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반까지는 기억한다. 분명히 글을 쓰고 있었던거 뭘 하고는 있었다. 아쉬운 마음에 레버쿠젠 홈피를 들락 날락...
이른 아침의 새소리와 함께 새벽 공기를 함 껏 마시지만 떠나버린 나의 영혼은 아직 내 육신을 찾아오지 못한 듯 멍하기만 하다.
애기용 침대 속에서는 3째아들과 나의 한양길을 같이하는 가방넘이 잠들고 있다. 부랴 부랴 나의 간지 나이키가방에 일하다 만 노트북을 때려 넣는다.
노트북 전용가방이 아니다 보니 가방속 PS-401이 내뿜는 불만이 가득하다. 달그락 달그락~ 난 이넘의 투덜을 무려 2시간 40분의 출근시간 내내 들어야만 한다. 이제는 마음의 귀를 닫아버렸지만... (총 출근 시간 약 : 2시간 40분, 출근 거리 약 : 130km)
집사람이 운전하는 자가용속에서 다가오는 원주역(가끔 원주 고속터미널)을 설레는 마음으로 고대하며 열심히 악셀질을 시작한다. 약 20분이 지나면 나는 이름 모를 아가씨와 한 좌석을 같이함을 상상해 본다.
원주역에서 청량리로 가는 기차는 무려 1시간 10분이라는 자유시간을 보장한다. 창가에는 온 갖 멋쟁이 풍경이 가득하니 아이관광이요, 늘 한 가한 좌석은 간지 폼으로 노트북질을 허락한다.
놀면 뭐하는가? 기차 탑승과 함께 나의 비서 PS-401을 소환 후에 삼성 갤럭시S3와 영혼의 합체를 시도한다. 그래야 외계 전파를 받을 수 있을테니까... 원주가 낯선 분들이야 멋있을 풍광이 나에게는 이미 파괴될때로 되어가는 원주시의 상처일뿐이니 애써 외면을 할 뿐이다.
넉넉한 1시간 10분의 자유... 네이버님께서 주신 미션 100일의 일상 생활 올리기를 시도한다. "역시 LTE로 바꾸길 잘했어"라는 만족감이 가장 와닫는 시간이다. 수 많은 사진이 휙 휙 업로드 되어간다~
그러나 XXX 같은 KT의 LTE는 10분을 넘기기 힘들다... KT 이넘들은 악동뮤지션 아이들의 순수한 영혼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을뿐 망 증설에는 관심도 없는 것 같다. 10분을 넘기기 힘든 망때문에 미리저장은 필 수다.
옆에서 여유롭게 웹서핑을 하시는 '너를 더해줘' 로고가 왠지 부럽다...
어느덧 80%가 남은 배터리 양을 보니 1시간 10분의 여행이 끝나감을 알 수 있다. 노트북은 다시 영혼의 친구 나이키의 품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안그럼 마녀의 마법은 풀리고 기차는 호박으로 돌아갈테니 말이다. 그럼 내 옆의 아저씨는 쥐???
청량리역은 2년동안 나에게 가장 많은 적립을 받아가시는 곳이다. 기차와 더불어 전철까지...
고속버스 요금이 (10400원) 에 비해 대단히 저렴하기(6천원)때문에 용서를 해줘야 한다. 기차가 아니면 나의 한 달 출퇴근 비용은 50만원은 우습게 넘어갈테니 말이다.... 그래도 폐지되어버린 적립포인트는 아쉽기만 하다.
사무실에 출근하고 외근을 떠난다. 난 정말 외근이 많다. 그래서 정말 만족스럽다. 답답한 사무실속의 삶이 아닌 다양한 인연과 풍광을 담을 수 있는 이런 직업적 삶이 좋다. 나의 나이키는 다시 투덜거리기 시작한다. 역시 투덜의 신인가?
출근시간이 어느덧 지나가고 있음에도... 다들 어디론가 바삐 움직이고 있다. 정말 많아도 너무나 많다. 이들과의 인연을 어찌 다 정리할 수 있을지...
오늘의 목적지는 선릉의 한 연구소?다. 선릉역에서 내려 한가로운 길을 걸어간다. 그런데 나의 기억의 저편에서 왠지 낯설지 않은 USB 메모리가 도킹을 시도한다. 분명 어디선가 본 듯한 모습이다...
가까이가서 본 이곳은... 한 때 강남인이 되고자 노력했던 나의 전진기지였다.
기억이 아련할 정도의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이렇게 우연한 기회에 다시 보게 될 줄이야... 이래서 사람의 모든 인연은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PS-401 나의 인생에서 중요한 프로젝 하나만 성공시켜주신 인연이 되어주시기를...
정말 거리는 하나도 변한게 없었다. 새록 새록 묻어나는 이곳의 풍광이 이제야 나의 기억과 합치가 된다.
아마도 나에게 끼가 있었다면 싸이보다 유명한 가수가 되지 않았을까? 그때 내 머릿속에 가득했던게 바로 '강남스타일' 이다.
