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백두대간 그 품속으로~ 중부내륙순환열차 O-train

코레일(사장 정창영)은 3월 28일과 29일 양일 간 중부내륙권 관광전용열차를 시험운행했다. 이번 시험운행을 통해, 앞서 지난 3월 15일에 공개된 바 있는 새로운 개념의 관광열차 O-train(순환열차)과 V-train(협곡열차)이 첫 공식 운행을 선보였다.

O트레인(순환열차)과 V트레인(협곡열차) 이 둘을 쌍두마차로 내세운 중부내륙권 관광전용열차는 중앙선, 영동선, 태백선 등의 순환구간을 아우르는 관광에 최적화된 신개념 열차 상품이다. 열차는 강원도(영월군, 정선군, 평창군, 태백시, 삼척시 인근)와 경상북도(영주시, 봉화군, 울진군, 영덕군 인근 등), 충청북도(제천시, 단양군 인근) 등 3개 광역단체 및 11개 기초단체를 거친다.

▲ O트레인은 서울역에서 출발해 제천-민둥산역으로 아침 7시 45분 발차한다.

▲ O트레인은 중부내륙권 관광전용열차의 첫 도입부이면서, 중부권과 서울을 잇는 교통수단이기도 하다.

▲ 이 날 승객들을 맞이한 열차는 올해 초 누리로 열차를 개조해 나온 것으로, 첫 공식 운행이기도 했다.

열차가 지나는 중앙선은 본래 광산/농업/임업 개발 등을 목적으로 개설된 것이고, 영동선은 지하자원개발을 위해서, 태백선은 무연탄과 시멘트 수송을 위해서 개설된 선로들이다.

과거, 이 선로들은 조국 근대화와 산업화의 대동맥 역할을 했었으나, 지난 1989년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과 지하자원의 고갈 등으로 심각한 침체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이번 중부내륙권 관광전용열차의 탄생으로, 중부내륙 지역이 지닌 천혜의 관광자원과 녹색자원들이 재발견되는 계기를 맞이했다. 특히 대한민국 철도관광 1번지로 거듭나게 되었다.

코레일은 중부내륙권 관광전용열차 개통을 계기로,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더해 차별화된 명품 관광 콘텐츠를 구축하고, 지역 연계 패키지 관광사업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또한 코레일은 오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지원하는 토대로서, 이번에 조성된 중부내륙권 관광전용열차와 관광 인프라를 활용할 계획이다.

▲ 열차 안 자동문 앞. '1-2-3-4' 형태로 나온 내부도에는 화장실 사용 시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

▲ 1호차와 2호차 사이에는 장애인 화장실과 남성용 소변기가 설치되어 있다.

▲ 자투리 공간을 이용해 만들어진 남성용 소변기 모습. 짐 들고 들어갈 공간은 못된다.

▲ 장애인 화장실은 버튼을 눌러서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 장애인 화장실에는 휠체어가 들어갈 공간과 더불어, 기저귀를 갈 수 있는 설비도 함께 있었다.

▲ 3호차와 4호차 사이에는 일반 화장실이 위치해 있었다.

▲ 화장실 내에는 좌변기와 세안대 등이 마련되어 있었다.

'타기만 해도 즐거운 철도여행'을 모토로 선보여진 중부내륙순환열차 'O트레인'은 2개 열차가 서울역을 아침 7시 45분에 출발해 제천역에서 시계 방향과 반시계 방향으로 나눠져 중앙선/태백선/영동선 등으로 이어진 중부내륙권 순환구간(257.2km)을 1일 4회 순환 운행한다.

O트레인은 최고시속 165km로 달릴 수 있는 누리로(EMU-150) 열차를 총 4량 구성으로 관광전용으로 개조한 것으로, 일본이나 유럽의 특급관광열차처럼 모든 객실은 목조 느낌이 나도록 꾸며졌다. 외관은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인테리어는 백두 대간의 봄-여름-가을-겨울을 고품격의 스타일로 연출한 점이 특징이다.

기존 누리로 열차에서 50석 가량(주: 총 263석 정원)을 줄여 열차여행의 안락함과 편의성을 높인 점도 주요한 특징이다. 다양한 고객들을 기호를 위해 커플룸(4석), 패밀리룸(4석), 가족석(48석), 휠체어석(7석) 등 총 205석 구성으로 설계되었다. 또한 유아 놀이공간, 카페, 전망석, 충전을 위한 전기 콘센트,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실내조명 등 세심한 배려가 가미되었다.

▲ 일반형 객석들은 4호차에 주로 배치되어 있었다.

