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아이패드 미니를 사서 모임에 들고 나왔길래 냉큼 뺏어서 서너시간 정도 갖고 놀아보았습니다.
[1] FEEL
느낌은 대체로 전에 프리스비에서 5분 정도 만져봤을 때랑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디자인은 참 잘 빠졌습니다. 기존의 7인치 안드로이드 태블릿들 디자인이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아이패드 미니를 보면 확실히 비교가 돼요. 실물로 봤을 때의 고급스러움이 다릅니다. 베젤이 얇은 것도 좋고 표면의 질감도 좋고, 기기 자체의 얇음이나 가벼움은 정말 아무리 들고 써봐도 매력적입니다.
[2] COMPARISION
하지만 쓰면 쓸수록 7인치 안드로이드 태블릿과는 애당초 좀 다른 기기라는 느낌이 듭니다. 갤럭시 탭 이래로 저한테 7인치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스마트폰의 확장판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한손으로 쥘 수 있었고 폰 앱을 확대해서 쓰는 게 자연스러웠죠. 하지만 아이패드 미니는 아이폰의 확장판이 아니라 아이패드의 축소판이라는 느낌이 명확합니다. 이건 기존의 아이패드 앱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점도 그렇지만 역시 비율과 면적의 문제가 큰 것 같네요. 아이패드 미니는 한손으로 쥐고 쓰는 기기가 아니라 한손에 얹어두고 쓰는 기기입니다. 아무리 베젤이 얇고 가볍다고 해도 기기 자체는 7인치 안드로이드 태블릿보다 면적이 확연히 넓죠. 쓰다 보면 기존 아이패드를 들고 쓸 때와 비슷한 패턴으로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돼요. 테이블에 올려둘 때나 무릎에 올려둘 때는 확실히 그렇고, 손에 들고 쓸때 훨씬 부담없이 쓸 수 있다는 게 차이점이죠. 그리고 그게 기존 아이패드에 비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3] CAPACITY
AP와 메모리 스펙은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는 아이패드2와 동일하지만(그래서 사후지원을 얼마나 해줄지는 좀 회의적입니다. 아이패드 1세대처럼 2년도 안해주고 끊어먹어도 놀라지 않을 거에요) 반응속도는 아주 쾌적합니다. 해상도가 낮은 만큼 기기가 져야 하는 부담도 적기 때문이겠죠. 기기의 만듦새는 물론이고 사용성 면에서도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역시 화면이 점수를 깎아먹는건 어쩔 수 없군요. 저도 이 날 아이패드 3세대를 들고 갔는데, 바로 옆에 있다 보니까 무섭게 비교가 됩니다. 레티나에 오염된 눈으로는 도저히 만족할 수가 없는 해상도에요.
또한 마음에 드는 점은 쓸만한 카메라가 달려있다는 점입니다. 아이패드 3세대와 카메라 퀄리티는 거의 비슷한 것 같습니다. (스펙상으로는 같은 500만 화소죠) 역시 카메라가 있고 없고는 꽤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SNS 등에 사진을 올리면서 이야기하고 싶을 때 그 자리에서 그 기기로 찍어서 할 수 있느냐, 아니면 다른 기기로 찍은 걸 옮기거나 혹은 쓰는 기기를 바꿔서 해야 하느냐는 사용성 면에서 차이가 크죠. 게다가 기존 아이패드가 크기와 무게 때문에 카메라 활용도가 떨어졌던데 비해 아이패드 미니는 훨씬 부담없이 카메라를 쓰게 됩니다. 7인치 안드로이드 태블릿으로 사진을 찍듯이 말이죠.
[4] SUMMERY
우리나라 가격이 개념없이 나오긴 했지만 기존 아이패드에 비하면 확실히 저렴하기 때문에, 해상도만 아니었다면 하나쯤 질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화면 때문에 빛이 바랬다는 거지만. 2세대에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나온다면 아마 별 고민없이 지르게 될텐데,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뭐 2세대에 안되더라도 3세대엔 가능할 것 같지만요.
기존 아이패드가, 특히 아이패드2에서 두께와 무게에서 정점을 찍고 3부터 다시 두껍고 무거워지는 바람에 밖에 들고 다니면서 쓰기에 부담스러워진 반면 아이패드 미니는 정말 갖고 다니면서 쓰고 싶은지라 태블릿의 휴대성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전 아이패드 미니를 보면서 7인치보다는 8.9인치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많이 나와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폰을 확대해놓은 느낌이 아니라, 10인치 태블릿을 축소해놓은 느낌으로 쓰기에 딱 좋고 보다 얇고 가벼울 수 있는 사이즈로 말이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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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민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