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맥스 페인 3 (Xbox360)1

흔히 ‘블랙’은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한 색상이라고 한다. 이 덕분일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가장 흔한 차량 색상은 검은색, 그리고 남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PC나 카메라 등의 기본 색상은 대부분 검정색이고, 제품 컨셉에 ‘여성용’ 이라는 것이 붙어야 가까스로 오색찬란한 색상이 붙게 된다. 그 정도로 이 ‘블랙’은 남성적인 이미지에 가까운 색이다.

그리고 이런 색상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한 데는 영화와 드라마 등의 역할이 대단히 컸는데, ‘마피아’ 등의 고전 영화에서부터 최근의 드라마들에 이르기까지, 음지든 양지든 ‘남자의 세계’를 표현하는 데는 이 ‘검은색’을 포함한 몇 가지 키워드들을 꼽을 수 있다. 흔히 말하는 검은 정장, 담배와 술과 총, 그리고 음지의 세력에 이르기까지, 몇 가지 키워드들을 끌어 놓으면 말 그대로 ‘남자 냄새’ 나는 작품이 등장한다.

‘맥스 페인’ 시리즈는 이런 키워드를 드라마틱하게 잘 버무려 놓은, ‘남자 냄새’ 나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특유의 ‘매트릭스 액션’이라고 흔히 불리는 ‘뷸릿 타임’ 등 세련되고 영화적인 느낌이 강한 액션 슈팅을 지향하는 이 게임은, 단순히 게임을 잡고 스토리라인을 따라 최종 보스를 잡는 그 이상의 것이 게임 속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 맥스 페인의 상징은 역시 특유의 '액션'

이번 시리즈의 배경은 브라질 상파울로의 거리에서부터 시작한다. 전직 뉴욕 형사 맥스 페인은 로드리고 브랑코라는 부자의 개인 경호원으로 일하고 있는데, 한 갱단이 로드리고의 아내를 납치하고, 맥스는 언제나처럼(?) 음모에 말려들어 이들과 전쟁을 치르게 된다. 특유의 어둡고 영화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멋진 그래픽을 선보이는 이 게임은 남성 플레이어들의 ‘로망’에 대한 향수를 건드린다.

이 게임이 건 슈팅을 넘어 ‘액션 슈팅’이 될 수 있는 것은, 액션이 들어갈 수 있도록 게이머의 시선이 3인칭에 있는 이유가 크다. 게임 안에서 맥스는 단순히 총을 쏘는 것뿐 아니라 뷸릿 타임 등의 시스템과 함께 다채로운 액션을 취할 수 있다.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주위와 상호작용하는 것은 이 게임이 추구했던 중요 과제 중 하나였으며, 피직스 기술을 사용한 부드러운 움직임과 다채로운 액션은 이 게임을 더 흥미롭게 한다.

이 게임에서의 각종 피직스 기술은 게임 플레이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준다. 예를 들면 계단이나 벽을 향해 점프하면서 뷸릿 타임을 사용했다가 맥스가 이들에 부딪칠 경우, 당장 몇 초간은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이 나온다거나, 무기 종류에 따라 이동 속도가 달라지고 무기를 사용할 때 자세가 흐트러지거나 하는 등은, 세세할 수 있지만 의외로 게임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다.

▲ 세월이 흘러, 이제 맥스페인에도 멀티플레이가 접목되었다.

이번 시리즈에서 눈에 띄는 새로운 요소로는 ‘멀티플레이어 모드’가 있다. 맥스 페인 3의 멀티플레이에서는 시리즈 특유의 뷸릿 타임 시스템을 포기하지 않고도 이를 구현해 냈는데, 이를 구현한 방법은 뷸릿 타임의 영향력을 게이머의 ‘시선’에 맞추는 것이었다. 덕분에 플레이어가 뷸릿 타임을 발동할 경우, 플레이어의 시야에 있는 다른 플레이어들도 비슷하게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

최대 16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맥스 페인 3의 멀티플레이어 모드는 ‘팀 데스매치’, ‘페인 킬러’, ‘갱 워즈’ 등의 모드가 준비되어 있다. 팀 데스메치 이외의 모드에서 플레이어들은 멀티플레이에서도 각자의 ‘룰’을 수행해 게임에서 승리해야 하며, 이런 요소는 멀티플레이에서도 플레이어들이 자신들만의 영화 같은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게 해 준다.

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 속에서 3인칭 시점으로, Xbox360의 패드만으로는 정확한 조준이 힘들 수 있는데, 이를 위한 소소한 배려로 조준 어시스트 기능이 마련되어 있다. 근처 정도에서 이 어시스트를 사용하면 상대에게 조준이 락온되어 멀티플레이에서도 비교적 편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게 해 준다.

▲ 이번에도 ‘남자 냄새’ 물씬 나는 게임으로 돌아왔다.

청소년이용불가 / 평점 : 8점 (10점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