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뮤지컬 서편제 쇼케이스 및 미니콘서트

한국인의 정서가 짙게 베어 있는 故이청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해 주목을 받았던 창작 뮤지컬 ‘서편제’가 오는 3월 2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의 재공연에 앞서, 2월 7일 서울 광화문 KT올레스퀘어에서 주요 출연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쇼케이스 무대를 가졌다.

뮤지컬 ‘서편제’는 지난 2010년 초연 당시 조광화 작가, 이지나 연출, 김문정 음악슈퍼바이저, 박동우 무대디자이너 등 튼튼한 실력을 가진 스텝진과 더불어 히트곡 제조기로 유명한 스타 작곡가 윤일상이 처음으로 뮤지컬에 참여해 시작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여기에 이자람, 차지연, 서범석, 이영미 등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우리 정서를 잘 표현한 최고의 창작뮤지컬이라는 평가와 함께 뛰어난 작품성으로 그 해 16회 한국뮤지컬대상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어 여우신인상(차지연) 수상, 이듬해인 2011년 제5회 더뮤지컬어워즈에서 최우수창작뮤지컬상을 비롯, 여우주연상(차지연), 여우신인상(이자람), 극본상(조광화), 연출상(이지나) 등 5개 부문을 휩쓸기도 했다.

▲ 故이청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 ‘서편제’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 2010년 초연된 뮤지컬 서편제는 많은 수상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이번 공연은 초연과 달리 대극장으로 옮겨오면서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로 더욱 풍성한 음악을 선보이고, 연주자들이 무대 위에 올라오는 등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할 예정이다. 또 규모가 커진 작품에 맞게 윤일상 작곡가의 새로운 넘버 추가 및 기존 넘버의 재편곡 등이 이루어져 사운드에서 더욱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나게 될 예정이다.

이날 쇼케이스에서는 이처럼 새로워진 공연을 맛볼 수 있도록 이자람, 차지연, 임병근, 서범석, 김다현, 양준모, 정영주 등 주인공을 비롯한 주요 출연자들이 직접 뮤지컬 넘버를 선보였다.

아버지 유봉과 아들 동호가 음악적 대립에 의해 갈등하는 장면에 등장하는 ‘철없는 혈기’, 아버지 때문에 힘들어 하는 동생 동호를 위로하는 송화의 ‘사랑가’로 시작한 미니콘서트는 작곡가 윤일상의 반주로 송화 역 차지연이 부르는 ‘살다 보면’으로 이어지다가 소리를 위해 딸의 눈을 멀게 하는 대목의 ‘한이 쌓일 시간’, 아버지의 소리에 대한 열망과 광기로 눈이 먼 송화의 원망과 오열이 담긴 ‘원망’에서 한 껏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 아버지 유봉(서범석)과 아들 동호(임병근)는 음악적 대립으로 갈등을 빚는다.

▲ 송화(이자람)가 동생 동호(임병근)에게 사랑가를 불러 주며 위로한다.

▲ 인기 작곡가 윤일상이 차지연의 노래에 직접 반주를 하고 있다.

▲ 아버지 유봉의 소리에 대한 광적인 집착은 결국 딸 송화(차지연)의 눈까지 멀게 만든다.

▲ 아버지 유봉(양준모)은 송화의 완벽한 소리를 위해 눈을 멀게 하는 비정함을 보인다.

콘서트 중간 중간에는 개그맨 서경석의 진행으로 출연자와 가벼운 토크가 진행이 되었는데, 이 순서를 통해 출연자들의 서로에 대한 신뢰와 작품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이 자리에서는 이날 뮤지컬 배우 한지상이 동호 역에 캐스팅되었음을 깜짝 발표하기도 했다. 이지나 연출의 제자이기도 했던 한지상은 이번 공연이 군 제대 후 첫 작품이기도 한데, 은사의 전화 한 통에 바로 출연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니 콘서트는 송화가 소리에 대한 자신의 의지와 신념을 이야기하는 ‘나의 소리’와 유봉, 송화, 동호, 동호모 등 출연자가 모두 나와 각자의 마음에 담긴 한을 부르는 1막의 엔딩 곡 ‘시간이 가면’으로 막을 내렸다.

