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인텔 DZ87KLT-75K 데스크톱 메인보드1

최근 몇 년간 인텔의 플랫폼 정책은 인텔의 프로세서 개발 전략인 '틱-톡'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프로세서 안에 메모리 컨트롤러와 PCI 익스프레스 컨트롤러 등이 통합되면서, 프로세서에 포함되는 기능이 바뀜에 따라 소켓과 플랫폼이 완전히 바뀌는 형태가 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전략은 프로세서의 변화와 플랫폼의 변화가 한 번에 이루어지면서 최적화된 모습을 제시한다는 데서 긍정적인 면도 가지고 있다.

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이 '틱-톡' 모델에서 또 한번의 '톡' 으로, 기존 3세대 코어 프로세서에서 성공적으로 도입된 22nm 공정을 기반으로 하는, 새롭게 디자인된 마이크로아키텍처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마이크로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는 프로세서 디자인의 변경과 함께 플랫폼 차원에서의 변화도 일부 있었으며, 이는 외부적으로는 메인보드의 소켓 변화, 지원 칩셋의 변화로 나타났다.

인텔 DZ87KLT-75K 메인보드는 인텔이 4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함께 선보이는 8 시리즈 칩셋 중 최상위급 모델인 Z87을 기반으로 한다. 인텔은 코어 프로세서 브랜드 출시 이후 지금까지 자사의 플래그십급 '익스트림' 메인보드에 칩셋에서 제안하는 전형적인 플랫폼의 모습 이상의 특별한 메시지를 담아 오고 있는데, 4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함께 하는 DZ87KLT-75K도 이런 특별한 면들을 가지고 있다.

■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는 플랫폼 리뉴얼의 방향성

▲ 플랫폼 변화는 시대의 변화를 반영한다.

최근 몇 년간, 인텔의 플랫폼 정책은 프로세서 아키텍처와 플랫폼이 동시에 바뀌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1세대 코어 프로세서에서 메모리 컨트롤러와 PCI 익스프레스 컨트롤러 등이 내장됨에 따라, PC 플랫폼에서 프로세서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히 커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메모리 규격이나 외부 인터페이스 규격의 변화를 칩셋 수준에서 대응했다면, 이제는 프로세서 차원에서 대응해야 되는 형태로 바뀐 것이다.

8 시리즈 칩셋은 4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함께 사용되며, 기존의 7시리즈 칩셋들과 비교할 때 몇몇 기능들에서 큰 폭의 개선을 보여 준다. 먼저, 기존까지 2포트만 지원되던 6Gbps SATA3 규격이 이제 칩셋이 지원하는 전체 포트인 6포트로 늘어난 점이 있고, USB 3.0 포트 또한 최대 6개를 지원할 수 있도록 확대 구성되었다. 프로세서와의 연결은 이전 세대와 같은 DMI 2.0을 이용하며, 디스플레이 출력을 위한 FDI 링크도 함께 가지고 있다.

또한 기존 모바일 플랫폼들에서 사용되던 기술들이 대거 데스크톱용 플랫폼에도 적용되었다. 스마트 커넥트(Smart Connect), 빠른 시작(Rapid Start) 기술 등은 이미 울트라북 등에서 효율적인 절전 기능을 위해 사용되던 기술인데 데스크톱에서도 이런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칩셋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이 외에도 매니지먼트 엔진(ME)는 9.0이 탑재되며, 칩셋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옵션 기능들이 함께 구성된다.

▲ 4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Z87 칩셋 기반 시스템 구성도.

8 시리즈 칩셋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USB 3.0, SATA3 규격 지원의 확대다. USB 3.0의 경우 7시리즈 칩셋에서부터 칩셋 기본기능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으며, 8 시리즈에서는 칩셋 차원에서 최대 6개를 3.0 규격으로 지원한다. 이는 이제 시장에서 USB 3,0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실제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는 부분이다. 이 외에도 예전에는 USB 3.0 포트에만 국한되던 xHCI 컨트롤도 모든 포트로 확대되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

SATA 3 규격의 칩셋 차원에서의 지원도 확대되었다. 총 SATA 포트 수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6포트지만, 이제 이 6개 포트 모두에서 SATA 3 규격의 연결을 지원한다. 이는 최근 SSD 등 SATA 2 규격을 넘는 고속 드라이브가 보편화되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SATA3나 USB 3.0 등의 고대역폭 인터페이스에 대한 지원이 늘어난 만큼, 일부 극한 상황에서는 DMI 2.0의 대역폭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을 것이다.

