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팅만 하다가 답답해서 글쓰는 맞춤정장 종사자의 팁10

가끔 눈팅하러 오는데 맞춤정장에 대해 정확히 모르시는 분들이 많고 폄하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몇가지 팁을 알려드립니다.

제 소개부터 하자면 친척중에 기성복 정장 매장을 운영해서 제대하고 일을 배우다가

정장의 멋에 빠져서 맞춤정장으로 넘어 오게 된 케이스입니다. 그리고 벌써 5년째 입니다.

맞춤정장할 바에는 기성복 하라는 말들이 있는데

기성복들, 물론 좋습니다. 캠브리지, 마에스트로, 갤럭시, 로가디스 등등

그런데 맞춤정장은 사이즈만 잘 맞아서 하는 게 아닙니다.

어깨만 봐도 사람마다 다 형태가 다르죠. 일자어깨, 처진 어깨, 앞으로 굽은 어깨 등등

이런 어깨의 형태로도 옷을 입었을 때 생기는 주름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처진 어깨는 겨드랑이쪽으로 처진 분량이 쌓이겠죠?

일자 어깨의 특징은 뒷목쪽으로 주름이 잡히는 현상이 있죠.

이런 주름들은 기성복에서는 절대 해결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애초에 옷을 만들 때 작업이 이루어져야 하는 부분이니까요.

이런 체형 보완 작업도 함께 이루어져야 진정한 맞춤정장입니다.

그런데 요새는 맞춤정장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해도 창업이 쉽기 때문에

옷을 맞출 때 사이즈 뿐만 아니라 체형 보완이라는 가장 중요한 점을 맞춰드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한 공장에서 여러 브랜드의 주문을 다 맡아서 옷을 제작하다 보니 날림으로 만드는 경우도 많죠.

그러다보니 형편없는 옷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개인업체들은 사후 처리도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검증된 곳이 아니라면 굳이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면 일단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 프랜차이즈 맞춤 업체인데

프랜차이즈 맞춤 업체도 직접 제작소를 운영하는 곳이 있고 개인 업체처럼 하청공장에 맡기는 곳이 있습니다.

직접 제작소를 운영한다면 옷의 퀄리티가 브랜드의 이미지랑 바로 연관이 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옷에 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하청공장에 맡긴다면 한 공장에서 여러 브랜드의 옷을 제작하니 옷의 상태는 다 같고 라벨만 마지막에 다르게 부착하겠죠.

대부분 직영제작소가 있다고 소개를 하겠지만 그 부분은 노코멘트하겠습니다.

소셜커머스로도 구매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맞춤정장의 퀄리티를 생각한다면 맞춤정장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상담받고 비교해보고 결정하길 바랍니다.

40만원 밑으로 판매하는 것은 울이 하나도 없는 TR 원단이거나 정체불명의 쓰레기 원단일 가능성이 큽니다.

맞춤정장은 가격이 어느정도는 비슷비슷합니다.

제일모직의 8:2 혼방인 제니스 원단으로 진행할 경우 보통 4~50만원대에서 이루어지는데

가격이 터무니 없이 낮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고려해보시길 바랍니다.

자기들이 마진 적게보고 판다는 건 개소리입니다.

맞춤정장이 무슨 박리다매도 아니고 몇천벌 파는 것도 아닌데 마진을 적게 남길 수가 없죠.

가격이 낮다면 그만큼 옷의 단가가 낮다는 것입니다.

같은 원단인데 가격에 차이가 있는 이유는 그 옷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부자재나 만드는 사람의 실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정장 제작에 들어가는 부자재도 가격차이가 어마어마하고

제작하는 사람의 실력에 따라 공임비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부자재와 제작자의 실력으로 옷의 착용감은 하늘과 땅차이입니다.

아 그리고 혼방원단을 수제로 한다는 곳이 있는데

수제로 하실거면 그냥 울 100% 원단부터 하시길 추천합니다.

수제공정 제작자 분들은 몇십년을 이 업계에서 일하신 분들인데

저희가 느끼기에 혼방원단과 모직원단이 제작하는데 무슨 차이가 있겠냐 하시지만

혼방원단은 바느질하기가 까다롭다고 하십니다. 그만큼 뻣뻣하고 수제로 입기에 부적합 하다는 의미죠.

명망있는 맞춤정장 업체 보시면 혼방원단으로 수제 하나요? 절대 안합니다. 다 이유가 있죠.

쓸 계획은 없었는데 글 보다가 좀 말도 안되는 댓글들이 많아서

갑자기 쓰게 되었습니다.

두서없이 써서 읽기에 정신없을 것 같지만 맞춤정장에 대해 어느정도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질문해 주시면 제가 아는 선에서는 성심껏 답변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