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인텔 DX79TO 익스트림 메인보드 : 제품성능

코어 i7-3900 시리즈 프로세서와 X79 칩셋의 조합은 PC에서 사용 가능한 현존 최고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는 조합이다. 6코어 12 쓰레드 구성에 기본 설정에서도 최대 3.9GHz에 달하는 클럭은 어떤 상황에서도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도록 하며, 쿼드 채널 메모리 컨트롤러는 이제 쉽게 고속, 대용량 메모리를 구성할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하지만 ‘익스트림’ 플랫폼을 얌전하게 그냥 사용하는 것은 또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현재 선보인 코어 i7-3900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배수 설정 등의 제약이 없는 K 시리즈 혹은 X 시리즈로 구성되어, 오버클록킹으로의 길이 자유롭게 열려 있기 때문이다. 물론 6코어 12쓰레드에 TDP 130W, 조금만 오버클럭해도 만만치 않은 전력 소비와 발열량을 자랑하긴 하지만, 이를 감당할 준비가 되었다면 현존 최고의 성능을 얻을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기도 하다.

▲ 테스트 시스템 구성

테스트 시스템은 코어 i7-3960X 프로세서와 인텔 DX79TO, 쿨링은 인텔이 새롭게 선보인 수냉 쿨링 시스템인 RTS2011LC를 이용했다. RTS2011LC는 인텔의 새로운 레퍼런스급 수냉 키트로, 간편한 설치와 사용이 특징이며 보증 TDP 수준은 130W 정도다. 오버클럭은 해당 시스템에서 여러 가지로 시도해본 바로, 가장 높은 안정화된 프로세서 클럭을 달성할 수 있었던 4.13GHz 고정 클럭을 기준으로 했으며, 메모리는 DDR3-1600 9-9-9-23 정도로 세팅했다.

오버클록킹에 도전하기 전에 반드시 생각해야 할 것은, 이 정도의 프로세서는 최소한 전체 코어 활성시를 기준으로 4GHz를 넘기지 않을 바에야 시도 자체가 큰 의미가 없을 수준이라는 것이다. 실제 이번 테스트에 사용된 코어 i7-3960X의 오버클록킹 전 6코어 동작시 클럭 속도는 3.6GHz, 1~2코어 동작시 3.9GHz로, 오버클록킹 이후 프로세서 클럭 변화로 인한 성능 향상은 멀티 쓰레드에서 14%, 싱글 쓰레드에서 약 6% 정도를 기대할 수 있다.

▲ 테스트에서 사용한 오버클록킹 세팅

■ ‘익스트림’ 성능에 ‘하드코어’ 요소를 더하다

Sisoftware Sandra 2011의 결과에서는 이런 기대치에 부합하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모든 쓰레드를 사용하는 이 테스트에서, 오버클록킹 후의 정수 연산 결과치는 기본 상태와 비교해 정확히 ‘클럭 차이’인 14%의 성능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부동소수점 연산은 흥미롭게도 21%의 성능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테스트 시스템의 기본 상태와 비교해 달라진 또 하나의 요소인 ‘메모리 속도’가 반영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런 흥미로운 추세는 Sandra 2011의 프로세서 멀티미디어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정수 연산 위주의 Integer 결과는 정확히 14%의 차이를 보인 반면, 부동소수점 연산과 각종 확장 명령어가 적용 가능한 Float 결과는 21%의 결과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는 부동소수점 연산 테스트가 비교적 메모리 시스템의 성능 차이를 많이 받는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이 영역의 애플리케이션을 주로 쓰는 사용자들은 이 결과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 SiSoft Sandra Lite 2011(Processor Arithmetic), 높을수록 좋다.

▲ SiSoft Sandra Lite 2011(Processor Multimedia), 높을수록 좋다.

▲ SiSoft Sandra Lite 2011(Memory Bandwidth), 높을수록 좋다.

샌디 브릿지-E와 X79 메인보드가 가지는 특징 중 외부에서 가장 확연히 확인할 수 있는 요소이자 많은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점은 ‘쿼드 채널 메모리 컨트롤러’다. 전 세대의 코어 i7-900 시리즈와 X58 칩셋이 제공할 수 있었던 메모리 대역폭은 공식적으로 DDR3-1066 트리플 채널로 25.6GB/s 였고, 현재 메인스트림급 플랫폼이 제공할 수 있는 대역폭은 공식적으로 DDR3-1333 듀얼 채널로 21.3GB/s 정도다.

하지만 샌디 브릿지-E의 DDR3-1600 쿼드 채널 메모리 컨트롤러가 제공할 수 있는 이론적 최대 대역폭은 50GB/s에 이르며, DDR3-1333의 쿼드 채널 구성으로도 최대 41.4GB/s 가량의 대역폭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의 메모리 가격을 생각하면 X79 칩셋을 사용하는 플랫폼은 쉽게 고속, 고용량 메모리를 구성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플랫폼이 되는 셈이다.

실제 측정된 메모리 대역폭 또한 현존하는 PC 플랫폼들과의 분명한 격차를 보여 준다. DDR3-1333 쿼드 채널 구성시 측정된 메모리 대역폭은 33GB/s, DDR3-1600에 이르르면 39GB/s 에 근접하는 전송 속도를 기록한다. 물론 트리플 채널 구성에서도 개선된 메모리 성능 지원 등으로 기존 플랫폼의 이론적인 속도를 훌쩍 넘기고 있는데, DDR3-1333의 트리플 채널 구성은 26.5GB/s, DDR3-1600의 트리플 채널 구성은 31.2GB/s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

▲ Cinebench R10(64bit), 높을수록 좋다.

