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 거제 (- 통영?) 2박 3일 다녀왔습니다.4

혹자는 가족끼리 왜 부산 가냐고 하는데
무더위만 빼면 괜찮았던 거 같네요;

- 첫날 아침 ktx 타고 부산 당도...
부산역에서 옛 개팅녀 마주쳐서 멘붕. (헐....... 시작부터 뒷골이 띵)

서면역 락커에 짐 맡기고 점심식사.
(팁 : 짐 많으신 분들 부산역에 락커 없으면 서둘러서 서면역같은데 가보시거나
해운대쪽 가실 분들은 이마트 중동역점 락커도 활용해 보세요...
성수기에는 웃돈받고 부산역 사무실에서 맡아주기도 하는데 19시 반까지만 맡아줌)

감천문화마을 갔다가 깡통시장, 국제시장, 자갈치시장 갔습니다.
감천... 물없이 가면 천국을 맞이하실 겁니다
겁나 덥고요 골목 함부로 들어갔다가 길 잃고 죽을(?)수도 있어요 ㅋㅋ
꽤 상업화가 됐는데... 그동네 주민들은 사생활도 없고 개인적으로 좀 안타까웠네요. 보조금같은건 좀 받으려나요?
누가 뽐뻐 아니랄까봐 그동네 돌면서 든 생각은 '여기 주민이 택배로 쌀한가마니 시키면 살인나겠다' -_-;;

부산가면 밀면이랑 돼지국밥은 꼭 먹으라고들 하는데 돼지국밥은 안먹었고
밀면은 옛날에 초량밀면에 대한 안좋은 추억이 있어서 안먹으려다가 그래도 한번 더 먹어보자 해서
깡통시장 입구쪽에 가야밀면을 갔는데 대박이었습니다.
(장님이 눈이 떠질 정도는 아니고, 그냥 그 가격대 음식들 뻔한 맛 중에서는 꽤 훌륭했음. 아무리 생각해도 초량은 쉣)
수제만두도 맛있었구요... 네이버 지도에는 서면쪽으로 뜨던데 깡통시장으로 이전했다 하데요..

후식으로는 국제시장에서 팥빙수를 먹으려다가
어떤 아재가 그쪽은 지저분하다고 부평시장쪽으로 가라고 돌려보내서 한참 헤매다가
용호동할매팥빙수라는 데를 갔네요.
들어갔더니 할매가 없길래 -_- 그냥 나오려다가 아지매가 팥 직접 쑤는거 보고 걍 먹었는데 맛있었습니다.
깡통팥 맛은 확실히 아니었구요... 혹시라도 가실 분은 자갈치역 3번출구 신한은행 뒷쪽 골목으로 가심 되겠어요.

저는 패스했는데 깡통시장에서 밤 되면 야시장을 여는 거 같습니다. 멍게에 쏘주 한잔하면 운치있을 듯...

그 다음엔 자갈치시장 좀 둘러보다가 회나 쳐서 갈랬는데
건물 안에 횟집만 모아놓은 신동아수산물종합시장이란 데가 있더군요.
광어 kg당 2만원이라길래 1kg만 달랬더니 아줌마가 계속 5만원어치 사라고 어거지쓰다가 1kg만 사니까
오만상을 쓰면서 작은 광어에 주먹만한 우럭 섞어서 썰어주네요 ㅋㅋ 그냥 광어 1kg짜리 한마리가 더 알찰텐데.
초장이랑 마늘고추도 말 안했으면 안넣어줄 기세였고 상추는 아예 안주네요. 진짜 기분 확 잡침... 2만원어치 사면 손님도 아닌가 ㅋㅋ

원래 계획은 광안리 카페거리 갔다가 해운대 좀 거니는 거였는데 체력이 방전돼서 해운대쪽 숙소에서 회에 쏘주걸치고 뻗음.

- 이틀차... 새벽같이 일어나서 해동용궁사로 출발.
블로그 검색했더니 부산오면 꼭 가봐야 할 명소라고 해서 갔습니다.
절경은 좋은데 아침에 갔는데도 땀국물이 줄줄... 그래도 절경 하나로 충분히 압살하고 남을듯...
숙소로 돌아와서 후딱 씻고 체크아웃하고 점심은 근처 보이는 식당에서 대충 때운 후에
부산역으로 가서 렌터카를 픽업했습니다.
아반떼 lpg였는데... 햐... 3만원 넣고 이틀동안 돌아다녔습니다. 까스차 뽐뿌 제대로 왔었네요.
거제까지 가는 길은 1시간정도 걸리고 길도 잘 나있는데 통행료가 어마무시합니다.
2번 받는데 부산쪽 민자도로가 1300원이고 거가대교 가는길에선 무려 만원 받네요 ㅜㅜ
민자에선 롯데랑 bc카드까지는 받아주던데 거가대교는 현금이랑 하이패스만 된다 하니 참고하시길...