Q, B 시리즈 등 일부 칩셋 제품군에서 그 명맥을 유지하던 PCI 지원은 이제 모든 칩셋 제품군에서 제거되었으며, 지원을 위해서는 별도의 브릿지 칩을 장착해야 한다. 디스플레이 연결 구성도 바뀌었는데, 예전에는 FDI 연결을 통해 모든 출력을 칩셋이 담당했지만 4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8 시리즈 칩셋 구성에서는 디지털 출력은 프로세서가 직접, 아날로그 출력은 칩셋이 하는 형태로 나누어졌다. 이는 아날로그 출력이 필요없는 경우 시스템 설계를 더 간소화할 수 있게 한다.

▲ 인텔 8 시리즈 주요 칩셋 기능 비교표

8 시리즈 칩셋도 전 세대와 마찬가지로 가장 기본적인 플랫폼 기능을 제공하는 B 시리즈, 기업 업무 환경 등에 최적화된 Q 시리즈, 가정용 엔터테인먼트 등에 최적화되는 H 시리즈, 그리고 개인용 PC에서 최고 수준의 기능과 성능을 제공하도록 구성된 Z 시리즈 칩셋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이들 칩셋들간의 주요 차이는 플랫폼 특성을 위한 각종 옵션 기능과 제공되는 USB 포트 수 정도다.

B85 칩셋인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제공하며, 6개의 SATA 3 포트와 4개의 USB 3.0 포트, 12개의 USB 2.0 포트, 1개의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HD 오디오 인터페이스 정도를 제공하고, 플랫폼 차원에서 '스몰 비즈니스 어드밴티지(Small Business Advantage)', 'IPT(Identity Protection Technology)', 도난 방지를 위한 Anti-Theft 기술을 제공한다. 또한 스토리지에서는 AHCI는 지원하지만 RAID 지원이 빠져 있다.

Q85 칩셋은 B85 칩셋과 비교해 14개의 USB 2.0 포트를 지원한다는 것과 관리 측면에서 ME에  액티브 매니지먼트 기술 9.0, 표준 관리(Standard Manageability) 가 추가되어 있다. Q87은 Q85의 기능에서 USB 3.0 지원이 6개로 늘어나고, 스토리지에 RAID와 스마트 리스폰스 기술의 지원이 추가되어 있다. H87은 B85와 비교할 때 스토리지의 RAID 기능과 USB 3.0 6포트 지원에 차이가 있으며, Z77은 도난 방지 등의 기능이 빠지고 PCIe 분할 기능과 익스트림 튜닝 기능이 추가되어 멀티 디스플레이 어댑터 구성이나 오버클록킹을 지원한다.

■ 레퍼런스의 상징성에 가미된 상품성

▲ 이것이 인텔이 선보이는 익스트림 레벨의 레퍼런스 디자인.

새로운 프로세서, 칩셋과 함께 선보이는 인텔 브랜드의 메인보드는 인텔이 추구하고자 하는 플랫폼의 방향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레퍼런스' 적인 존재다. 덕분에 지금까지 인텔의 메인보드들은 될 수 있으면 칩셋이 가진 기본 기능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플랫폼의 안정성 측면을 강조하는 제품 디자인을 이어온 바 있다.

하지만 여기서도 어느 정도의 예외가 용인되는 제품군이 '익스트림' 제품군이다. 최근 인텔의 익스트림 메인보드 제품군은 플랫폼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레퍼런스'의 의미와 함께, 다양한 부가 기능들을 통해 서드파티 메인보드들과 비교할 때도 경쟁력 있는 '상품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물론 이렇게 추가되는 부가 기능도 플랫폼이 가지는 방향성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수준이지만, 종종 아주 의외의 기능들이 추가되어 있기도 하다.

인텔 DZ87KLT-75K 메인보드의 기능 구성은 여타 서드파티의 익스트림 급 메인보드들과 비교해 손색 없는 수준을 갖추고 있으며, 외부 컨트롤러 칩셋 등의 이용에서는 칩셋의 기능을 벗어났지만 이들을 모두 포함해서 레퍼런스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다. 또한 여타 데스크톱 PC용 익스트림 급 메인보드에선 쉽사리 찾아보기 힘든, 아주 의외의 기능들은 향후 인텔의 플랫폼 전략을 생각하게 하는 부분도 있다.

