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인텔 SSD 330 시리즈 120GB

이제 하드 디스크의 뒤를 잇는 차세대 스토리지로 SSD는 시장에서 완전히 자리잡고 있다. 가격 측면에서, 하드 디스크의 가격이 정체되어 있던 반면 SSD는 용량당 가격이 빠른 속도로 내려가면서, 이제 고성능 PC를 위해서는 SSD와 하드 디스크의 하이브리드 구성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추천되고 있다.

SSD 시장에서도 현 시점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제품군은 실제 운영체제와 프로그램들을 설치하고도 용량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120GB 정도다. 그리고 이 정도의 제품군은 여타 용량들의 제품군들에 비해 빠른 속도로 가격이 현실화되고 있어, 이제 10만원 대에서도 훌륭한 성능과 안정성을 갖춘 제품들 중 '골라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인텔 SSD 330 시리즈는 이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메인스트림 PC급 시장을 위한 비교적 보급형 제품이다. 상위 모델인 인텔 520 시리즈에 사용했던 샌드포스 컨트롤러를 함께 사용하여 SATA3 규격 사용 등을 통해 성능을 끌어올렸으며, 이미 520 시리즈에서 검증된 신뢰성을 좀 더 합리적인 비용으로 제공한다는 위치에 있는, 대중성을 함께 갖춘 제품이다.

■ 메인스트림 PC를 위한 밸런스 잡힌 제품

메인스트림 PC를 위한 120GB대 SSD 시장은 지금도 여러 제조사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장이다. 이 시장은 기준에 따라 몇 가지 판도로 짚어낼 수 있는데, 현재의 플레이어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제조사를 꼽는다면 단연 '인텔'과 '삼성'을 꼽을 수 있으며, 이들 제조사의 제품들은 시장에서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

인텔 SSD 330 시리즈는 이런 치열한 시장에서 경쟁하던 기존 320 시리즈의 뒤를 잇는, 메인스트림 급 PC 시장을 위한 드라이브다. 또한 재미있는 점으로는 이 330 시리즈의 구성은 320을 잇는다기보다 520의 '동생뻘' 되는 제품처럼 보이게도 하는데, 같은 컨트롤러와 같은 공정의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하면서도 몇 가지 튜닝을 통해 '하극상'을 막고, 워런티 정책으로 격차를 두는 모습이다.

인텔 SSD 330 시리즈의 테마는 현재 시장에서의 '대세'를 따르는 것으로 보일 정도로, 현재 시장에서 요구되는 점들을 적절한 수준에서 담아 냈다. 전 세대와 달리 SATA3 규격을 지원하여 더 높은 성능을 내는 점 등이 이런 '대세'를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텔 브랜드가 제공하는 신뢰성적인 측면은 이 비슷비슷한 제품들이 넘쳐나는 시장 상황에서 이 제품이 돋보일 수 있게 한다.

▲ 주요 제품들과 비교하면 포지셔닝이 다소 독특하다.

인텔 SSD 330 시리즈를 320 시리즈와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점은 '인터페이스'와 '보증 기간'이 된다. 320 시리즈가 최대 3Gbps의 SATA2 규격과 5년 보증 기간을 제공했던 데 반해, 330 시리즈는 6Gbps의 SATA3 규격을 지원하지만 보증 기간이 3년으로 조정되었다. 물론 3년의 무상 보증이 짧은 것은 아니며, 특히 120GB 대의 제품이라면 3년 이전에 사용자가 더 높은 용량의 제품으로 교체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SATA3 지원은 성능에서 상당한 차이를 기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SSD의 성능 기준으로 생각하는 64KB 이상의 대형 블록 전송과 4KB 정도의 소형 블록 전송을 생각해 볼 때, SATA3 규격은 64KB 이상의 순차, 무작위 블록 전송에서 최대 두 배 정도의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520 시리즈와 330 시리즈를 비교하면, 아주 재미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330 시리즈는 520 시리즈와 같은 샌드포스 SF-2281 컨트롤러와 같은 공정 수준의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하면서도 성능적인 면에서 다소간의 격차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증 기간 3년이라는 점까지 생각하면, 이는 제대로 '하극상'을 막기 위한 정확한 포지셔닝이라고 납득할 수 있을 정도다.