▲ 캐리어 등 짐들을 놓을 수 있는 케이지가 별도로 구분되어 있었다.

▲ 3호차는 4호차와 달리 좌석이 붉은 색 시트로 꾸며져 있었다.

▲ 휠체어를 위한 공간과 바로 옆 보호자용 좌석이 특별히 배치된 점이 눈길을 끌었다.

▲ 2호차에 있는 패밀리룸 공간. 모니터를 통해 열차 앞 전망을 볼 수 있다.

▲ 패밀리룸 바로 옆에는 커플룸이 있었다. 여기에서도 모니터를 통해 열차 앞 전망을 볼 수 있다.

▲ 가족석은 4인 기준으로 서로 마주볼 수 있도록 좌석이 고정되어 있다. 또 공간별로 통유리 구조다.

▲ 4호차 전망석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데 적합한 구조로 제작되었다.

▲ 스낵바에서는 간식, 음료, 주류 등을 구매할 수 있다. 바로 뒤 전망석에서 먹고 마시기 좋은 구조다.

▲ 스낵바가 있는 열차에는 전망석이 상당히 여유롭게 만들어져 있다.

▲ 가족석이 있는 차 내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기구도 마련되어 있다.

▲ 탈 것과 안전하게 꾸며진 공간이 있어서 유아 승객을 동반했을 경우라도 안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선반 위에서는 한국의 시들을 볼 수 있다. 짐을 올리다가 금새 눈을 빼앗긴다.

▲ 일반 좌석에서는 컵홀더, 전기콘텐트 등을 쓸 수 있다.

▲ 팔 받침대에서 개인 받침대를 꺼내 쓸 수 있다.

▲ 패밀리룸, 커플룸이 아니더라도 객차 중간중간에 마련된 모니터를 통해 열차 앞 풍경을 볼 수 있다.

▲ O트레인을 타고 도심을 벗어나 중부내륙권으로 달려가는 것도, 일상에 활력을 찾아주는 방편이 될 듯.

O트레인에는 우리나라 열차 중 최초로 전망 경관 모니터가 설치되었다. 이를 통해 모든 객실과 객석에서는 모니터를 통해 중부내륙 지역의 풍광과 더불어 열차가 철로 위로 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되어 기차여행의 즐거움이 한층 더 배가되었다. 해외 열차들은 대체로 열차 앞과 뒤에서 창으로 보게 되어 특정 좌석을 차지한 승객만이 조망을 누릴 수 있었는데, 그러한 문제점을 해결한 셈.

O트레인 운행은 제천-태백-영주-제천 구간을 1번 순환하는데 4시간 50분 가량이 걸린다. 영동선, 태백선, 중앙선을 이어주는 유일한 정기열차이기 때문에, 노선 내 역을 방문하고자 하는 승객에게는 유일한 철도 수단이기도 하다. 순환구간 정차역은 제천, 영월, 민둥산, 고한, 추전, 태백, 철암, 승부, 분천, 춘양, 봉화, 영주, 풍기, 단양 등 14개 역이다. 서울역에서 아침 7시 45분 1회 출발하며, 청량리에서 정차한다.

▲ 창 밖을 보며 망중한에 빠져들다 보면...

▲ 어느새 하늘이 산에 가려 곧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그 풍경이 이어진다.

▲ 산 속이라 단선 선로가 종종 나와 맞은 편 열차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운치는 보너스.

▲ 분명 먼 거리이고, 긴 시간임에도. 찰라의 순간이 지나고 종점에 몸은 이미 와 있다.

O트레인 디자이너인 펠릭스 부코브자(Felix Boukobza)는 "한국의 독특한 문화를 이 순환열차에 접목시키기 위해서 노력했다. O트레인은 세계에서 유일한 디자인을 소유했으며, 각 칸마다 한국 고유의 색상과 문화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세세한 부분까지 디자인해 승객들이 이 열차의 독특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모시 벽지와 한국의 시와 같은 부분을 통해 한국 문화를 잘 보여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O트레인 디자인은 문화적으로 기능적으로 퓨전을 지향하고 있다. 동서양의 조화를 특히 강조하는 편으로, 영국의 펍(PUB)을 연상시키는 스낵바나 화장실과 각 칸에 채택된 자동문 등이 현대시설을 적극 활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펠릭스 부코브자는 "디자인을 반영하는 제작과정에서 색과 모형 등에서 지속적으로 관여했다. 처음에 여러 색채의 크리스탈 느낌이 나는 벽지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 크리스탈을 사용하기도 했다. 은색의 스크류, 전기 플러그의 색 등에서도 마감을 완벽히 하여 완성도가 순환열차가 되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