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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포 보면 장롱에서 롤렉스도 나오고 오메가도 나오던데, 저의 고향집 장롱은 아니고 서랍에선 이 분이 나왔습니다.
돌핀! 이 시계는 제가 중학교 때 아버지께서 사주신 것으로 20년도 넘은 돌핀옹입니다.
중학교 때 차다가 잊었었는데, 군복무 당시 전자시계 고장으로 휴가 때 건전지 넣어 전역할 때까지 잘 썼죠.
이 돌핀옹을 차고 씻고, 작업하고, 걸레 빨고, 바닷물에 담그고, 수영하고, 페인트 칠하고, 뚜드려 맞고, 머리 박고 별의 별 짓을 다했는데도 멀쩡했었습니다ㅋ
한번 살펴 볼까요?
나름 다이버 워치의 조건은 갖추었습니다. 200미터 방수에 다이버 특유의 오렌지 컬러, 야광, 다이버 핸즈, 역회전 방지 베젤~ 스크류 용두는 아니네요. 그래도 바닷물 포함 온갖 상황을 잘 견뎌주었으니 내구성은 인정해줍니다. 사이즈가 용두 포함 38미리, 러그는 18미리입니다. 참 앙증맞네요.
모델명은 아무리 구글링을 해도 같은 시계를 찾기 어렵네요. 전자시계 정보는 참 많은데, 이 시계는 당시에도 저만 찼던 것 같습니다. 뒷면도 스크류 방식이 아닌 나사식입니다. 어지간하면 방수는 잘 되나봅니다.
겉을 자세히 보면 페인트 자국도 있고 베젤 상태도 썩 좋지 못합니다. 유리는 아무리 닦아도 뿌옇습니다.
무브를 열어보니 방수링 잘 살아있고, 무브도 배터리 누액없이 깨끗합니다. 'JAPAN SHIHOJIRI' 무브먼트이고 1주얼이네요.
이 돌핀옹을 다시 살려볼까 싶습니다. 새로 건전지도 넣고 밴드도 끼워보고요. 건전지를 넣었을 때 초침이 움직인다면 가슴이 참 벅찰 것 같습니다.
건전지 넣기 전에 베젤의 숫자만 색을 살려보았습니다. 어떻게 했냐구요? 비비탄총 음각 글씨 부분에 색 채우던 거 기억하시나요? ㅋ 당장 색연필이나 크레용은 없어서 흰색 아크릴 물감으로 속을 채워 쓰윽 닦아 주었습니다 ㅋㅋ
비록 롤렉스는 아니지만 찾았을 때 무척 반갑고 기뻤습니다. 이 녀석과 함께한 중학생 시절, 군복무 때가 자연스레 떠올랐고요. 시계의 가치는 금액을 떠나 함께 한 추억으로 인해 더 커진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보잘 것 없는 시계에 주절주절 말이 길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건전지 교체 후기는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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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추억이 있는 시계가 하나도 없어서 아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