▲ 총 8페이즈 구성의 디지털 전원부를 갖췄다.

DZ87KLT-75K는 새로운 소켓인 LGA 1150 기반의 4세대 코어 프로세서 제품군을 지원하며, 총 8페이즈 정도의 디지털 전원부를 기본으로 해 소켓 주위에서는 잘 정돈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이미 많은 서드파티 메인보드들에도 디지털 전원부가 많이 사용되었고, 이전 세대의 익스트림 급 인텔 메인보드 역시 디지털 전원부를 채택했던 바 있다. 또한 내구성 측면에서, 이 메인보드에서는 솔리드 캐패시터만을 이용하고 있다.

전원부 주위에는 독특한 형상의 패시브형 방열판과 특유의 스컬트레일 로고가 새겨져 있으며, 방열판의 고정 상태 역시 튼튼하다. 또한 소켓 주위에는 이전 세대에도 있던, 현재 전원부 사용 상태를 시각화하는 LED가 있어 현재 동작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LED의 수는 페이즈 수에 맞춘 총 8개로, 프로세서의 전력 사용 상황에 따라 동적으로 페이즈 사용이 변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일반적으로 박스 형태의 프로세서를 구매할 경우에는 프로세서 박스 패키지에 기본 쿨러가 포함되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쿨러의 규격도 꽤나 민감한 상황이 된다. 4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LGA 1150 소켓 기반 플랫폼에서는 다행히 이런 걱정을 한시름 덜 수 있게 되었는데, 기존의 LGA 1155에 사용하던 쿨러와 홀 규격이 일치해, 쿨러 정도는 호환성 걱정 없이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 LGA 1155 소켓용 프로세서의 번들 쿨러를 장착해 동작시키는 데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 PCIe 슬롯 구성은 SLI, 크로스파이어 구성이 가능하다.

메모리는 듀얼 채널 구성으로 총 4개의 소켓이 마련되어 있으며, DDR3-1600 규격을 정규 지원한다. 그리고 XMP 지원 모듈이나 오버클록킹 등을 통해 DDR3-2400 이상의 메모리를 지원하기도 하며, 이 부분에서 4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Z87 칩셋이 지원하는 설정상 한계치는 이전 플랫폼 대비 조금 완화되었다. 하지만 이것이 더 높은 성공 가능성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며, 예전과 마찬가지로 1.65V 이상의 메모리 전압 등에 대한 주의는 그대로 이어진다.

DZ87KLT-75K의 확장 슬롯은 PCIe x16 3개, x1 3개, 그리고 PCI 슬롯 하나가 지원된다. 그리고 이 중 PCIe x16 2개는 프로세서의 PCI 익스프레스 컨트롤러에 연결되며, PCI 익스프레스 3.0 규격과 엔비디아 SLI, AMD 크로스파이어 기술을 지원하고 슬롯 구성에 따라 슬롯의 배속이 바뀌게 된다. 둘 중 하나를 이용하면 x16, 둘 다 이용하면 x8로 바뀌는 형태다. 세 번째 PCIe x16 슬롯은 실제로 x4 슬롯이며, PCH 에 연결되는 PCIe 2.0 규격이다.

PCIe x1 슬롯은 Z87 PCH를 통해 지원되는 것으로, PCI 익스프레스 2.0 규격을 지원한다. 또한 PCI 슬롯은 PCH에서 지원되는 PCIe 인터페이스에 별도의 브릿지 칩을 장착해 지원하는 형태다. PCI 지원의 경우 최근에는 큰 의미가 없지만, 아직 PCI 장치를 가진 사용자들에게는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이다. 물론 슬롯 위치가 두 번째 PCIe x16 슬롯 바로 옆이라, 슬롯 두 개를 점유하는 그래픽카드 등을 이용한다면 어쩔 수 없이 이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 스토리지는 이제 모든 포트가 SATA 6Gbps를 지원한다.

▲ 마지막 한 개의 스토리지 컨트롤러는 mSATA에 숨어 있다.

