뽐뿌::잘못된 '공부하는 학생선수 정책' 문체부 직접 칼 빼든다

신유빈. 신화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탁구신동’ 신유빈(18·대한항공)은 2020년 고교 진학을 포기했다.
지난 7월 윔블던테니스 대회 14세부 남자 단식 우승자 조세혁은 중학교를 다니지 않고 있다.
스포츠혁신위원회가 학생선수의 학습권보장을 명분으로 초중고교 학생선수의 학기 중 평일 대회 참가를 사실상 불허한 영향이 컸다.
학생선수는 해당종목 직업선수가 꿈이다.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하거나 실업, 프로선수로 세계무대에 진출하려는 꿈을 꾼다.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것도 의미가 없진 않지만, 학생선수에게는 훈련과 대회참가가 훨씬 중요하다.
낮은 취업률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어른들의 우려보다 학생선수의 꿈이 짓밟히는 게 더 큰 문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학업을 포기하고 학교 밖으로 내몰린 학생선수를 구제할 방법을 찾는다.
대한체육회를 위시한 체육단체에 의견을 구해 학교체육 정상화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갈팡질팡하는 체육정책을 이번 기회로 바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체육계를 중심으로 거세게 일고 있다.
문체부도 ‘현실에 맞게 보완하겠다’고 강조한만큼, 실효성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한국 테니스 유망주 조세혁. 조세혁 가족 제공

문체부는 29일 ‘지난 6월부터 스포츠혁신위 권고 실효성과 부작용을 정밀하게 점검했다.
학생선수의 대회 참가와 관련한 권고가 현실에 맞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고 분석해 보완·개선책을 빠른 시간 안에 내놓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스포츠혁신위는 2019년 6월 학습권 보장을 명분으로 내세워 ▲출석 인정 일수 축소 및 학기 중 주중대회 금지(교육부) ▲학기 중 주중 대회의 주말 대회 전환(문체부) ▲소년체전 개편(문체부·교육부) 등을 권고했다.
시행 첫해인 2020년 초등 20일, 중등 30일, 고등 45일이던 결석 인정 일수를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줄였고, 올해는 초등 0일, 중등 10일, 고등 20일로 제한했다.
주중에는 대회를 개최하지 말라는 뜻인데, 주말에는 각종 체육시설을 생활체육 동호인이 사용하기 때문에 대회 장소 부족 등 부작용이 상당했다.
학생선수를 교실에 가둬두니 학교를 박차고 나와 꿈에 도전하는 선수가 폭증했다.

윤석열 대통령(왼쪽 셋째)이 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초청 대한민국과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의 친선경기에 앞서 손흥민(왼쪽 넷째)에게 체육훈장 청룡장을 수여한 뒤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정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윤석열 대통령, 손흥민, 박지성,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문체부도 ‘주중 대회로 주말로 전환한 종목도 찾아보기 어렵고, 경기장 확보 등 현실적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유빈 김나영(이상 탁구) 조세혁(테니스) 등 10대 꿈나무가 학교 대신 실업이나 유학을 선택하는 게 스포츠혁신위의 권고 영향이라는 게 문체부 설명이다.
지난 6월부터 체육단체 의견을 수렴해 교육부와 협의한 문체부는 학생선수와 학부모, 학교 체육 전문가 등에게서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학교체육 정상화를 위해 짜임새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폐지수순이던 소년체전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세부 운영방식을 현장 의견을 들어 개선하기로 했다.
주중 대회 금지도 교육부와 공동으로 운영 중인 ‘학교체육 정책협의체’에서 들여다볼 계획이다.
문체부 측은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기 어려워 진학을 포기한 신유빈, 조세혁 사례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협력해 학교체육 정책을 정상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zzang@sportsseoul.com

잘못된 '공부하는 학생선수 정책' 문체부 직접 칼 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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