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Taipei) 컴퓨텍스(Computex) 2011 행사 기간이던 6월 2일, 대만 TICC(Taiwan International Convention Center)에서는 컴퓨텍스 타이페이 2011의 Executive Speech 행사가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에서는 이번 컴퓨텍스에서 기술 선도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는 6개 업체의 연사들이 자사와 각 산업의 비전에 대해 연설하는 시간을 가졌다.

컴퓨텍스는 현재 관련 전시회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올해 방문자 수는 지난 해 이상을 기록했다. 또한 ICT 산업에서 컴퓨텍스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전시회이며, 올해는 많은 업체에서 컴퓨텍스를 통해 새로운 태블릿 PC나 e-Book, 3D 기술, 스마트폰,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들을 소개했다.

또한 올해는 컴퓨텍스 행사 자체에 있어서도 중요한 해이기도 하다. ‘d & i 어워드’ 행사는 독일의 디자인 포럼인 iF와의 협력을 통해 개최되었다. 그리고 이제 컴퓨텍스의 참관객 중 25%가 해외 참관객일 정도로 행사 자체도 글로벌한 형태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높아진 컴퓨텍스의 위상에 걸맞는, 기술 선도적인 6개사의 대표 연사가 이번 행사에 등장했다.

▲ 보이드 데이비스 인텔 부사장

첫 순서는 인텔(Intel) 아키텍처 그룹 부사장 보이드 데이비스 (Boyd A Davis)가 오픈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컴퓨팅으로의 변화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먼저, 2015년까지 150억 대의 다양한 형태의 디바이스가 인터넷과 데이터센터에 연결될 것이며, 이런 강력한 서비스 수요가 데이터센터의 성장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인텔의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비전은 ‘클라우드 2015’로 요약된다. 150억 대의 디바이스가 연결되고, 데이터와 서비스 수요가 폭발하는 이 시점을 대비하기 위한 ‘클라우드 2015’ 비전은 크게 ‘통합’, ‘자동화’, 그리고 ‘클라이언트 인지’로 구성된다. 통합을 통해 퍼블릭과 프라이빗 클라우드 간 데이터와 컴퓨팅 리소스를 안전하게 공유하고, 자동화를 통해 서비스의 효율을 높이며, 클라이언트 인지를 통해 사용자에 최적의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예로 소개된 것이 레노보(Lenovo)의 시큐어 클라우드 액세스(Secure Cloud Access)다. 이 기술은 사용자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때 먼저 ‘권한’을 확인하고, 다음은 ‘디바이스’를 확인한다. 여기에는 무선 네트워크의 상태나 기기의 성능, 스크린 크기, 배터리 상태 등이 포함된다. 그리고 이런 정보를 기반으로 해 사용자의 현재 상태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 모바일 인터넷 환경의 발전은 크게 세 가지 부분이 필요하다.

인텔의 비전에서 기준이 되는 2015년에는 10억명 이상의 사용자와 150억대 이상의 디바이스가 데이터센터에 연결되어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이들 디바이스는 1ZB(Zetabyte) 이상의 인터넷 트래픽을 생성해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터넷과 디바이스의 이런 폭발적인 증가는 IT 솔루션에 있어 새로운 요구 사항을 만들어 내고 있다.

현재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스마트 디바이스들의 서비스 요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꾸준한 서버의 증가가 필요하다. 인텔의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폰이 600대 증가할 때마다, 혹은 태블릿PC 디바이스가 122대 증가할 때마다 한 대의 서버가 더 필요하다. 그리고 이들 모바일 디바이스의 증가는 데이터센터 수요를 이끌고 있는 중요 요인이다.

인텔은 이런 새로운 요구 사항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크게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디바이스를 위한 솔루션으로는 개선된 공정을 통한 기술 혁신, 그리고 성능과 기능을 보강하여 가치를 전달하는 것 등이 있다. 또한 데이터센터를 위한 솔루션으로는 고성능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를 통해 이들 ‘스마트 디바이스’들의 서비스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 고밀도 인프라 구축을 위한 ‘마이크로 서버’

