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나 비슷하지만, 10대 중반 이후로는 하드코어 게이머로 클래스 체인지를 하거나 게임을 끊고 다른 취미로 옮겨가는 편이다. 때문에 게임시장이 자꾸 편협해지는 경향이 곧잘 이슈가 된다. 당연히 이런 경향을 완화시키는 여러 시도들이 게임업계에서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체험형 게임들이다.

이 분야에서 선두주자는 다름아닌 닌텐도. Wii 콘솔의 리모컨 타입 컨트롤러와 NDS에서 표명된 '게임 인구' 증대 슬로건은 어린 세대의 게임시장 유입을 이끌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다른 기업들도 좋은 모범이 되어 비슷한 시도를 이어가게 했다. 특히나 서양 문화권에서는 비폭력적이고 가상체험을 중시하는 게임 문화가 정착되어 있어 시장성 측면에서도 괜찮은 결과를 냈다.

SCEK가 국내에 소개한 '카니발 아일랜드' 게임 역시, 이런 체험형 게임의 특성을 가장 전형적으로 구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PS3 콘솔 주변기기로 나온 '플레이스테이션 무브'가 필수인 이 타이틀은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게임 속 가상세계에 마련된 테마파크의 주요 시설물을 게임으로 즐기는 컨셉으로 만들어져 있다. 거실에 테마파크를 차린 셈이랄까.

▲ 테마파크에서 여러 게임을 하는 전형적인 파티 게임 구성을 갖췄다.

'카니발 아일랜드' 속 게임 세계는 미국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는 가설 테마파크 형태를 그대로 따왔다. 디즈니랜드와 같은 스펙타클한 테마파크라기 보다는, 각종 유희기구가 모인 아기자기한 구성을 갖춘 그런 시설물 정도로 볼 수 있다. 게임 속이니까 섬 이름처럼 나온 것이지, 실상은 꽤 집약적인 시설물 구성이 눈에 띈다.

이런 컨셉에서 엿볼 수 있듯이, 당연히 이 게임은 폭력성이나 선정성 등과 무관한 타이틀이다. 또 대상 연령층이 낮게 잡힌 것을 짐작할 수 있는 특유의 부드러운 색감도 있다. 사실 1080p Full HD 해상도로 만들었다면 이렇게 부드러운 질감은 안 나게 되는데, 그리 큰 투자를 하지 않아 720p로 나온 것이 나름 시각적인 측면에서 보면 반전에 가까운 기여를 하는 편이다.

이처럼 느긋한 분위기에서, 플레이어는 30종 이상의 미니게임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게임들이 그리 난해하거나 보스전 치를 것들은 아니고, 기본적으로 스코어나 내는 룰로 진행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여러 종의 게임을 두루 거치는 것이 이 게임이 지닌 재미의 본연이다. 복잡하게 머리 쓸 것도 없고, 그냥 마음 가고 몸 가는데로 플레이스테이션 무브 컨트롤러를 내지르면 그만이다.

▲ '스틱'으로 잡는 것이 있으면, 아무래도 구기쪽이 좀 더 재미나는 편.

최대 4명까지 파티게임처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접대용도로 게임을 활용하는 것도 용이하다. 무브 컨트롤러를 그만큼 준비한다면 친구들을 불러 건전한 게임을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이다. 그런데 이에 앞서서 파티를 주최할 사람이라면 좀 준비랄까 연구를 할 부분이 있다. 게임이 무턱대고 100% 세계관을 오픈시킨 상태에서 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게임에는 플레이 외적인 측면에서 크게 세 가지 도전과제가 있다. 기본적으로 쇠락한 테마파크라는 스토리 전제 때문에 게임시설을 다시 살려내야 되는 게 있다. 언락 개념을 사업부흥으로 치완했달까? 그런 개념이 있다. 여기에 더해 게임을 하며 모은 포인트로 그래니의 경품샵을 또 이용하는 것이 있다. 마지막으로 애완동물 모으기가 있는데, 이런 컬렉션 파트를 충족시켜야 게임이 좀 있어 보인다.

'카니발 아일랜드'는 특별히 유명 캐릭터를 빌려오거나 유명 테마파크를 본 뜬 게임은 아니다. 720p 까지만 지원되는 사양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블록버스터급도 아니다. 플레이스테이션 무브 리소스로 간단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파티게임 정도로 나온 것인데, 되려 이런 제약 때문에 아이디어와 컨셉을 더 다듬은 측면이 짙다. 그래서 무브 갖고 노는데에는 걸리는 것 없이 더 쾌적하게 간다.

▲ 플레이스테이션 무브로 놀 꺼리가 하나 더 늘어났다.

전체이용가 / 평점 : 8점 (10점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