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난파선 안으로 들어가보았다.
이번 포인트는 난파선 다이빙이라는 설명에
난파선 주위만 맴돌다 올것으로 예상했는데,
수중랜턴도 없이, 마음의 준비도 없이,
다이브마스터의 손짓에 이끌려 갑작스럽게
해치 안으로 입장하게 되었다.
해치를 통과하여 캄캄한 뱃속으로 들어가는 순간은
잊을 수 없는, 언제고 또다시 경험하고싶은 신비로운 느낌이다. 마치 영화속 한 장면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캐리비안의 해적의 수중에 가라앉은 해적선을 탐험하는 느낌!
랜턴없이 약간의 빛에 의지하여 선실을 돌아다녔기에
오히려 좁은 공간속에서도 이 덩치큰 배의 웅장함을 느낄수 있었던 것 같다.
텅빈 어둠속으로 들어가
해치와 연돌 틈새로 비치는 햇빛에 의지하며
갑판 아래를 돌아다니다가
좁은 출구를 비집고 간신히 빠져나왔을 때는
여전히 물속임에도 이상한 안도감이 들었다.
다만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벗어날수 없는 슬픔이 잠시동안 덮쳐왔는데,
나도 어쩔 수 없이 해치속에 들어가자 마자
‘세월호’세글자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우현쪽 해치를 통해 선실을 빠져나와
갑판을 가로질러 좌현으로 가면서 배의 크기를
또다시 실감했다
배 밖에서 배 바닥까지의 깊이를 바라보면서
한참을 유영하다가 비로소 선수앞에 섰다
선수또한 어찌나 커대한지
이곳이 선수라는 마스터의 안내가 없었더라면
그 완만한 곡률때문에 알아차리지 못했을수도 있겠다.
선미쪽으로 되돌아가면서는
조타실 옆에 달린 성조기를 펼쳐 사진찍는
시늉도 해보고(고프로를 안가져옴 ㅠㅠ)
갑판에 붙어있던 가리비 하나를 깨트려
조갯살로 버터플라이피쉬들에게 피딩을 하다보니
어느새 압력계는 40bar를 가르키고 있더라.
안전정지 3분 후 출수를 위해 돌아오는 길에는
마스터의 포켓에서 몰래 옥토를 꺼내물었다.
———
난파선 구경은 이번이 두번째입니다.
처음 보았던 난파선은 SATAKUT 전함이었어요
안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보기만 해도 좋았는데
이번에는 예상치 못하게 내부에 들어가보고
그 느낌이 매우 신선하여 글로 남겨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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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아몬드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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