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직썰 요약본] 국내외 세탁소 트렌드2

안녕하세요, 뽐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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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세탁소 트렌드

출연진:

이범돈 크린토피아 대표

노승욱 매경이코노미 기자

나건웅 매경이코노미 기자

대한민국 가정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며 예전에는 당연한 ‘집안일’이던 것들이 이제는 하나의 산업으로 분화돼 갑니다. 식사는 가정간편식(HMR)으로 대체되고, 청소도 대행업체가 생겨났습니다. 육아는 어린이집이나 베이비시터에게 맡기고 세탁은 세탁소가 해줍니다. 부부가 가사를 ‘분담’하는 데서 나아가 집 밖의 전문가에게 위임하는 ‘가사의 외주화(outsourcing of housework)’가 메가 트렌드입니다. (옛날에는 이것들을 다 어머니 혼자 해내셨다니.. 대한민국 어머니는 위대합니다!)

집안일을 맡기긴 하지만 꺼림칙한 면도 없지 않습니다. 식사는 집밥이 최고고, 아이를 남에게 맡기는 것도 사실 불안합니다. 청소도 마찬가지. 남이 내 집에 들어온다는 게 괜시리 불편합니다. 편리하긴 하지만 비용 부담, 정서적 거부감,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 간 결속이 약해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원래 가정은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 앉아 함께 식사하며 정서를 재순화하는 공간인데 말이죠. 그래서 ‘식구’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세탁은 다릅니다. 가사의 외주화가 일어나도 부작용이 덜한 분야로 꼽힙니다. 빨래를 내가 하든 남이 해주든 깨끗하기만 하면 되니 마음 찜찜할 일도, 가족 간 결속이 약해질 일도 없습니다. 세탁의 외주화가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사진출처, 창업직썰>

세탁의 외주화 관련 에피소드 하나.

1990년대 초반 크린토피아가 사업을 시작할 때 와이셔츠 세탁을 일반 세탁소 가격(2500원)의 5분의 1인 500원에 해줬는데도 손님이 많지 않았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당시만 해도 ‘남편 와이셔츠는 당연히 주부가 직접 빨고 다려 입히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강했던 것입니다. 크린토피아는 고심 끝에 손님이 맡긴 와이셔츠들을 매장 밖에 걸어놨습니다. 와이셔츠를 세탁소에 맡기는 이들이 이렇게 많음을 직접 보여준 것입니다. 이후 ‘와이셔츠를 세탁소에 맡겨도 되는구나’ 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손님이 급증했다고 합니다.

업계에서 포착되는 최근 국내 세탁 시장 트렌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개인 세탁소에서 프랜차이즈 매장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일본은 이미 전국 세탁소의 80%가 프랜차이즈 매장이라고 합니다. 코인빨래방도 2만개를 돌파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개인 세탁소가 3만여개인데 프랜차이즈 매장은 5000여개로 프랜차이즈화율이 20% 미만입니다. 코인빨래방도 2000개가 채 안 됩니다. 동네 슈퍼가 편의점으로 바뀌듯, 개인 세탁소도 프랜차이즈 매장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입니다.

둘째, 기후 변화로 세탁의 외주화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가령 지난 겨울에는 역대급 한파로 세탁기 동파 사고가 잇따르면서 코인빨래방이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봄에는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베란다에 빨래를 널어놓는 게 찜찜해 건조기가 있는 코인빨래방을 많이 찾았다고 합니다. 단, 최근에는 건조기도 생활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으면서 이런 수요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셋째, 프랜차이즈는 ‘세탁편의점’에서 ‘멀티숍’으로 대세가 바뀌었습니다.

그간 세탁 프랜차이즈 매장은 ‘세탁편의점’ 모델이 대세였습니다. 실제 세탁은 본사가 운영하는 세탁 공장에서 이뤄지고 8평 안팎 매장에선 옷만 보관하는 역할을 했죠.

요즘은 세탁편의점과 코인빨래방을 같이 운영하는 ‘멀티숍’ 출점이 훨씬 많습니다. 크린토피아에 따르면 현재 세탁편의점은 약 2100개, 멀티숍은 약 630개. 올해 신규 출점 예상 점포 270개 중 60%가 넘는 170개가 멀티숍입니다.

특이한 건 ‘멀티숍’ 모델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각광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 중국, 일본, 홍콩 어디를 가봐도 개인 세탁소 또는 코인빨래방이지, 두 모델이 합쳐진 멀티숍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럼 왜 우리나라만 멀티숍이 더 각광받는 걸까요. 여기에는 한국 자영업 시장만의 특수성이 숨어있습니다.

