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남편과 함께 보려고 올리는 겁니다.
남편은 제가 유난스럽다고 하는데, 뭐 저도 어느정도 동의합니다. 제가 아끼는 그릇들도 시아버지 차례 지내러 시댁식구들이 와서 주방같이 쓸 때도 신경쓰이고 그런 편이라서요.
저도 예민하지만 남편도 무던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예를 들면 외근이 잦은 직업인데 오늘 어디로 출근하는지 행선지를 물어보면 알려주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도 여러번 물어보면 답해주지 않느냐 라고 하지만 전 다른 사람도 아니고 결혼한 사람에게 그정도는 알려줘야하지 않느냐고 하구요. 원래 그런 성격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제가 볼 땐 둘 다 유난스러운 면이 있는 편으로 무던한 성격은 아니라고 생각하는겁니다.
우선, 배경 설명을 하자면
2년 연애 후 3년 헤어졌다가 다시만나 1년반정도 연애 후 결혼한지 1달 되었습니다.
시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시어머니는 홀로 고시원을 운영하시며 고시원 관리실에서 생활하고 계십니다.
남편은 누나가 두명 있는데, 작은 누나는 용인에 살고 아이가 1살, 3살 둘 있는 전업주부입니다.
작은 누나 아이들이 겨울에도 폐렴으로 입원하고 고생이 많았고 2주전쯤 큰누나네서 가족이 모였을 때에도 열이 나고 그랬구요. 이번에도 입원을 했다가 퇴원하였는데 장염이 걸려서 작은누나 혼자 케어하기가 벅차서 시어머니가 고시원이 있는 불광역에서 용인 구석까지 대중교통을 타고 가서 지원을 해주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고시원도 돌봐야하니 며칠씩 왔다갔다 하셨고 물리적으로 힘드신 상황입니다. (어제 들은 내용)
나중에 들은 건 맥시멈 일주일 정도 생각한다고 했구요
어제 남편이 저녁에 제가 퇴근해서 집에갔더니
작은누나네 아이들 상황을 설명하면서, 애들이 건강회복하고 안정될때까지 시어머니 고시원에서 가까운(DMC역) 저희 신혼집에 와서 지냈으면 한다고 괜찮지? 하더라구요.
이미 정해진 것처럼 말하는 것 같아서 저는 불쾌했고,
내 의견을 말하는건 소용없는것 같은데? 라고 했더니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아무튼 기분이 상해서 더 말하지 않았습니다.
남편도 말않길래 그냥 말았죠.
그런데 오늘 아침에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어떻게 할건지 말을 안해주냐고 하길래
그때도 양해를 구하지 않는 태도에 마인드가 의심스러웠고,
다 정해진게 아니라는 말도 믿기 어렵고
사실 주위에서 공공연히 듣던 말들도 걱정이 되고
무엇보다도 저는 제 공간을 침해받고 싶지 않았습니다.
맞벌인데 둘다 출근하고 작은누나와 아이들이 집에 있고 시어머니가 와서 돌봐준다는 건데 안쓰러운건 맞지만, 서로 불편할 것 같았구요.
그래서 난 싫다고 말했습니다.
분명 기분이 상해서 더 철벽치고 말했던 거 같고요.
남편: 난 네가 당연히 오케이할 줄 알았다.
너무 이기적인거 아니냐
난 귀찮아도 주말에 너네집 가는거 응했는데, 넌 왜 싫으면 다 안하겠다고만 하느냐
사상이 안맞아서 같이 못살 것 같다 (이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결혼 준비 때에도, 제가 너무 비용을 많이 쓰는 것 같다며 사상이 안맞는다며 결혼해야하나 싶다고 했었지요)
나: 이미 처음 말하는 태도부터 기분이 상했다. 이런 문제는 당연히 상황설명을 하고 양해를 구해야 맞는거 아니냐
남편: 그럼 내가 어제 그렇게 말한건 표현이 잘못된거거, 정말 정해진건 아니고 말 잘못한건 미안하다. 근데 그거 빼고, 상황만 놓고 보면 오케이냐.
나: 양해를 구해도 내가 고민해봐야하는 사안이라 생각한다. 싫지만 어쩔 수 없으니까 감수하고 오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미 정해진게 아니라고 해도 나한테 물어본다고 했을거고 내가 거절한거라는걸 그들도 알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상황이 이런데 어떻게 그렇게 이기적이냐고 날 이해못하면서, 내가 거절할 수 있긴 한거냐
남편: 네가 오케이라고 해도 오라고 하기 싫다.
그리고 이야기 하다가 마지막에
상대방의 행동에 따라 상대방 가족들에게 내가 어떻게 할지가 정해지는건 아니다. 에 둘다 동의했습니다.
그랬더니 저에게 "그런데 왜 넌 상황만 두고 보면 올 수도 있다면서, 내가 괜찮지? 라고 했다고해서 싫다고 했냐. 말이 다른거 아니냐." 하더라구요
뭐 이런 대화들이 오고갔습니다.
제가 싫다고 생각하는게 무리한건지 궁금해서요
첫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왜 첫단추 운운하며 지레 겁먹느냐고 일어나지 않을 미래의 일을 왜 걱정하냐고만 합니다.
전 배려받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거고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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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르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