스토리지 지원에서는, 크게 세 가지 칩이 이용되는 흥미로운 구성을 가지고 있다. 먼저, Z87 PCH에서 지원되는 6개의 SATA 포트는 파란 색 포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AHCI와 RAID 0,1,5,10 등을 지원한다. 이전 세대의 7시리즈 칩셋이 최대 2개의 SATA3 포트를 자체 지원했던 데 반해, 8 시리즈 칩셋은 모든 포트에 SATA3를 지원하도록 개선되었다. 또한 스마트 리스폰스 기술을 통해, SSD를 스토리지 캐시로 써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두 개의 회색 포트에는 마벨의 88SE9172 컨트롤러가 PCH의 PCIe x1 링크를 이용해 연결되어 있다. 물론 이 컨트롤러의 경우 SATA3의 대역폭보다 외부 연결 대역폭이 다소 작은 덕분에 고성능 SSD를 연결하는 경우 최대 성능이 떨어지는 단점은 있다. 하지만 하드 디스크를 연결하는 등의 용도로는 아직도 충분하며, AHCI 등도 지원하는 덕분에 SSD의 활용도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

마지막 스토리지 지원 칩은 아주 의외의 곳에 숨겨져 있다. 바로 미니 PCIe, mSATA 지원에 ASmedia의 ASM1061이 이용되고 있는데, 이는 mSATA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그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데스크톱 PC에서 mSATA 포트는 사실 지원에 큰 의미가 없어 보이지만, 이 mSATA의 존재는 인텔의 NUC 플랫폼 등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차후 PC의 스토리지 인터페이스가 더 고속화될 경우 SATA 대신 mSATA 등처럼 PCIe에 직결될 수도 있다는 소식은, 이 mSATA 인터페이스가 단순한 장식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 기능 측면에서 보면, 인텔 메인보드 중 '역대급'으로 손 꼽을 만 하다.

▲ 가장 이채로운 변화는 HDMI의 지원 해상도 변화와 썬더볼트 인터페이스의 존재

백패널에서 살펴볼 수 있는 기능성도 의외의 모습에 놀랄 부분이 있다. 후면에서는 6개의 USB 3.0 포트와 2개의 USB 2.0 포트, 2개의 기가비트 이더넷 포트, 1개의 IEEE1394 포트와 7.1 채널과 디지털 출력을 기본 지원하는 사운드 포트, 그리고 HDMI 포트와 썬더볼트 포트가 내장되어 있다. 그리고 레거시 인터페이스로 PS/2 키보드, 마우스 겸용 포트도 자리잡고 있어, 일부 유저들을 위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으로는, 후면에 USB 3.0 포트가 6개 제공되는데, 메인보드 상에 USB 3.0 전면 포트를 위한 헤더가 또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후면의 USB 3.0 포트가 모두 허브 구성을 가지고 있어 가능한데, 하나의 USB 3.0 호스트 포트 연결에 허브를 내장해 세 개 포트로 나누어 제공하는 형태로, 실제 칩셋에서는 세 개 정도의 포트를 이용한 구성이다. 또한 후면 USB 2.0 포트는 모두 모바일 디바이스 등의 충전이 가능하며, 이 기능은 메인보드 바이오스에서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이 메인보드의 특별한 점이라면 별도 칩셋을 이용해 썬더볼트 인터페이스를 탑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썬더볼트 인터페이스는 PCIe x4 링크와 디스플레이포트 신호를 하나의 케이블로 전송할 수 있으며, 최대 6개 디바이스까지 데이지 체인 형태로 연결할 수 있다. 지금까지 PC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썬더볼트 인터페이스를 익스트림 급 메인보드에 탑재한 것은, 고급 사용자들에게는 또 다른 유연한 활용법을 제공하고, 전반적인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4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8 시리즈 칩셋에 들어오면서 디스플레이 출력도 달라졌다. 이전까지 디스플레이 출력은 모두 FDI를 통해 PCH에서 출력되었는데, 4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경우 디지털 출력은 프로세서에서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디지털 출력에서의 해상도 제약이 다소 완화되었으며, 이제 디스플레이포트를 이용하지 않고도 HDMI 1.4a에서 오디오 지원을 포함, 2560*1600 60hz의 출력이나 4k 디스플레이의 연결이 가능해졌다.

■ 익스트림 급 사용자를 위한 잘 정돈된 환경

인텔 브랜드의 메인보드가 주는 이미지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안정성'이고, 이는 고급 유저들에게는 '지루함'으로 다가오는 면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인텔의 메인보드 라인업 중 익스트림 라인업은 이 지루함과는 거리가 먼 라인업으로, 여느 메인보드 이상의 다양한 세부 설정이 가능하고, 이런 설정 능력은 종종 대단히 다루기 까다로운 모습으로 다가오기까지 한다.

