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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구자철이 꼽은 최고의 순간은 런던 동메달 시상식…2014 월드컵 회상에 ‘울컥’[SS현장]





[스포츠서울 | 신문로=정다워 기자] 한국 축구의 ‘레전드’ 구자철(36)이 축구화를 벗고 제2의 축구 인생을 시작한다.

구자철은 지난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이제 제주SK의 유소년 어드바이저가 되어 유망주 육성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소화하게 된다.

구자철은 한국 축구의 레전드다.
2007년 제주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1년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문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해 유럽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독일에서의 행보는 성공적이었다.
2018~2019시즌까지 아우크스부르크, 마인츠05 등에서 분데스리가 통산 211경기에 출전해 28골17도움을 기록했다.
축구대표팀에서도 큰 발자국을 넘겼다.
2008년 A매치 데뷔한 후 통산 76경기 19득점을 기록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동메달 신화의 주역으로 맹활약하기도 했다.

구자철은 1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수년 전부터 은퇴를 생각하며 준비했다.
근육이 버티질 못한다.
무릎, 발목도 마찬가지다.
한국에 들어온 뒤 회복력에 대한 감을 잡지 못하게 됐다.
반복되니 미련 없이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라며 은퇴 배경을 설명했다.

구자철이 꼽은 축구 인생 최고의 순간은 런던올림픽 동메달이다.
당시 구자철은 대표팀 핵심으로 활약하며 최초의 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구자철은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단상에 오르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시상식에서 태극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던 때가 생각난다”라며 “2011년 삿포로 원정에서 패배 후 부끄러웠다.
지면 축구를 그만두겠다는 마음으로 올림픽 경기에 들어갔다.
진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기필코 승리한다는 생각뿐이었다”라고 돌아봤다.

아팠던 순간도 있다.
2014 러시아월드컵이다.
당시 구자철은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지만 결과는 3전 1무2패 조별리그 탈락이었다.

월드컵 이야기에 잠시 울먹인 구자철은 “그땐 내가 너무 어렸다.
월드컵 주장, 대표팀 최연소 주장이라는 타이틀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전혀 자랑스럽지 않다”라면서 “월드컵에 나가는 선수에게는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고 생각한다.
당시엔 그걸 생각하지 못했다.
부족했던 시기다.
월드컵을 통해 덕을 보고 생계를 유지하는 분들에게 죄송했다.
그래서 2014년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라고 회상했다.

친구 기성용, 이청용은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구자철은 “친구들은 아쉽다고, 고생했다고 했다.
고맙다.
훌륭한 선수들이었다.
성실했고 축구를 향한 애정도 컸던 친구들이다.
그 친구들을 통해 나도 마음을 바로잡기도 했다.
친구들에게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 되겠다.
친구들도 곧 은퇴할 텐데 먼저 기다리고 있겠다.
함께해서 영광이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제주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된 구자철은 “급하게 뭔가를 바꿀 생각은 없다.
한국에서 일하는 분들을 향한 존중, 존경심이 있다.
우월하고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유소년 시스템은 더 긍정적으로 변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관심을 갖고 매듭을 지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혜롭게 해보겠다.
유스를 거쳐 1군에 올라가 정착하는 것까지 도움을 주고 싶다”라는 목표를 밝혔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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