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광고는 경쟁 브랜드에 대해 공개적으로 도발하는 듯한 형태를 취해 화제성이 높지만 국내에선 거의 하지 않는다. 비교 광고를 해도 자칫 감정 싸움이 되어버리는 일이 많은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이런 점에선 해외 비교 광고가 좋은 사례가 될 수도 있다.
프랑스 내에서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은 맥도날드. 프랑스에 있는 맥도날드의 매장 수는 무려 1,400개에 이른다. 이에 비해 4년 전 프랑스에 되돌아온 경쟁사 버거킹의 매장 수는 45개, 이 중 드라이브 매장은 18개에 불과하다. 승부가 안 될 것처럼 보이지만 버거킹이 프랑스 내에 매장 400개를 보유한 2위 업체인 퀵을 지난해 12월 인수하면서 양사는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한다.
양사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맥도날드가 먼저 광고로 선공을 날렸다. 맥도날드의 광고 대행사인 TBWA 파리(TBWA Paris)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버거킹의 이름을 비꼬는 비교 광고 캠페인을 계획한다. 버거킹이 자랑하는 소셜미디어 캠페인에 뛰어든 것.
맥도날드가 제작한 광고는 시골 도로에서 가장 가까운 버거킹 매장까지 258km라는 먼 길이 남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20m 높이에 이르는 안내 간판을 설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바로 옆에는 맥도날드 매장이 가까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5km 남았다는 작은 간판이 위치하고 있다. 버거킹의 매장 수가 적다는 걸 풍자하는 한편 맥도날드가 친밀한 존재라는 점을 어필한 것이다.
버거킹의 대응도 재미있다. 버거킹은 맥도날드의 도발을 정면으로 받는다. 버거킹 대행사인 버즈맨(Buzzman)이 맡은 광고는 대담하게도 맥도날드 광고의 속편처럼 꾸몄다.
맥도날드 광고에서 나왔던 표지판을 보고 가장 가까운 맥드라이브에 간 부부가 L사이즈 커피를 주문하면서 “갈길이 멀다”고 말한다. 버거킹 햄버거를 먹기 위해 253km가 더 남았다는 것. 버거킹을 먹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 거리도 아깝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부부는 버거킹에 가서 햄버거를 먹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중간에 커피를 공급(?)해준 맥도날드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는다.
맥도날드와 버거킹의 비교 광고전은 소셜미디어를 무대로 인터랙티브하게 확산된다. 프랑스 파리의 자전거 대여 서비스인 벨리브(Vlib)는 맥도날드와 버거킹의 안내 간판과 같은 디자인을 한 이미지를 편집해 이런 비교 광고에 편승한 광고를 소셜미디어에 퍼뜨린다.
맥도날드는 도발적인 광고 캠페인을 하기 전에 버거킹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얼마간 예상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를 무대로 삼는 만큼 스토리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 완벽하게 아는 건 불가능하다. 앞을 알 수 없는 미완의 스토리텔링을 가능하게 하는 소셜미디어만의 파급력은 기존 미디어에는 없던 위력을 발휘한다. 기업이나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 이런 대화형 마케팅 기법에는 창의력과 유연성, 유머까지 다양한 능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인정받는 한편 브랜드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등록안내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