점은 ‘현실’ 이다. 게임이 현실적으로 변할수록 라이벌과 게이머 모두의 움직임에 제약이 걸려서, 결국 한 점으로 모이게 된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새롭게 등장한 ‘엘리트 핸들링 모델’은 최근 차량에 장착되는 모든 전자제어 장치의 사용을 배제하여 플레이어의 달리고픈 욕망과 브레이킹을 해야 하는 인내심의 경계를 시험하게 만들며, 레이싱 휠을 사용하더라도 게임을 ‘쉽지 않게’ 한다.

또한 ‘현실’을 반영한 ‘시점’으로 전작에 차량 내부 대시보드 시점이 있었다면 이번엔 ‘헬멧’ 시점이 추가되었다. 사람 눈을 기준으로 한 시점은 대시보드보다 조금 높고, 조금 더 좁고, 조금 더 흔들리는 시야를 통해 레이스의 어려움을 직, 간접적으로 전달한다. 또한 여기에 야간 경기까지 더해지면, 코스를 외우고 있더라도 언제나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만든다.

한편, 최근의 게임들이 표방하는 ‘소셜’ 적 요소도 이 게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유튜브(YouTube)를 통해 레이스 리플레이를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덕분에 예전처럼 멋진 장면이 나왔을 때 이를 녹화해서 올리기 위한 많은 번거로운 작업들이 사라지게 된 것은 직접 녹화를 위해 고생하던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니드포스피드 시리즈 타이틀 중에서 시프트 계열은 독자적인 위상을 차곡차곡 갖춰 나가고 있다.

12세이용가 / 평점 : 8점 (10점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