▲ 각자의 마음에 담긴 한을 부르는 합창곡 ‘시간이 가면’으로 1막은 끝난다.

뮤지컬 서편제 초연 공연이 각종 시상식에서 수상 등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데 이어서, 차지연 등 주요 출연자들의 높아진 인지도와 음악을 담당한 윤일상 작곡가의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에서의 멘토 활동에 따른 인기 등이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지난 1월 31일 티켓 오픈 직후 바로 예매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높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뮤지컬 ‘서편제’의 판매순위 1위 기록은 뮤지컬 ‘닥터지바고’, ‘엘리자벳’, ‘맘마미아’, ‘노트르담 드 파리’ 등 해외 대형 뮤지컬 사이에서 우리 힘으로 만들어진 창작뮤지컬이 이룬 기록이라 더욱 의미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공연 관계자는 "이는 작품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나 초연을 미처 관람하지 못했던 관객 및 초연 관람 후, 작품에 대한 감동으로 재공연을 기다렸던 관객들의 구매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초연에 참여했던 배우 이자람, 차지연, 이영미, 서범석과 새롭게 투입된 배우 김다현, 임병근, 양준모가 이루어 낼 하모니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이지나 연출은 "뮤지컬은 사실 상업성, 오락성이 수반되는 장르이다. 그래서 뮤지컬 ‘서편제’는 다른 공연들에 비해 무거운 느낌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작품은 다른 공연들과는 다른 즐거움이 있다. 감동에는 여러 가지 결이 있다. 서편제가 주는 감동의 결은 독특하다. 이런 부분이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 생각한다. 뮤지컬 ‘서편제’는 한국뮤지컬이 나아가야 할 기준을 제시해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공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했다.

▲ 뮤지컬 서편제의 출연진과 스텝들이 이 작품에 갖는 애정과 자부심이 남다르다.

▲ 뮤지컬 서편제 프로모션 비디오

창작 뮤지컬 서편제는 오는 3월 2일(금)부터 4월 22일(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되며, 시간은 화~금 주중에는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시/7시, 일요일 2시/6시(월요일 공연 없음)다.(단, 3월 14일, 4월 4일, 4월 11일, 4월 18일(수) 4시 공연 있음)

티켓 가격은 VIP석 9만원,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으로 8세 이상 관람 가능한데, 특별히 프리뷰 공연(3월2일 ~ 4일)은 40% 할인, 2월19일까지 예매 시 조기예매 30% 할인, 화이트데이 30% 할인이 책정되어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이 가능하다.

한편, 다음은 공연 중간 토크쇼에서 나눈 주요 질의 응답 내용이다.

1. SNS 질문

Q1. 영화 서편제와 뮤지컬 서편제의 차이는 무엇인가?

(양준모) 아직 영화를 안 봤다. 무대에서 보여 드릴 수 있는 것과 영화에서 보여 줄 수 있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무대에 집중하려 한다

(정영주) 정영주가 출연했는가 안 했는가의 차이다(웃음)

Q2. 작곡가와 배우들이 생각하는 소리란 무엇인가?

(윤일상) 제목만 들으면 서편제란 작품을 누가 보겠는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전체 뮤지컬이 국악 한마당 같은 느낌마저 들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 공연을 보고 나면 확실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소리가 바로 음악이며 뮤지컬 서편제는 그런 음악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자람) 나도 아직 소리란 것을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자꾸 소리에 집착하는 것 같다. 분명 무언가가 있는데 그것을 모르기 때문에 거기에 집중하게 된다.

Q3. 송화 역을 맡은 세 배우가 각자의 색깔이 뚜렷한데 자신만의 송화 역을 이야기한다면?

