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집 인사로 비롯된 갈등.. 조언부탁드려요5

여자이고,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친구들의 사례만 보아서는 커플들마다 상황이 다르고 절차가 달라 어떻게 진행을 해야하는지 감이 안잡히는 것들도 많네요.

또, 주변에 여자밖에 없다보니 남자입장에서 생각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남자분들의 입장을 들어보고 싶어 조언을 구합니다.

일단 상황은

남자 집에서 저를 보고 싶어하셔서 얼마 전 인사를 다녀왔구요. 나이가 있어서 결혼을 빨리 추진하고 싶어 하십니다.

남자쪽 집에서는 저희 집에서도 남자친구를 빨리 보고 싶어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 같은데, 아쉽게도 그런 상황은 아닙니다.

제가 결혼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는 이상은, 저희 집에서는 남자친구를 볼 생각이 별로 없으신 것 같아요.

이전 연애에서는 우연히 지나가다가 마주친 것 외에는 소개시켜 본 적이 한번도 없었구요.

연애에 대해서 집에 거의 말을 하지 않는 편이에요. 만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아는 정도? 별로 꼬치꼬치 물어보시지 않으시구요.

이런저런 얘기를 해봤자 걱정만 많으실 것 같아서 저도 말을 아낍니다.

또 제가 알아서 만나다가, 괜찮은 사람이면 데려오겠지.. 이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남자친구가 부모님을 뵈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을 해서, 저희 어머니께 말씀을 드려봤는데,

사람을 보자는 말씀보다는 그 분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질문을 하시더라구요.

결혼을 생각할만큼 그 사람을 그렇게 좋아하는 거였냐며, 그 사람의 어떤 점이 좋은지, 걱정되는 부분은 없었는지,

다니는 직장의 근무 여건은 어떠한지, 어디서 살 생각을 하는 건지, 부모님 부양도 해야 하는 건지 등등

근데 이런 질문에 대해 말을 할 수록,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는 부분이 생각보다 별로 없었어요.

어머니와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무언가 내가 아는 것도 없이 방어하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고 혼란에 빠졌습니다.

어머니도 그걸 느끼셨는지 결혼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라는 말씀을 반복하셨어요.

그리고 어떤 말을 하다 나온 말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프로포즈부터 받고 인사오라고 그런 말씀도 하셨어요.

이런 말을 그대로 남자친구에게 전하기는 어려워서,

아직은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아 서로에 대해서 좀 더 알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결혼에 대한 이야기도 더 나눠야 하는 것 같다는 말 정도로 이야기를 꺼냈는데,

남자친구는 어머니께서 자신의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서 불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는지 매우 실망한 기색이더라구요.

사람을 먼저 보시려 할 줄 알았는데 다른 부분을 먼저 얘기를 꺼낸다는 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을 했어요.

그렇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 맞긴 해요.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이고, 저도 말 전달을 잘못한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여자 집에 인사를 가는 게, 연애만 할 사이가 아니라 결혼 얘기가 조금씩 나오면서 방문하는 상황이라면,

서로 결혼에 대한 그림은 같이 그리고 공유한 상태에서 어른들을 뵈어야 하는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결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적은 별로 없고, 남자친구가 결혼을 해야한다는 것만 강조해서 자주 말을 합니다.

남자친구의 계획은 저희 부모님을 뵙고 난 후에, 상견례를 하면서 서로의 상황을 보아서 결혼 일정이나 조건 등을 조율해보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프로포즈를 먼저 하지 않는 커플이 많은 것은 저도 알지만, 소개로 만난 사이에 서로 나이도 찬 상태에서 빠른 진행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서로의 상황을 명확히 하고 추진하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 저도 뭐가 맞는지 모르겠고 혼란스럽네요.

지금은 오해를 풀고 사과하기는 했지만, 남자친구에게 상처를 준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고, 솔직히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스러운 부분이 많아요. 제가 너무 답답하게 생각하는 것일까요? 일단 인사부터 하는게 맞는걸까요?

경험있으신 분들의 조언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