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투자자 썰 #35

  전업투자 당시 아침에 눈 뜨면 간단히 준비하고 난 이후부터 바로 컴퓨터 앞에 앉기 시작하고, 중간중간 잠깐 쉬는 타임을 제외하고는 자기 전까지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있어야만 합니다. 전업투자하면서 한두 종목에만 몰빵하면서 거래한다면 모를까, 하루에도 20~30종목을 수시로 거래해야 한다면 이래저래 챙겨야 할게 많아집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미장이 올랐는지 내렸는지를 제일 먼저 봐야하고, 장 중에는 수시로 코스피지수, 코스닥지수, 환율을 체크하면서 중요한 뉴스들도 틈틈이 봐야 합니다(종목 뉴스는 절대 보지 않았습니다. 잠깐 시황매매를 해본 적이 있는데 역시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격언은 옳다는 것을 몸소 겪었습니다. 데이트레이딩을 기준으로 뉴스 뜨고 난 후 부랴부랴 들어가면 다들 저처럼 우왕좌왕하며 매수하기에 바쁜게 호가창으로 느껴집니다. 그러다 누군가가 대량매물을 던지기 시작하면 또 눈치게임을 하며 던질까 말까 고민하게 하다 장 마감이 다가올수록 스르륵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국 이익은 짧고 손실은 길었습니다. 그 후 종목뉴스는 보지도 않고, 현혹되지도 않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보니 생활반경도 매우 협소해지고 주중 5일간 오로지 집에만 머물러 있어서 나중에는 팍스넷과 네이버카페, 블로그를 들락날락하면서 주식 커뮤니티와 다른 투자자들의 성공담에 몰두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어나갔죠. 그 때 당시 '세븐릿지', '알바트로스 성필규', '미녀53' 님들의 글에 완전 빠져있었습니다. 그 분들이 쓴 글들은 거의 다 찾아서 읽어봤죠. 그런데 '미녀53'님은 모르겠는데, 지금 기억으로 '세븐릿지'님은 깡통 1번, '알바트로스 성필규'님은 깡통 3번이었던 것으로 같습니다. 당대의 그 고수분들도 결국 깡통을 피해갈 수 없었지만, 깡통으로 투자법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성장하는 내용에 제가 완전 몰입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이왕 깡통을 찰테면 멋지게 차자...(ㅜㅜ 이게 말이 쉽지... 얼마 되지도 않는 내 재산이 쭉쭉 날라가는데 정말 그 당시에는 피눈물 나죠. 컴터 몇 대 뿌셔먹을 뻔 했고... 하루에 백만원 잃고 친구랑 당구치러 가서는 만원짜리 게임 이겼다고 씐난다고 우쭐대던 기억... 지금이야 웃으며 이야기하지 당시에는 정말 피눈물범벅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깡통을 세 번 찼는데... 세 영역에서 아주 중요한 것을 배우며 깡통을 찼습니다.

첫번째는 '종목 선정의 실패'로 깡통.

두번째는 '자금 운영의 실패'로 깡통.

세번째는 '심리에서 밀려' 깡통

주식 시장에서 차트 좀 잘 보고 종목 선정을 잘하면 무조건 돈을 벌 수 있을까요? Never~!

종목선정이 좀 되다보면 그 다음 넘어야 할 산이 '자금 운영 방법'이고,

최종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심리'라는 산이었습니다. 제가 겪어본 바로는요.

정말 산너머 산이었습니다.

모든 시간과 역량을 집중하여 하나의 산을 넘으니

다음에는 그보다 더 큰 산이 있고...

그걸 또 죽기살기로 넘으니...

그 뒤에는 다시 또 넘사벽같은 산이 앞에 놓여있더라는거죠.

기계가 아닌 인간이기에 머리로는 알면서도 감정적으로 무너질 수 밖에 없는 한계점까지 가봤습니다.

마치 차디찬 북극에 홀로 남겨진 기분이 이런게 아닐까 할 정도로 말이죠.

남들 다 먹는 돈을 나는 왜 못 먹고 있는 하는 황량한 기분이 온 몸에 엄습하죠.

투비 컨티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