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일직선처럼 전해진 것이 아니다.
여러 나라와 지역, 민족들 사이의 복잡한 교류와 상호 영향의 역사로서, 그 과정에서 이루어진 산물이다.
남전불교는 스리랑카·미얀마·태국·캄보디아·라오스 등을 포함한 동남아에 전파된 스리랑카 대사파(大寺派)의 상좌부불교를 일컫는다.
북전불교는 북인도에서 서역을 걸쳐서 동아시아에 전해진 불교와 네팔·티베트를 경유하여 몽고 일대에 전해진 불교를 총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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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강현/소명출판/3만8000원 |
하지만 팔리어와 범어 불전 모두 인도에 근원을 두고 있으므로 엄밀하게 따지면 남전과 북전으로 이분하는 것이 적절한 분류법은 아니다.
책은 동남아 불교사나 상좌부불교에 방점을 찍지 않는다.
남방의 바닷길로 이들 불교가 이동했으며, 오늘날도 최대 불교국가로 남아있는 남방불교의 바닷길에 주목한다.
불교의 바다연대기는 아직 미궁의 세계다.
불교사의 전개와 그 전파의 파장은 바다를 통해 가장 먼 데까지 작용하고 있다.
스리랑카와 동남아 등 바닷길로 전파되었고, 심지어 아프리카 홍해의 항구 베레니카에서 불상이 나왔다.
심지어 명·청대에는 유라시아 극동의 아무르강변과 사할린까지 관음당이 존재했던 비석이 프리모리예 박물관에 전해온다.
이같이 책은 수미일관되게 바다를 통한 불교의 연대기에 주목한다.
저자는 20여년에 걸친 현장조사에 입각해 방대한 분량의 ‘해양실크로드문명사’를 출간하고, 이의 자매편에 해당하는 ‘바다로 간 붓다-세계불교 바다연대기’를 마무리함으로써 인도양과 태평양에 걸쳐 있는 아시아 바닷길을 마감한다.
책은 ‘유럽 이전의 바닷길’로서 아시아문명을 형성시킨 바닷길 네트워크의 원형질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페르낭 브로델이 ‘액체의 역사’를 주창하였듯이, 이 책 또한 문명이 오고 간 액체의 역사를 불교를 매개로 보여주고 있다.
불교의 바닷길은 학계나 종교계 등에서 논의가 본격화할 분야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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