인텔 DZ87KLT-75K는 프로세서와 플랫폼의 한계를 보고자 하는 고급 사용자에게 있어 다양한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기본적인 하드웨어 구성 측면이나 다양한 설정 가능 옵션이 준비되어 있는 바이오스, 그리고 설정에 실패했을 경우 되돌릴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적인 장치들이나 문제 해결을 위한 하드웨어 디버거 등 여느 고급 메인보드에 뒤지지 않는 다양한 옵션을 탑재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도모한다.

UEFI 시대를 맞아 선보인 인텔의 Visual BIOS는 좀 더 깔끔하고 직관적인 모습으로 정돈되었으며, 손쉬운 오버클록킹을 위한 사전 정의된 프리셋, 검색 기능이나 즐겨찾기 기능 등을 통해 원하는 기능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기능 등으로 편의성을 제공한다. 또한 윈도우 환경에서 '익스트림 튜닝 유틸리티'를 이용해,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바로 원하는 결과를 얻어 낼 수도 있다.

▲ 이런 게 있으면 나름대로 경우의 수를 한정하는 데 도움된다.

인텔 DZ87KLT-75K 메인보드에서는 고급 유저들을 위한 다양한 배려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먼저 강력한 쿨링 시스템을 위해, 팬 컨트롤이 지원되는 쿨링 팬 헤더 유닛이 프로세서용을 제외하고도 다섯 개가 지원되며, 프로세서와 칩셋의 온도를 실리콘 다이에 내장된 유닛에서 인식하고 자동적으로 팬 컨트롤 기능을 수행하거나 사용자 정의가 가능하다. 바이오스 셋업이나 튜닝 유틸리티를 이용하면, 별도의 팬 컨트롤러가 필요없을 정도다.

시스템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디버그 LED 디스플레이도 두 개를 장착, 더 상세한 시스템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오버클록킹 실패시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에 대해 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어, 경우의 수를 빠르게 줄여 가는 데도 도움을 준다. 극한 상황의 테스트 등 케이스 없이 진행하는 테스트에서, 전원을 켜고 끄는 데 번거로움을 줄여 주는 온보드 전원, 리셋 버튼의 존재도 고급 사용자들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메인보드에서 오버클록킹에 실패했을 경우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 정도다. 먼저 점퍼를 이용하는 바이오스 클리어, 혹은 바이오스 상에서 소프트웨어로 구현되는 워치독 기능을 통해, 일정 횟수 이상 부팅에 실패하는 경우 설정값을 리셋해 시스템을 보호한다. 이 외에도 백패널에 하드웨어 버튼 형태로 마련된 'Back to Bios' 버튼은 안정적인 설정값을 강제로 적용, 시스템을 바이오스 화면까지 진입시킬 수 있도록 해 설정을 변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초기 화면의 오버클록킹 어시스턴스를 쓰면 쉽게 오버클록킹을 해볼 수 있다.

▲ 변경된 프로세서 구조를 시각화에 이용해, 설정값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 RAID 컨트롤러라도 따로 가지고 있으면 큰 도움될 ‘Add-in Config’

UEFI 기반의 인텔 비주얼 바이오스는 대부분의 설정을 마우스로 모두 할 수 있도록 GUI 환경을 제공하며, 이전 세대와 비교할 때도 달라진 플랫폼의 성격을 잘 반영해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다. 각종 설정에 대한 접근성도 훌륭하며, 설정할 부분의 키워드를 알고 있다면 검색 기능을 통해 더 빨리 설정에 접근하고 수정해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 메인보드에서 가장 간편한 오버클록킹 방법은 초기 화면의 오버클록킹 어시스턴스 메뉴에서 슬라이드를 움직여 목표하고자 하는 클럭에 맞추는 것이다. 이 슬라이드를 움직임으로써 각 클럭별로 사전 설정된 클럭 설정값과 전압을 적용해 쉽게 오버클록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형태로 오버클록킹이 가능한 부분은 프로세서, 메모리, 그래픽 코어가 있다.

물론 모든 것을 직접 설정하고 싶은 경우 퍼포먼스 메뉴를 불러내 설정을 시작하면 된다. 그리고 이 메인보드의 특징으로는 오버클록킹을 위한 메뉴들의 위치를 프로세서 아키텍처에 맞추어 훌륭하게 시각화했다는 것인데, 클록과 전압의 관계에서 예전의 리스트식 설정에 비해 대단히 직관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또한 프로세서 오버클록킹에서 인텔 메인보드 특유의 자세한 터보 부스트 설정 오버라이드를 통해, 오버클록킹과 에너지 효율 모두를 잡을 수도 있다.