또한 520 시리즈와 330 시리즈의 차이로는 '제품군' 이 있다. 이전 320 시리즈가 상위 라인업과 인터페이스로 차이를 두고 고용량 제품군을 출시했던 데 반해, 330 시리즈는 같은 인터페이스와 컨트롤러에서도 고용량 제품군을 마련하지 않았다. 330 시리즈는 최대 180GB까지 출시되며, 그 이상의 용량이 필요하다면 상위 라인업인 520 시리즈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 330부터는 300대 시리즈도 SATA3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인텔 SSD 330 시리즈는 이미 520 시리즈에서 사용한 샌드포스 SF-2281 컨트롤러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이 컨트롤러는 현재 메인스트림 PC 급의 SSD 시장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성능과 신뢰성에 대한 논란도 많았던 컨트롤러다. 하지만 이 신뢰성에 대한 의문은 이미 520 시리즈가 훌륭히 증명한 바 있다.

이 컨트롤러를 사용한 초기형 SSD들의 경우 성능과 신뢰성 측면에서 어느 정도 논란이 있었으며, 이 문제가 컨트롤러의 문제인지 제조사의 문제인지도 명확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인텔은 520 시리즈 SSD에서 이 컨트롤러와 함께 인텔이 직접 튜닝한 커스텀 펌웨어를 이용해 확실한 신뢰성과 고성능을 구현, 증명해 보인 바 있고, 이는 330에서도 그대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이 컨트롤러의 특징으로는 고유의 '압축 쓰기'가 있다. 이는 데이터의 반복되는 부분을 컨트롤러 차원에서 압축 처리해 플래시 메모리에 씀으로써, 외부 처리량을 더 끌어올리면서 플래시 메모리의 마모를 줄일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실제 이 기능은 PC에서 사용할 경우 상당한 수준의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으며, 같은 컨트롤러를 사용한 인텔 520 시리즈 SSD는 높은 수준의 실 성능을 제공한 바 있다.

▲ 하우징은 9.5mm 두께의, 510을 닮은 모습이다.

인텔 SSD 330 시리즈의 외형은 520 시리즈나 320 시리즈와는 사뭇 다른, 510 시리즈를 연상케 하는 2.5형 표준 규격을 따르는 하우징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520 시리즈나 320 시리즈가 7mm 두께의 슬림 폼팩터에도 대응하던 것과 달리, 이 시리즈는 9.5mm 정도의 표준 2.5형 폼팩터에만 대응이 가능하다. 330 시리즈를 노트북에서 사용하고자 한다면, 폼팩터 확인이 필요할 수 있다.

인텔 SSD 330 시리즈의 패키징은 언제나 그렇듯이, 전형적인 인텔 SSD의 패키징을 따라간다. 제품 박스 안에는 SSD와 함께 각종 소프트웨어와 데스크톱 설치 킷이 그대로 들어 있는데, SSD의 모델명을 확인하지 않으면 어떤 모델의 포장인지 눈치채지 못할 정도다. 이 데스크톱 설치 킷은 3.5형 베이 설치를 위한 가이드와 케이블, 나사 등이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참 유용하다.

패키징과 함께,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특별히 지원이 바뀐 건 없다. 기존에도 유용하게 사용하던,  최적화를 위한 '인텔 SSD 툴박스'는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으며, 현재 최신 버전인 3.0.3 버전에서는 RST(Rapid Storage Technology) 설치 상태에서도 SMART 정보를 읽어 올 수 있도록 개선되었다. 아크로니스의 툴을 라이선스 받아 제공되는 마이그레이션 유틸리티 또한, 기존 시스템에서 SSD로만 교체하는 사용자들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툴이다.