우선 개인 세탁소는 명맥이 거의 끊길 판입니다. 생계형 업종인 세탁소는 3D 업종으로 여겨져 세탁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거의 없습니다. 동네 개인 세탁소를 가보시면 열의 아홉은 주인이 50대 이상일 겁니다.

나머지 대안인 코인빨래방은 임대료가 비싸서 주차 공간이 부족합니다.

일반 세탁소나 세탁편의점은 세탁물당 요금을 받지만, 코인빨래방은 세탁기랑 건조기 이용 건당 요금을 받습니다. 빨래를 최대한 모아놨다 한 번에 왕창 돌리는 게 경제적이죠. 때문에 미국에선 마치 대형마트 가듯, 한동안 모아둔 세탁물을 차에 대량으로 싣고 가서 한 번에 빨래를 돌리는 가정이 많다고 합니다. 워낙 땅이 넓으니 세탁기와 건조기가 50여개 구비된 대형 코인빨래방이 있고 그 옆에는 당연히 주차장도 있습니다. 일본도 시내 곳곳에 유료 주차장이 있어 주차 인프라가 잘돼 있죠.

성격이 불같이 급한 국민성도 코인빨래방에 부정적인 요인입니다.

보통 코인빨래방에서 세탁·건조하려면 최소 1시간 이상 걸립니다. 세탁기 돌려놓고 장보러 갔다오려 해도 중간에 건조기에 다시 넣어줘야 되니까 좀 애매하죠. 그렇다고 매장에서 1시간동안 기다리자니 지루하고.

그래서 미국은 코인빨래방 내부에 커피전문점, 쇼파, PC방, 게임기, 놀이터까지 갖다 놓고 느긋하게 기다리도록 해놨습니다. 우리나라도 요즘 코인빨래방과 커피전문점을 결합한 매장이 생겨나고는 있지만 반응이 신통찮습니다. 커피전문점이 워낙 포화 상태여서 조금만 걸어나가도 있으니 굳이 코인빨래방 안에서 커피를 마실 필요가 없죠.

유인(有人) 매장인 멀티숍은 코인빨래방의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빨래대행’ 서비스를 운영합니다. 고객이 코인빨래방에서 세탁기를 돌리고 나가면 점주가 시간 맞춰 건조기에 옮겨 돌리고 개서 포장까지 해주는 식입니다. 무인락카를 설치해두고 고객이 여기에 넣어둔 빨래를 세탁-건조-포장까지 원스톱으로 해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빨래대행은 빨래 양에 따라 1000~3000원씩 추가 비용을 받아 점주에게도 쏠쏠한 부수입이 됩니다. 크린토피아에 따르면 멀티숍 이용 고객의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40%가 빨래대행 서비스 이용한다고 합니다.

멀티숍에 대한 점주 만족도는 꽤 높은 것 같습니다. 폐점률에 힌트가 있습니다.

크린토피아의 세탁편의점은 매년 100개 안팎씩 폐점이 일어나지만 멀티숍은 지난 9년간 단 8개만 폐점했습니다. 물론 멀티숍 630여개 중 300개 이상이 최근 2년새 출점했으니 폐점 데이터를 평가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습니다만 아직은 괜찮은 수준입니다.

멀티숍 창업도 단점이 있습니다.

세탁편의점과 코인빨래방을 같이 운영하니 공간이 두 배로 필요하고 창업비용도 비싸집니다.기존 세탁편의점은 점포 보증금, 권리금을 다 합쳐도 3000만원 안팎 소자본 창업이 가능했습니다. 멀티숍은 점포 보증금, 권리금을 제외한 순수 창업비용만 서울 기준 최소 1억~1억5000만원이 듭니다. 대부분은 장비(세탁기 3대, 건조기 3대) 구입비입니다. 세탁편의점은 빨래를 본사가 해주는 대신 매출의 60%를 본사가 가져갑니다. 코인빨래방은 장비를 점주가 구입하니 매출의 100%가 점주 몫입니다. 본사는 장비를 판매만 합니다. 때문에 멀티숍이나 코인빨래방을 창업할 때는 세탁기와 건조기의 성능과 내구성, A/S 수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사진출처, 창업직썰>

오늘은 국내외 세탁소 트렌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본 내용은 창업직썰 자영업자를 위한 인터뷰 국내외 세탁소 트렌드편의 요약본이며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청취하실 수 있습니다.

 - 창업직썰 방송으로 직접 듣기: http://www.podbbang.com/ch/15910?e=22621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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