또한 흥미로운 부분으로 디바이스 메뉴의 'Add-in Config'이 있다. 이 부분은 별도의 설정 가능한 펌웨어를 가진 확장 장치들의 펌웨어로 접근할 수 있는 설정 메뉴로, 흔히 서버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 메뉴를 통해 메인보드의 바이오스 안에서 확장 장치의 펌웨어로 직접 접근이 가능한 편리함을 제공받을 수 있으며, 메인보드 기본 장치 안에서는 내장된 이더넷 컨트롤러가 여기에 배정되어 있다.

▲ 바이오스에서 하던 대부분의 오버클록킹 설정이 더 편리하게 가능

▲ 설정과 스트레스 테스트, 모니터링을 함께 할 수 있다.

메인보드 바이오스에서도 각종 오버클록킹 관련 기능들을 직관적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이를 더 편리하고 직관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바로 인텔의 '익스트림 튜닝 유틸리티'를 이용하는 것인데, 인텔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이 유틸리티는 하드웨어 모니터링과 오버클록킹을 위한 자세한 튜닝, 그리고 안정성 테스트를 위한 툴셋까지 갖추고 있어 오버클록킹에서의 반복 작업을 상당 부분 단순화시킨다.

익스트림 튜닝 유틸리티의 시스템 모니터링 도구는 프로세서와 내장 그래픽 코어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준다. 특히 단순히 프로세서의 클럭과 온도 정도만 표시하는 게 아니라, 프로세서와 그래픽 코어의 동작 속도와 활성된 코어 수, 점유율, 온도와 쓰로틀링 정보 등을 모두 보여 주기 때문에, 효율적인 오버클록킹을 위한 설정의 근거 자료로도 이용할 수 있다.

이 유틸리티의 스트레스 테스트 툴은 현재 설정값에서 정상 동작과 온도 등을 확인하는 데 가장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도구다. 부하를 가할 수 있는 부분은 프로세서, 메모리, 그래픽 코어 부분인데 중복 선택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메모리 부하의 경우 프로세서에도 동시에 최대 부하가 걸리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오버클록킹 후 가장 간편한 테스트 툴로 활용할 수도 있다. 오버클록킹에 있어, 하나의 툴에서 설정과 테스트, 모니터링을 한 번에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툴의 가장 큰 장점이다.

■ 익스트림 급 메인보드에서의 '레퍼런스' 제시

인텔 DZ87KLT-75K 는 인텔이 제시하는, 현재 시중에 있는 여느 익스트림 급의 서드파티 메인보드보다 더욱 '익스트림' 한 면모를 갖추고 있는 메인보드다. 인텔 브랜드의 메인보드가 가지는, 새로운 플랫폼에서의 '레퍼런스' 라는 의미는 최근의 인텔 익스트림 시리즈 메인보드에 있어 다소 독특한 모습으로 재해석되고 있는데, 이 메인보드도 새로운 플랫폼의 기능성과 함께 외부 컨트롤러들을 접목해 시장에서 요구하는 각종 기능들을 포함해 상품성 측면의 경쟁력도 확보했다.

하지만 이 메인보드는 여전히 익스트림 급 메인보드에서 분명한 '레퍼런스'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실 비슷한 클래스의 메인보드들을 살펴 보면, 외부 컨트롤러 등의 이용에서 대부분 같은 칩셋을 비슷한 형태로 구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추세이기도 하다. 이는 나름대로 인텔 브랜드의 메인보드가 익스트림 급 사용자들에 제안하는 플랫폼의 기본 디자인을 제시하는 '레퍼런스' 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8 시리즈 칩셋에 내장되어 있지 않지만, 이 메인보드에서 찾아볼 수 있는 기능 중 미니 PCIe와 mSATA 지원, 그리고 썬더볼트 인터페이스의 지원은 인텔이 익스트림 급 사용자들에 대해 어떤 식으로 접근하려 하는지에 대한 관점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들 인터페이스가 이 시점에, 데스크톱 보드에서 등장했다는 것은 이 메인보드가 가진 '레퍼런스'의 의미를 인텔이 잊지 않았고, 오히려 이 시장에서 이들 기능을 강조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 인텔 DZ87KLT-75K 메인보드 제품 주요사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