■ 강력한 가격 대비 성능과 신뢰성의 매력 돋보여

▲ 테스트 시스템 구성

인텔 SSD 330 시리즈는 앞서 지적한 바 있듯이, 기존 320 시리즈의 후속 모델임과 함께 기존 520 시리즈의 동생 뻘 되는 모델이라는 이중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다. 520 시리즈가 사용하던 샌드포스 컨트롤러와 메모리를 사용하면서, 상위 모델과는 무상 보증의 차이 이상의, 약간의 성능적 차이, 그리고 가격적인 부분에서의 경쟁력까지 생각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테스트 시스템은 이 330 시리즈에 가장 잘 어울릴 메인스트림 급 시스템으로 구성했다. 코어 i5-3550 프로세서와 인텔 DZ77GA-70K, 8GB 메모리의 구성은 현재 메인스트림, 퍼포먼스 급 시스템 구성으로 인기가 좋은 조합이기도 하다. 운영체제는 최근 고용량 메모리 시스템들의 일반화에 따라, 윈도우 7 x64 환경을 이용했고, 스토리지 컨트롤러에는 RST 드라이버를 적용했다.

테스트 시나리오는 PCMark 패키지의 스토리지 부분 스코어를 통한 실제 시스템에서의 성능 수치와, CrystalDiskMark, IOMeter를 통한 SSD 본연의 성능을 확인했다. 비교 대상은 같은 컨트롤러와 용량을 가진 상위 모델인 인텔 520 120GB이며, 이 성능과 가격적인 차이를 감안하면 330 시리즈의 가치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 CrystalDiskMark 3.0.1c, 단위 MB/s, 높을수록 좋다.

▲ CrystalDiskMark 3.0.1c, 단위 MB/s, 높을수록 좋다.

간단히 드라이브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CrystalDiskMark 3.0.1c 결과에서는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쓰기 성능에서 두 드라이브 모두 사용하고 있는 샌드포스 컨트롤러의 특징인 압축 쓰기 기능을 감안한 제로필 테스트에서는 두 드라이브의 성능이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압축 쓰기 기능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330의 쓰기 성능은 520의 약 70% 정도에 그친다는 것이다.

이런 성능의 격차는 순차 쓰기나 512KB 블럭의 랜덤 쓰기, 4KB 블록 쓰기에서 모두 나타나는 특성이며, 읽기에서는 그리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 같은 컨트롤러와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함에도 이런 형태의 일관된 성능 차이라면, 내부적으로 메모리의 멀티 채널 구성에서 330은 520 대비 더 적게 구성되었거나, 펌웨어 등을 통한 제한 정도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런 성능 차이는 이미 발표된 사양 비교에서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긴 하다. 인텔 520 시리즈는 읽기에서 최대 550MB/s, 25000IOPS, 쓰기에서 500MB/s, 최대 80000IOPS, 평균 40000 IOPS 정도의 사양을 가지고 있지만, 330은 읽기에서 500MB/s, 22500IOPS, 쓰기에서 450MB/s, 33000IOPS 정도로 발표되어 있기 때문이다.

▲ IOMeter 2010, 단위는 MB/s, 높을수록 좋다.

▲ IOMeter 2010, 단위는 IOPS, 높을수록 좋다.

