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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1일은 스퀘어에닉스 파이날 판타지 13 개발진들이 약속했던 바가 이루어진 날이었다. 2년 전 13편 한글판 발매 당시, 13-2편의 한글화에 대해 희망고문(?)을 펼쳤던 당사자들이, 13-2편의 한글판을 들고 한국을 찾은 것이다. 이는 13편 런칭 행사장에서 보여줬던 한국 팬들의 열렬한 성원과, 실제 시장에서의 좋은 실적이 맞물려 이뤄낸 쾌거라고 말할 수 있다.
그간 한글화를 위한 서명운동 등이 있기는 했지만, 실제 그러한 말들이 구매 행동으로 이어진 경우는 몇 안 된다. 파이날 판타지 13-2편이나 문명 5 정도만 팬들의 성원과 판매실적이 쌍끌이를 해냈다. 그래서 이번 13-2편 한글화는 해외 게임 기업들의 불신을 불식시키는 기점이 될 것으로 업계에서 기대할 정도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다른 타이틀도 넘볼 명분이 이제야 주어진 셈이다.
이처럼 게임 외적인 측면에서 큰 족적을 남긴 파이날 판타지 13-2 작품은 전작의 이야기도 마무리짓고, 동시에 전작을 플레이한 팬들이 요구한 바를 수용한 타이틀이다. '파뷸라 노바 크리스탈리스 신화'라는 설정을 바탕으로, 라이트닝을 비롯한 주요인물들의 이야기를 13편에 이어 잇게 되는 13-2편은 앞서 13편에서 사람들을 (正이든 否든) 흥분하게 만들었던 여러 이슈들을 풀러낸다.
▲ 배틀시스템은 매끈하게 혁신되었고, 스토리 라인은 이제야 끝 내는 맛이 난다.
게임에서 가장 돋보이는 요소는 아무래도 전작에 비해 훨씬 매끈하게 다듬어진 배틀 시스템이다. 역대 시리즈 중에서 가장 현란한 전투를 구현한 13편이지만, 중반 이상을 넘어가면 단조로움과 딜레이 등 플레이어마다 취향에 부딪히는 게 없지 않았다. 이 부분에서 기술적으로 매끈해지게 다듬는 부분이 이번 13-2에 적용되면서 액션과 액션이 이어지는 것이 훨씬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이런 액티브 배틀 시스템의 진화는 '패러다임 시프트' 도입으로 정점을 이룬다. 마치 리듬액션 게임을 하듯이 전투를 매번 새롭게 즐길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오프닝 이후 진행에서 두드러지듯이 단순히 시간 내에 무엇을 하는데 급급하던 것을 시스템 적으로 템포 맞추며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고, 거기에 이벤트 씬까지 녹여내는 역량을 보여줘 게임을 더욱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에서 기술적인 측면의 완성도는 13편보다 더해진 느낌이다. 아무래도 전작과 2년 정도 터울을 갖고 나온 덕분에, 그 동안의 개발능력 향상이 살짝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똑같은 PS3 플랫폼에서 보는 것임에도 캐릭터가 더 디테일해진 느낌도 있고, 딜레이나 랙 같은 로딩에서 발생하는 여러 이슈들이 이전보다 짧게 느껴지는 편이다. 여기에 새로 나온 몬스터와 오브젝트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할 퀄리티다.
▲ 세계관 확장이 DLC를 통해 이루어지는 관계로, 게이머들의 DLC 추가 구매가 불가피하다.
게임이 지닌 시스템 본연의 측면이나 기술적으로 튜닝되는 측면들을 보면, 13편이 애당초 이렇게 나와줬으면 어떨까 하는 그런 생각이 다 든다. 13편도 지금 꺼내 즐겨도 분명 할만한 타이틀이긴 하나, 13-2편이 스토리를 이어나가면서 훨씬 원숙한 게임 시스템을 제공하는 탓에 그러한 안타까움이 다 들 정도다.
그런데 조금은 달갑지 않은 측면도 존재한다. 다운로드 컨텐츠(DLC)가 그 대표적인 경우. 이 부분은 콘솔 게이머들 사이에서 여전히 설왕설래하는 부분이다. 분명 PS3가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하드디스크가 있으니 이런 고민이 생겨나는 셈인데, 패키지 외에 추가적 부담이 생긴다는 것은 좀 그렇다. 물론, 세라의 리조트 스타일 의상 DLC(...)처럼 당연히 사야지 싶은 것도 있긴 하다.
문제는 토리야마 모토무 디렉터가 런칭 이벤트에서 밝혔듯이 스토리와 에피소드를 이어주는 DLC의 존재다. '13-3' 편 개발 이야기까지는 안 갔지만, '파뷸라 노바 크리스탈리스 신화' 스케일과 유관 작품들과의 연계를 감안하자면 상당히 DLC가 많이 나올 공산이 크다. 기본적인 뼈대의 이야기로 큰 줄기는 알 수 있겠지만, 속속들이 파이날 판타지의 세계 속을 여행하고픈 팬 입장에서는 벌써부터 걱정되는 부분이다.
▲ 13편에 이어 다시 찾아온 '한글화' 기적! 길이길이 기억되리.
15세이용가 / 평점 : 9점 (10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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