가는길에 거제시내에 대형마트 있길래 주차해놓고 바베큐거리랑 주류 등등 사고...
숙소는 학동몽돌해수욕장 근처 펜션으로 잡았습니다. 주인장께서 매우 친절하시더군요.
숙소에 짐 먼저 풀고 다시 나와서 바람의 언덕이랑 신선대 둘러보고 왔습니다.
바람의 언덕 절경이 끝내주더군요. 마치 제주도 섭지코지를 보는 듯한...
신선대는 너무 밤늦게 갔더니 조명도 없고 해서 그냥 빽해서 돌아왔습니다.

밤에 땀 삐질삐질 흘리며 고기 굽는데 저희 가족 빼곤 다 어린애들... 뻘쭘하니 먹고 퍼질러 잤습니다.

- 마지막날... 또 새벽기상해서 외도로 출발.
뭍에서 외도가는 항구가 몇개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예약할 수 있고 터미널마다 운항시각이 다르니까
일정 맞추어서 미리 인터넷예매 하고 가세요. 구조라/지세포 많이 가는 거 같은데 저는 지세포에서 탔습니다.
코스는 거의 똑같은데 여객선으로 해금강 주변 돌아보고 외도에 떨궈주는 코스입니다.
참고로 기상이 안좋으면 해금강은 못가는 경우도 있다네요.
외도는 모 독지가께서 섬을 통째로 구입해서 해외 열대식물을 하나하나 구해다가 꾸민 섬이라는데...
와 진짜 한여름에는 가지 마세요 ㅋㅋ 죽습니다 죽어요... 그래도 돈은 엄청 들였겠다며 감탄은 했습니다.
한번쯤 가볼만은 합니다... 저는 더워서 욕밖에 안나왔지만 ㅜㅜ

그렇게 뭍으로 돌아오니 점심시간...
서울행 ktx를 늦은 저녁에 예매했는데 그 뒤 일정이 딱히 없어서 시간이 붕 떠버린지라
가까운 통영을 가보기로 급하게 결정.
거제->통영도 1시간정도 소요됩니다. 이순신공원 도착해서 이순신동상 보고 전망대에서 한산도대첩의 현장도 바라보고
바로 눈앞에 보이는데 영화 명량에서 주민들이 뭍에서 바라보면서 응원하는 장면이 픽션이 아니었다고 하면
정말 조마조마 가슴졸이며 응원했을 거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그 다음에는 중앙시장 가보기로 했는데 주차가 만만치 않아서 삼도수군통제영 공용주차장에 파킹했습니다.
주차비가 저렴해서 좋더군요... 근데 가는 도로가 안좋아서 차가 좀 막히더군요 ㅜㅜ

원래는 충무김밥이랑 물회를 먹어보려고 했는데 제끼고
시장 옆에 동피랑벽화마을 이라는 곳이 있어서 한번 둘러봤습니다.
감천문화마을하고 느낌은 비슷한데, 여기는 재개발때문에 헐릴 뻔하다가
대학생들이 그려놓은 벽화가 많아서 명소로 살리자고 해서 살아남았다 하네요..
만화캐릭터같은거 여기저기 그려놨던데 이쯤되니 더위때문에 넋이 80%이상 빠져나가서
그냥 다 집어치고 돌아가고 싶은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근처 마트에서 포카리 페트병 사서 바로 원샷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부산역으로... 2시간정도 소요되었네요. 차 반납하고 서울행 열차로 무사 복귀했습니다.
부산 운전이 빡시다고 해서 좀 걱정했는데 매너안좋은건 잘 모르겠고 다만 직진에서 좌회전차로로 바뀌는 경우가 많아
그것만 조심하면 무리 없을 것 같습니다. 혼잡이 예상되는 해운대쪽이나 작은 도로는 일부러 차끌고 안갔고요...

나름 알차게 다녀온 가족여행이었습니다.
월요일날 출근한 저를 기다리고 있을 업무들을 생각하면 한숨만 나오지만...
그냥 어디 글 쓸만한데가 없어서 주저리 써봤습니다.

한줄요약 : 여름 부산은 죽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