(이자람) 차지연의 송화는 외모나 목소리가 모던하지만 자신만의 판소리와 북소리를 낸다. 괴물같이 노래를 잘한다는 느낌에서 소리를 향해 달려가는 배우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영미씨의 송화는 그 만의 감동이 있다. 그의 소리가 아름답기 때문에 감동을 충분히 줄 수 있다.

(차지연) 자람언니는 언니 그 자체가 소리라 생각된다. 가장 송화다운 송화가 아닐까 생각된다. 사랑스러움을 지니고 있어 그 자체로 사랑하게 된다.

2. 관객 현장 질문

Q1. 가장 애교가 넘치는 사람은 누구인가?

(양준모) 지연씨가 가장 애교가 넘친다.

(정영주) 지연씨와 준모씨가 가장 나이가 어린 만큼 애교도 많다.

Q2. 이자람씨는 판소리, 밴드 등 활동 폭이 넓은데 노래방 애창곡은 무엇인가?

(이자람) 한영애 노래나 자우림 노래를 자주 부른다.

Q3. 윤일상 작곡가는 서편제 음악을 하면서 어떤 부분에서 가장 많이 영감을 받았는가?

(윤일상) 모든 캐릭터들이 저마다 음악을 향해 가는 입장이 있어 그 느낌이 다르다. 유봉의 처절함이나 송화의 불쌍함, 그리고 동호의 삶이 마치 내 삶과 같다는 느낌 등 빠져나갈 수 없는 감동을 많이 받았다.

3. 기자 질문

Q1. 곡이 초연에 비해 어떤 음악적 변화가 있었는가?

(윤일상) 무대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편곡과 장면에 따라 많이 변화가 될 수밖에 없다. 또 새롭게 들어가는 음악도 있다. 연출가와 작가의 의도에 따라 추가되는 부분도 많다.

Q2. 연출과 대본 상의 변화도 있는가?

(조광화 작가) 대본 상의 큰 변화는 기본 세 주인공의 역할을 그대로 둔 채 평면적이었던 동호의 캐릭터에 변화를 주었고 조연 캐릭터들의 이름과 성격에 조금 변화를 주었다. 이에 따라 독립된 넘버도 추가되었다. 연출적으로는 공간이 커지다 보니 기존 넘버 자체의 사이즈도 키웠고 그림과 씬도 조금 더 규모를 키웠다.

Q3. 차지연씨는 이 작품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었는데 이번 작품을 다시 하게 된 소감은?

(차지연) 다시 뮤지컬 무대에 돌아오기까지 쉽지 않았는데 이번 작품의 스텝과 동료, 그리고 팬들 모두가 힘이 되어 주었다. 그래서 겸손하게 열심히 하려고 한다.

4. 출연자 소감

(서범석) 서편제 초연 때 흘렸던 땀과 눈물만큼 이번 재공연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이자람) 뮤지컬 서편제 많이 사랑 받기 바라며 그만큼 열심히 작품에 임하고 있다.

(정영주) 재공연에 자주 투입이 되는 편이다. 그만큼 맡은 역할에 충실하고 관객들 생각하면서 좋은 배우들과 에너지 가득한 무대 만들겠다. 순수 우리 작품이니만큼 무대 채워주시기 기대한다.

(한지상) 오늘 본 에너지와 열정에 누가 되지 않는 배우가 되겠다.

(김다현) 우리의 소리를 알릴 수 있는 좋은 뮤지컬이라 생각한다. 하나의 인물이 이끌어 나가는 작품이 아닌 전체 그림이 중요한 작품이다. 공연을 하면서 스스로 감동을 받게 될 것 같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작품 만들겠다.

(조광화) 굉장히 감개무량하다. 초연 후 상처가 많았다. 이 공연이 계속 될 수 없을 것 같은 안타까움이 있었는데 재공연에 오르게 돼서 가슴이 벅차고 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