데이터센터 관련 비즈니스는 향후 5년 동안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MB나 엔터프라이즈, HPC, 워크스테이션 등 모든 부분에서 증가가 예상되며, 표준 기반, 오픈 아키텍처의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아키텍처는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빠르게 서비스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인텔은 현재 오픈 데이터센터 얼라이언스(Open Datacenter Alliance)에 기술 자문 역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텔은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폼팩터 ‘마이크로서버’를 소개했다. 마이크로서버는 ‘밀도’에 최적화한 폼팩터로, 랙 서버 대비 폭이 절반, 블레이드 서버 대비 높이가 절반 정도다. 각 마이크로서버들은 파워 서플라이와 팬, 스위치 등을 공유하며, 이를 통해 비용 효율적으로 단위 면적, 부피 당 높은 컴퓨팅 자원 밀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마이크로서버는 가상화를 위한 효과적인 포트폴리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HPC 시장을 위해서는 나이츠(Knights) 패밀리가 소개되었다. MIC(Many Integrated Core)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는 이 솔루션은 고도로 병렬화된 구조를 통해 높은 처리량을 얻어 낼 수 있는 방법이다. MIC 프로그래밍 모델은 하나의 소스에서 컴파일러와 런타임을 거쳐 기존의 범용 처리 장치인 제온 프로세서와 특정 연산에 특화된 형태인 MIC 아키텍처 기반 코프로세서에 워크로드를 분배, 최대한의 처리량을 얻는 형태다.

▲ 이안 드류 ARM 마케팅 수석 부사장

이어 ARM의 이안 드류(Ian Drew) 마케팅 수석 부사장이 ARM의 비전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먼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디바이스의 보급을 통한 ‘세상의 변화’를 소개했다. 2003년까지만 해도 5억 대의 인터넷 연결 가능한 디바이스가 있었고, 한 대의 디바이스를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2010년에 이르러 120억대 이상의 단말이 보급되었고, 인터넷 사용자들은 ‘개인 디바이스’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2025년에 이르면, 1조대에 달하는 인터넷 연결 디바이스가 보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바야흐로 사람보다 디바이스가 더 많은 상황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디바이스는 개인화되며, 하나의 사이즈로는 더 이상 모든 요구를 만족시킬 수 없게 되며, 필요에 따라 한 사람이 다양한 디바이스를 가지고, 필요에 따라 사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ARM은 최근의 디바이스들이 제시하는 ‘상시 연결’ 이라는 개념을 이끌어 왔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현재 ARM 기반 프로세서는 전체 프로세서 시장의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매출 기준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ARM 매출의 46% 정도가 아시아 시장에서 창출되고 있으며, 현재 라이선스의 25% 정도가 새로운 고객이라고 덧붙였다.

▲ ARM 의 비전 또한 ‘영역 확장’

현재 ARM 프로세서 기반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시장의 성장은 주변 에코시스템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인텔 제온 프로세서로 대표되는 x86 서버 시장이다. 600대의 스마트폰이나 120여대의 태블릿 PC가 판매될 때마다 한 대의 제온 프로세서 기반 x86 서버가 더 필요해지는 만큼, ARM 기반 디바이스의 성장은 ICT 산업 성장의 촉매가 될 수 있다.

ARM의 2020 비전은 단순한 수적 성장에 머무르지 않으며, 새로운 시장과 제품 카테고리 발굴을 통한 성장으로 요약된다. 현재 주로 모바일 컴퓨팅 부분과 통신 장비 쪽에 활발히 이용되고 있는 ARM 프로세서의 활용 영역을 센서나 마이크로컨트롤러에서부터 서버와 HPC에 이르기까지 확대함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ARM 기반의 솔루션이 가지는 장점으로는 직접 개발하는 것에 비해 더 저렴하며 빠른 개발이 가능하고, 다른 기술의 구매에 비해 리스크가 적다는 것이 꼽혔다. 일반적으로 직접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 비해 ARM 기술을 활용할 경우 60~70%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시장에서 폭넓은 선택권이 제공되고, 각종 IP 들과의 유연한 통합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저전력 디바이스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IT 기술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기준으로 ‘기능성’ 이 있다. 오직 ‘성능’으로 표현되는 ‘기능성’에 집중한 1980년대 메인프레임이 이를 상징하는데, 이 기준은 PC가 나오면서 바뀌었다. PC가 등장하면서 이 기능성은 ‘가격’과 연관되어 ‘비용 효율’을 따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2000년에 들어오면서 노트북은 여기에 ‘전력 소비’라는 기준을 추가했고, 현재의 모바일 환경에서는 기능성을 에너지 소비량과 비용으로 나누어 그 가치를 산정한다.

그리고 다음 세대로의 진화에 있어서도 중요한 요소는 ‘에너지 효율’ 과, 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기술이 꼽혔다. 단순한 에너지 효율을 넘어서, 충전의 효율이나 태양 에너지 등의 대체 에너지 활용 기술 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리고 이런 움직임을 가속화할 수 있을 기술로 칩의 제조 공정 기술, 배터리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 그리고 충전 속도 정도가 꼽혔다.

