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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괴물의 속삼임
보름 전 쯤에, 인천 공항에 갈 일이 있었는데, 티케팅을 위해 긴 줄을 기다리고 있었다.
앞에는 동양인 체구 + 흑인 특유의 나이스바디를 한 흑누니이 있었는데, 그 때 나는 바로 못 볼 것을 보고 말았다.
'아앗, 이것은?! 말로만 듣던 패션의 시작인 닥터드레 헤드폰?!'
마치, 싯다르타가 깨닮음을 얻어 석가모니가 된 것과 같은 광채를 발휘하고 있었던 흑누님은
'간지란 바로 이것이다.' 라는 바이블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 느낌 표현을 위해 구글을 며날 며칠을 'dr.dre solo girl', 'dre solo for black', 'dre solo africa american' 등 수많은 검색어를 동원하였으나 적당한 이미지를 찾아내지 못했다.)
 백인과는 다르다, 백인과는...
어쨋든, 이 간지를 위한 나의 욕망은 불타올랐고, 집에 기어들어와 검색을 시작했다.
곧 이어 나오는 함성
'왓더X, 이거야 말로 무고한 시민의 돈을 뜯어가는 악덕이구만'
그렇다. 여러 이어폰과 헤드폰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이 번들에다가 PC방에서나 쓰일 법한 헤드셋, 가장 비싼 이어폰이고 해도 100달러 짜리 세일해서 40달러(근데, 항상 40달러에 파는 것이 수상하다.)에 산 듣보잡 이어폰뿐인데, 40만원이라니, 40만원!
그래서 샀다. 닥터드레 솔로 가품,,,
중국 사이트에 주문하고 2주일을 기다린 결과, 결국 조그마한 패키지를 받을 수 있었다.
2. 닥터드레 솔로!! 가품
받기전의 나의 심정
'후훗, 매니아 아니면 가품인지 아닌지 모르겠지? 닥터드레... 가품과 함께 당당히 된장남이 되리라'
받은 후의 심정
'후....................................... 음질이라도 제발...'
그렇다, 가품이라는 이름조차 부끄러울 정도의 진품과의 싱크로률이 ..... 안습, 절망, 포기, 분노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자, 바로 이것이 그것이다!
 그렇다고 아이팟까지 가품은 아니다.
사실 나도 닥터드레 솔로 정품을 본 적이 없다. 금보다 귀한 제품, 공항에서 약 5초 정도 살짝 엿본것이 전부이다.
그러나 이 제품은 굳이 정품을 써보지 않더라도 '아, 이런 것이 짝퉁이구나' 하는 가르침을 주는 포스를 풍겨내고 있었다.
일단 실밥이 삐져 나온 것은 지극히 정상이오, 이 곳 저 곳 살짝 찍혀 있거나, 플라스틱 사출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는 부분들이 매우 빈번하게 눈에 띤다.
무엇보다도,,,,
한 눈에 알 수 있는 유광의 싼티는 '강한 정신력을 소유한 자가 아니면 밖의 햇살을 이 닥터드레 솔로 가품에게 비쳐주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좀 더 많은 사진을 감상 하겠다.
정품은 뭔가 푹신 소재가 있다는데?? 이것은 그냥 플라스틱이다. 착용감이 매우 견고하게 느껴진다.
싼티 유광의 끝을 보여주는 허접한 마감. 짝퉁이란 어떤 것인가를 보여준다.
프린팅 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접촉이 잘 안되는 이어폰 단자,, 정품과는 다르게 분리형이 아니라 일체형이다~ 오오 일체형 오오
할려면 제대로 하라. 정품의 경우, 귀마게의 색이 회색인데, 이건 또 검정이다. 흠? 차별성인가? 아니면 새로운 모델이라 우기라고 배려한 것인가.
이 모든 것은 나의 자그마한 소망, 조그마한 간지일 뿐인데, 무리한 요구였던 것일까?
3. 음질
구글링에 얻은 정보에 의하면 가품이 진품보다 소리가 좋다고 한다. 물론 SA급 가품에 한정된 것이지만...
일단 정품을 5초 이상 본적이 없으므로 들어본 적도 없다.
그래서, 집에 굴러다니는 수많은 번들과 저가 이어폰들과의 비교를 통해서 이 닥터드레 솔로 가품의 음질을 평가하고자 한다.
번들이나 초저가(5000원 이하) 헤드폰의 경우
[1] 공간감이 떨어진다
[2] 베이스가 약하다
[3] 웅웅 거린다 (다이나믹 레인지가 좁다)
[4] 잡음, 노이즈가 있다.
와 같은 문제가 있다.
공간감이 떨어진다는 것은(전문가가 아니기에 잘 모른다만) 뭔가, 멀리서 들리는 느낌, 즉 음악을 카세트 테이프로 녹음해서 다시 듣고 있는 그런 느낌이라고 본다. mp3받다가 보면 그런 것 가끔 있다. 이 무슨 라디오에서 나오는 소리를 녹음해서 올려놓은 그런 공태공들이..
그리고 베이스의 경우, 양날의 검인데, 베이스가 강하면 소리의 구분이 어려워져 웅웅 거리게 되고, 일명 분리도 혹은 소리의 맑음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비싼 것은 모르겠지만 저가형의 경우는 그렇다.
자, 그럼 이 닥터드레 솔로 가품은 어떻까?
특징들을 나열하면
1. 저항값이 높아서인지 모르겠지만 기본 음량이 작다. 물론 이것은 음량을 높이면 되니 문제가 아니다.
2. 밀폐감은 오픈형 이어폰 < 이 닥터드레 가품 < 커널형 이어폰 순이다. 밀폐가 잘 될 수록 일반적으로 좋은 음악 감상이 가능하다.<br />
3. 착용감은,, 뭐 좋지 않다. 근데 저가형과 비교하면 그 놈이 그 놈이다. 몰라 비싼 건 안써봤어..
4. 귀마게 부분은 그저 그렇다. 저가형과 별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다.
5. 음질은 저가형과 비슷하다. 물론 5000원 짜리 이런 것은 아니고, 한 만원 전후의 제품과 비슷한 품질인 것 같다.
딱히 베이스가 발달 된 것이 아니기에 음이 크게 웅웅거리거나 분리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공간감은 오픈형 < 요놈 닥터드레 < 커널형 순인 것인거 같다. 역시 밀폐가 완전히 되지 않기 때문인가.<br />
우리 같은 서민에게는 크게 불만족이 없는 수준이다. (가성비를 생각한다면)
총평 : 간지나게 카페에서 몰래 쓸려고 샀는데, 가지고 나갈 수가 없다. 그냥 집에서 듣는 용으로... 아니면 강한 정신력을 키우던지...카페에 가더라도 구석에만...
가격은 배송비 무료의 $16.14 달러 (한화로 2만원 전후 일듯..)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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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과는 다르다, 백인과는...
그렇다고 아이팟까지 가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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