▲ Cinebench R11.5(64bit), 높을수록 좋다.

Cinebench R10은 싱글, 멀티 쓰레드의 결과 추이가 다소 다른데, 이는 앞서 소개했듯이 프로세서의 기본 설정 상태에서 적용되는 ‘터보 부스트’의 영향 때문이다. 이를 감안할 때 이 테스트의 결과는 정말 순수하게 클럭 차이 만큼 나왔는데, 이는 테스트 시스템이 프로세서와 메모리의 클럭 차이 이외에는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을 생각할 때 당연한 결과임과 함께, 이 테스트가 메모리 성능에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Cinebench R11.5 또한 기본적으로는 정수 연산 테스트 혹은, 메모리 성능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테스트 성격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테스트 결과를 보여 준다. 오버클럭시 기록한 스코어 11.94는 기본 클럭에서의 스코어 10.41에 비해 약 14% 가량 빠른 결과이며, 이는 정확히 오버클럭으로 인한 클럭 상승분임과 함께, 지금까지의 정수연산 위주 테스트에서의 성능 향상 결과와 일치함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 Cinebench 테스트 결과에서의 수치 자체도 흥미롭다. 테스트 시스템은 기본 설정에서 제온 X5667 듀얼 소켓 워크스테이션에 필적하는 결과를 보여준 바 있으며, 오버클럭을 통해 얻은 스코어들은 낮은 클럭의 전 세대 6코어 프로세서로 구성한 듀얼 소켓 워크스테이션에 도전할 만한 결과 수준이기 때문이다. 싱글 소켓 구성의 시스템에서 현재 이 플랫폼 이상의 멀티쓰레드 스코어를 얻을 수 있는 다른 플랫폼은 없다시피 하다.

▲ POV-ray 3.7 RC3, 높을수록 좋다.

▲ Intel Linpack 10.3.7, 높을수록 좋다.

레이 트레이싱 툴인 POV-Ray를 사용한 테스트 결과도 흥미롭다. 테스트에 사용된 버전은 현재 공개된 3.7 RC3이며, 프로그램 내부의 자체 벤치마크 툴을 이용해 멀티쓰레드 모드에서만 테스트를 수행했다. 얻은 결과는 정확히 ‘클럭 상승분’ 만큼의 성능 향상인데, 오버클럭 이후 14%의 성능 향상과 함께 2000PPS를 넘는, 전 세대의 듀얼 소켓 워크스테이션에 맞먹거나, 그 이상의 성능을 보였다.

HPC의 성능 지표로 자주 이용되는 Linpack 결과는 AVX 명령어셋을 반영한 최신 인텔 MKL 라이브러리에서의 벤치마크 툴을 이용했으며, 매트릭스 크기 20000 을 기준으로 했다. 이 테스트는 부동소수점 연산과 함께 각종 확장 명령어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샌디 브릿지 아키텍처에서 사용할 수 있는 AVX 명령어도 사용할 수 있어 전 세대 대비 샌디 브릿지의 연산 속도가 높게 나온다.

프로세서의 기본 클럭에서 나오는 142Gflops의 결과도 AVX를 사용할 수 있는 하위 모델 샌디 브릿지나, AVX를 사용하지 않는 전 세대의 워크스테이션 들에 비해 압도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지만, 오버클럭할 경우 이 차이는 더 압도적으로 벌어진다. 14%의 오버클록킹 후 얻은 결과는 170Gflops로, 약 20%의 성능 향상이 있었는데, 이는 앞서 알아본 부동소수점 연산 성능 향상 추이와도 일치하며, 강화된 메모리 성능 등을 클럭 이상의 성능 차이의 원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

■ 성능과 경제성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레퍼런스’ 제시

▲ 인텔 DX79TO 익스트림 메인보드 제품 사양

인텔 브랜드의 메인보드는 언제나 인텔이 바라보고 있는 플랫폼의 성격을 대변하는 ‘레퍼런스’의 역할을 해 왔다. 이는 지금까지 칩셋의 성격에 맞추어 메인보드를 디자인하고, 라인업을 구성해 온 인텔의 지난 라인업들에서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X79 칩셋을 사용한 DX79TO가 보여 주는 모습은, 인텔이 이 플랫폼에 기대하는 바를 명확히 기대할 수 있게 한다.

DX79TO는 인텔이 ‘익스트림’ 브랜드를 달고 선보이는, X79 칩셋의 본연의 기능을 최대한 살린 하이엔드 플랫폼을 위한 가이드라인 적인 존재다. 메인보드에서 제공하는 기능들을 대부분 칩셋과 플랫폼이 가진 기능만으로 구성하는 것은 지금까지 인텔 메인보드가 일관적으로 가져오던 점으로, 이는 새로운 칩셋을 통한 ‘레퍼런스 디자인’을 구성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또한 상위 모델인 DX79SI가 레퍼런스 플랫폼에서 화려함의 끝을 보여주는 존재라면, DX79TO는 하이엔드 플랫폼에 어울리는 기능성을 유지하면서 경제성과의 양립을 시도해야 하는 위치에 있기도 하다. 그리고 하이엔드 플랫폼에서 성능과 경제성이 양립된 레퍼런스 사례를 제시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DX79TO는 비교적 깔끔하게 해결해 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 ‘밸런스 잡힌 레퍼런스’를 지향하는 인텔 DX79TO 익스트림 메인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