ARM은 저전력 하드웨어가 앞으로도 마이크로컨트롤러부터 서버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에서 더 필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저전력 추세는 하드웨어 디자인의 ‘철학’이자 현실로 자리잡을 것이며, ARM은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아키텍처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ARM 아키텍처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인터넷 활용을 위한 효율적인 환경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 라지브 라마스와미 브로드컴 수석 부사장

이어 브로드컴(Broadcom)의 라지브 라마스와미(Rajiv Ramaswami) 수석 부사장이 반도체 산업에서의 혁신 진행에 관해 소개했다. 지난 10년 동안 반도체 업계의 연구개발 비중은 꾸준히 증가해 왔다. 이런 추세는 심지어 경기가 좋지 않거나, 닷컴 거품이 꺼진 뒤에도 꾸준히 지속되었는데, 이는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또 좋지 않은 대로 수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반도체 시장은 독특한 움직임을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SoC 시장의 성장인데, 이는 나름대로 제품의 생산 비용을 줄이고 복잡도를 낮추며, 더 작고 빠른 칩을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하나의 칩에 많은 것을 집적함으로써 더 작은 풋프린트를 만들고, 시간과 리소스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무어의 법칙’과 현실의 속도 차이도 이런 움직임의 이유가 된다.

IC 디자인은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더 복잡해지고 비용이 올라가게 된다. 또한 점점 칩에 들어가는 기능이 많아지면서, 개발 효율을 위한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생겼다. 브로드컴은 이런 측면에서 자사의 장점으로 ‘IP 공유’를 꼽았으며, 이를 통해 개발 주기를 가속화하고 경쟁 솔루션 대비 더 다양한 기능을 비용 효율적으로 구현하며 소비 전력과 보드 공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소개했다.

▲ 이더넷 스위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모여서 만들어진다.

IP 공유와 함께 ‘통합’ 또한 중요한 과제다. 예를 들어, 최근의 이더넷 스위치는 프로세서와 패킷 버퍼, 패킷 프로세싱과 트래픽 관리, 전력 관리, 인터페이스를 위한 PCI 익스프레스 컨트롤러와 DDR3 메모리에 이르기까지 많은 구성 요소들의 조합으로 구성된 SoC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통합 구성할 수 있는가는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통합’에 있어 중요한 요소는 공정 기술이다. 브로드컴은 2008년 65nm, 2010년 40nm 공정을 도입했으며 2012년 28nm를 도입할 예정에 있다. 그리고 공정이 줄어들면서 하나의 칩에 더 많은 것들을 담아낼 수 있게 되었는데, 2008년 65nm 공정에서 10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했던 데에서 40nm에서는 20억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해 두 배 이상의 처리량을 만들어 낸 바 있다.

그리고 브로드컴은 이러한 변화들이 데이터센터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데이터센터의 ‘네트워크’ 부분에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수천대의 서버가 대단히 큰 네트워크 패브릭에 연결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가 커지고 가상화와 클라우드 컴퓨팅이 도입됨에 따라 데이터센터의 패브릭이 가지는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 브로드컴의 데이터센터 패브릭 솔루션

브로드컴이 꼽은 데이터센터 패브릭의 요구 조건은 크게 다섯 가지 정도다. 먼저 많은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 인프라 효율을 위한 ‘가상화’, 복잡도 감소를 위한 ‘컨버전스’, 성능 부분에서의 ‘지연율’, 그리고 비용과 효율 면에서 중요한 요소인 ‘에너지 효율’ 이다. 그리고 이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성으로 10Gb 기반 이더넷 구성을 소개했다.

현재의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는 이더넷 기반의 LAN 이외에도 스토리지를 위한 SAN, 고속 연결을 위한 인피니밴드(Infiniband) 등이 함께 사용되는 복잡한 구조다. 이를 ‘컨버전스’ 화 할 경우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10Gb 이더넷 기술이다. 이를 통해 모든 트래픽을 이더넷 규격으로 통합하여 성능과 효율 모두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반적인 데이터센터 패브릭을 이더넷 기반으로 가져갈 경우 코어 스위치 부분에서는 100Gb 급의 스위치가, 그리고 각 서버 단에는 10Gb 나 40Gb 급의 이더넷 SoC 스위치가 사용될 수 있으며, 서버에서도 10Gb 급 컨트롤러를 사용해 가상 머신들의 트래픽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현재는 블레이드 서버 정도에서 10Gb 이더넷을 이용하며 랙 서버에서는 주류가 1Gb 수준이지만, 향후 빠르게 10Gb 급으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