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파인아트 갤러리에서는 오는 2024년 9월 11일 부터 10월 8일 까지 김기석 작가의 개인전 <그 방 안의 사람들>을 개최한다.</p>
나의 그림은 현실의 강박, 우울, 권태 등과 같은 정서의 모호함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는 기쁘거나 슬픈 상황보다 그러한 정서를 어쩌면 더 자주 경험합니다. 하지만 빠져드는 상황이나 표출 방식이 사람들마다 다르기 때문에 기쁨이나 슬픔과 달리 명료하게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무엇인가 욕망하기가 더 쉬워지고, 그 욕망에 대해 좌절, 포기, 도피하는 경우도 더 흔해졌습니다. 욕망이 크든 작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더 자주 욕망하면서 나는 우리가 위와 같은 정서를 더 많이 경험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최근 그림들은 평소에 만들고 있는 짧은 이야기로부터 시작합니다. 서로 무관하게 떠오르는 문장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편집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는 주고받는 대화처럼 읽히면서도 각자의 말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런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공상적 상황에 빠져든다는 설정을 모티브로 하고, 여기에 나의 상상을 덧붙여가며 그림은 진행됩니다. 같은 시공간에서 대화를 시작하지만 각자의 욕구에 따라 서로 무관심해 지거나 다른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나는 이러한 과정에서 느껴지는 어떤 모순과 모호함이 내가 그리고자 하는 정서와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그림은 이 같은 상황을 여러 갈래로 변주하고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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