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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PC판으로 먼저 선보였던 '디아블로 3'는 향수병 아련한 '디아블로 2' 열혈 게이머들에게 참으로 기묘한 감을 선사했던 게임이다. 같은 회사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정도는 아니었다지만, 게임 플레이 중 키보드를 상당히 혹사시켜야 했던 전작에 비해 마우스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던 게 이번 3편의 특징적인 부분. 마우스 버튼 고장날 정도로 클릭하는 건 여전했어도, UI 측면에서는 과거와 꽤 달랐다.
PC 특유의 복잡다난하면서도 디테일한 조작이 절제되었다고 해도 디아블로는 디아블로. 수 많은 게이머들이 전세계에서 PC 하나 붙잡고 하염없이 털면서 별의별 아이템을 쏟아내게 만들고 있었는데, 이제는 PC만이 아닌 콘솔에서도 디아블로의 수난이 시작되게 되었다. PS3와 Xbox360 버전으로 '디아블로 3'가 발매되면서, 콘솔에서도 (디아블로한테는) 헬게이트가 제대로 열린 셈.
그런데 이렇게 콘솔로 나온 '디아블로 3'는 게임이 처음 나왔을 때 '디아블로 2'와 느꼈던 차이에 대해서 금새 해답을 주는 타이틀이었다. 마우스 의존도가 높고 사방팔방으로 지향성을 지닌 스킬들의 존재 자체가 애당초 콘솔을 염두에 둔 기획 때문이었기 때문. PC에서 나름 만랩 찍고 아이템 모으러 다녔을 때의 느낀 이물감들이 왠지 손해본 느낌(?)이면서도, 콘솔에서 나름 색다른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 컨트롤러로 플레이해서 그런지, 원거리보다는 직접타격 쪽이 좀 더 즐기는 맛이 나는 듯.
콘솔 버전에서 만난 '디아블로 3'에서 재발견을 한 캐릭터는 아무래도 직접타격의 아이콘 야만전사. PC에서 할 때에도 이름값하는 타격감과 작렬하는 스킬로 쏠쏠한 재미를 주긴 했었지만, 2편에서처럼 정이 들 정도는 사실 아니었다. 바바리안이 빛나는 카우레벨도 이제는 없어서 더 그런 게 있겠지만, 마우스 버튼만 클릭하기엔 지난 10여년 세월이 다른 게임들을 통해 너무 많은 걸 알게 해준 탓(?).
듀얼쇼크 3 컨트롤러 자체가 진동 기능을 지원하는 덕분도 있겠고, 기본적으로 캐릭터가 전방위적으로 타격을 고루 칠 수 있다는 특징도 있어서 어째 마우스로 할 때 보다 더 잘 되는 듯한 감까지 온다. 물론, 이러한 갓 뷰 타입 게임들이 콘솔에서 제대로 먹히는 걸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그 이상의 보정치랄까, 플레이어를 더 즐겁게 만드는 건 확실히 있다.
게다가 PC 모니터가 아닌, 40인치 이상 Full HD 텔레비전으로 보며 게임을 한다는 점도 무시못할 메리트다. PC 판 보다 화면 내에 인터페이스가 더 간소화되어 나타나는 것도 더해져 꽤나 넓은 필드를 떠도는 느낌이다. 물론, PC 모니터 보다 약간 뒤로 등을 젖히고 하는 감이긴 한데 이 역시 광역으로 필드를 보며 플레이하는데에는 나름의 기여나 특색이 있으니 "콘솔로 디아한다"는 느낌을 들게 하는데 적당하다.
▲ 게임 시스템들은 콘솔 컨트롤러로 다루기 쉽게 어느 정도 다듬어진 형편.
아무래도 PC와 콘솔이라는 플랫폼 차이가 명확히 있어서 같은 게임이어도 플레이하는 느낌 자체는 많이 다르다. 물론 이것도 익숙해지면 여타 액션게임 비슷한 감도 드는 편이니, 나름 인터페이스나 패턴 측면에서 개발사가 연구 좀 많이 했구나 하는 그런 생각도 든다. 다만, 본작 자체가 나온지 꽤 된 형편에 시스템 적으로 변화나 특전 없이 콘솔로 다시 뱅뱅 돌게 만드는 건 다소 아쉬움이 남는 부분.
이 부분과 관련해 타이틀 패키지에도 떡 써 있듯이 '지옥불 투구'를 준다고 써 있긴 한다지만, '디아블로 3'가 엄연히 아이템 농사 짓는 게임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너무 1회성 특전이 아니었나 싶다. 콘솔 플랫폼에 완전히 적응한 '디아블로 3'를 본다는 건 색다른 즐거움이 맞는데, 여기에 금상첨화라 할 수 있는 부분은 다소 부족하다. 게이머들은 본래 더한 자극을 찾으니 특히나 더.
그래도 이번 기회를 통해, 디아블로 브랜드를 접할 수 있는 영역이 꼭 PC가 아니게 되었다는 점은 환영할만 하다. 아이템 찾아 하염없이 루프플레이를 하는 것이 이 게임 특유의 맛이라면, 앉아서 집중해야 되는 PC 보다는 콘솔 쪽이 장기전(?)에 유리한 형편. 그리고 더 큰 화면에서 편안한 자세로 부르르 진동을 맛보며 몬스터 속을 헤집는 재미는 PC에서는 느낄 수 없는 콘솔버전만의 감칠 맛이다.
▲ PC판을 즐기며 들었던 '의문'에 대한 해답이 들어 있다.
청소년이용불가 / 평점 : 8점 (10점 만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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