선릉은 오후 4시이전에는 유난히 조용하고 한산한 동네다. 늘 이시간에 이곳을 방문하면... 정말 돌아다니는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다. 촌은 녹색병이지만, 이곳은 회색병이다.
한 뼘의 땅이 원주에선 한 평의 땅일 만큼 금싸라기인 선릉에서도 가끔 이렇게 레트로한 건물 들이 종 종 보인다. 작은 용지에서 최대한 뽑아낼 만큼 뽑아낸 것이겠지만 왠지 촌스런 이 모습이 선릉이라 그런지 멋지다.
난 이 소나무가 정말 가슴이 아프다. 좁디 좁은 공간에서 살아남기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마음 같아서는 우리집 화단에 심어주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난 철창스토리를 쓰게될 것이다.
이런... 시간이 많이 남아버렸다. 젠들한 나는 반드시 5분전에 입성을 하기 때문에 나머지 40분을 때워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돌아다녀도... 커피숍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강남인데 넘 없는 거 아냐? 떠돌다 잃어버리는 10분이 아쉽다.
포트리스 캐릭터를 닮은 경찰차 옆으로 경찰서가 보인다. 들어가서 좀 물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 무렵 맞은편에 작은 커피숍 하나가 보인다. 정말 반가운 마음 뿐이다.
그래도 강남인데 자세를 잡아본다. 나의 노트북 PS-401을 펴고 발표할 내용들을 정리해본다. 그리고 그의 친구 B175도 같이 소환한다. 이 둘은 네크로맨서와 해골의 관계다.
노트북은 전형적인 셀러리맨 스타일을 원하지만, 마우스패드는 좀 화려한 것을 쓴다. 그 이유는 마케터의 특성상 대인 관계가 중요한 직업이다보니, 대화의 끈을 이어가는 용도로서 다양한 것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2와 같은 이슈 그리고 시선을 다른 곳으로 유도할 수 있는 요소들은 상황에따라 활용을 한다.
스틸시리즈의 마우스패드는 가격은 비싸지만 내구성이나 마우스 포인트의 움직임등은 매우 만족스럽다. 또한 스타크래프트와의 진퉁 인연이기 때문에, 싸구려틱한 느낌도 없고 두께도 적당해서 편안한 포인팅이 가능하다.
하루의 일과가 끝나가고, 고속버스를 타고 퇴근을 한다. 나의 퇴근거리는 멀기때문에 식사를 하지 않고 퇴근하는 경우 생각보다 당이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가벼운 현기증과 함께...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의 특징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그냥 버티고 집에 도착해서 식사를 했지만 지금은 프로바이오틱스 생유산균을 먹는다. SBS스페셜에서 방영했던 내용들도 충격적이기도 했지만 달달하고 포도당을 포함을해서 단내가 올라오는 퇴근길에 기분전환용으로 딱이다.
아마도 어린시절 아버지 세대분들이 은단을 드셨던 이유와 비슷한 것일까?
집에 들어와서도 다시 나의 작업은 시작된다. 난 노트북과 핸드폰만 있으면 되는 직업이기에 어쩌면 더욱 업무에 묶여 있는 부분이 많다. 퇴근해도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니 말이다.
이제 8개월이 되어가는 나의 노트북도 자리에 앉아 살펴보니 이젠 삶의 흔적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알루미륨의 아노다이징 스타일들의 장점은 세월의 무게도 멋으로 남지만, 스크래치등이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아 이렇게 잊고 지내는 맛도 있다.
요리조리 구석 구석을 보니 세월의 때는 보이지만 생각보다 크게 낡거나 흠집이 나거나 하지는 않은 것 같다. 플라스틱 부위인 하단도 특별히 코딩이 벗겨지거나 하지 않은거 보면 코팅 처리가 잘되어 있는 것 같다.
아직까지 남자의 허리로 통하는 힌지도 충분히 튼튼하고 외관적 내부적 내구성은 충분한 것 같다. 다만 이제야 손에 익어가는 키감은 나의 보물 32호 맥북에어의 키감이 낯설게 느껴진다. 인간 감각은 정말 적응하기 나름인 것 같다.
노트북을 선택한다는 것은 나의 일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일반 대학생들에게는 성능보다 가격이 중요할 것이고, 셀러리맨에게는 업무의 특성이 중요할 것이다.
IT기기는 절대로 가격과 성능이 한꺼번에 오는 경우가 없다. (물론 삼성같이 거대기업이 닭달리기를 해주시지 않는한) 그러므로 실제 사용한 후의 모습들을 보는 것이 중요한데, 사용 후의 모습들을 보면 이미 IT기기들은 시대의 저편으로 가버리게 된다.
그렇다보니 실제 삶속에서의 사용기가 아니라 대부분 스펙리뷰로 흘러갈 수 밖에 없는 부분들이 현실이긴 하나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어느정도 제품의 퀄리티가 올라온 회사들의 제품은 과거의 이야기도 참조를 하면 흐름은 비슷할 것이다.
" 짬날때 쓰는 노트북 이야기 3편은 다음에~ 난 어제 놓친 무한도전을 보러 가야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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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재밌게 읽었습니다.
근데 전 네 아이의 아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