IOMeter 2010 테스트 결과에서도 그 격차는 조금 좁혀지는 모습이지만 성능 차이는 분명히 어느 정도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다. 대형 블록 단위의 순차 읽기 성능이나 압축 기능을 사용한 쓰기 성능은 컨트롤러 처리 성능의 한계 이전에 외부 인터페이스의 한계가 먼저 다가오기 때문에, 두 드라이브 모두 좋은 성능을 보이지만, 쓰기 성능에서는 분명한 클래스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쓰기 성능 측면에서, 두 드라이브 모두 압축 쓰기 기능을 활용한다면 64KB 정도의 블록 사이즈에서 400MB/s 이상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지만, 압축 기능을 거의 활용할 수 없는 랜덤 패턴의 쓰기 성능에서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성능을 보인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330과 520의 성능 격차가 뚜렷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전반적인 성능 격차는 앞선 테스트보다는 다소 좁혀지지만 분명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IOMeter를 통한 4KB 랜덤 블록 테스트에서는, 같은 컨트롤러를 사용함에도 분명히 어느 정도의 IOPS 성능 차이가 존재함을 또 확안할 수 있다. 4KB 랜덤 읽기에서 330의 IOPS 성능은 520의 약 75% 정도 선이며, 쓰기 성능에서는 압축 쓰기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90% 가량, 이 기능을 사용할 경우에는 80% 선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성능 차이는 520과의 차이를 위한, 드라이브 패키징이나 펌웨어 수준에서의 조정이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 PCMark 스토리지 스위트 테스트, 높을수록 좋다.

이런 성능 차이가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어느 정도의 의미를 가지는지는 PCMark의 스토리지 스위트를 이용해 확인할 수 있다. PCMark의 스토리지 스위트는 부팅이나 각종 미디어 활용, 백신 구동 등 일반적인 활용에 있어서의 시스템 스토리지 성능을 가늠할 수 있게 해 주며, 좀 더 실제 환경의 체감 성능에 가까운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게 한다.

PCMark Vantage의 스토리지 스위트에서, 330의 성능은 520과는 다소 격차가 존재하지만 나름대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 정도의 스코어라면 샌드포스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다른 동급의 SSD들과도 유사한 성적으로, 이들과 비교했을 때 330이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은 인텔 브랜드가 제공하는 제품의 신뢰성, 그리고 안정적인 무상 보증 제공 등이 있을 것이다.

PCMark 7의 시스템 스토리지 테스트에서는 520과 330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어, 거의 차이 없는 결과를 보인다. 이는 비교적 경제적인 가격대를 가지는 330 시리즈가 가지는 '가격 대비 성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며, 일반적인 메인스트림 급 사용자라면 330이 제공하는 성능이 실질적으로 상위 모델인 520과 큰 차이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결과이기도 하다.

■ 우수한 가격 대비 가치를 가진 제품

▲ 비슷한 가격대 제품 중에서 가장 믿을만한 SSD인 인텔 330 시리즈

인텔 SSD 330 시리즈는 전반적으로, 메인스트림 시장을 위한 뛰어난 가격 대비 가치를 가진 제품이다. 전 세대의 제품인 320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는 SATA3 지원 등과 함께 상당한 성능 개선이 있었으며, 520 시리즈에서 이미 검증된 컨트롤러와 플래시 메모리, 커스텀 펌웨어 등의 조합은 520 시리즈와 동등한 수준의 신뢰성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현재 이 제품의 가격대는 10만원 중반대로, 같은 용량의 520과 비교했을 때 이론적인 성능 차이 정도의 가격 차이를 보여 주고 있다. 또한 120GB 용량에서 메인스트림 급의 제품들이 위치하는 이 정도의 가격대는 가장 경쟁이 치열한, 가장 많은 사용자들이 구입을 고려하고 있는 매력적인 가격대이며, 이 가격대에서 인텔 SSD 330 시리즈는 가장 확실한 신뢰성을 제공하는 제품으로 손꼽을 수 있을 정도다.

한편, 전 세대와 비교해서 330과 520 시리즈 사이의 격차는 비교적 좁은 편이다. 물론 무상 보증 3년과 5년의 차이, 그리고 성능의 차이가 있지만 가격 차이를 감안해 본다면 결국 330과 520 시리즈의 선택의 갈림길은 '용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중적인 120GB 대를 생각한다면 330 시리즈가 더 현실적일 것이며, 성능이나 무상 보증 등의 신뢰성을 생각한다면 고성능과 240GB 용량이 가능한 520 쪽이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 인텔 SSD 330 시리즈 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